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박광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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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두는 것.

때론 들춰내거나 다시 돌아볼 필요도 없이 그냥 두는 것이 더 바람직할 때가 많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랬다.

애써 증명하기 위해 다시 들춰내어서 진심이 밝혀진 경우도 드물지만, 끝끝내 진심은 온데간데없고 모두에게 상처로 남는 것을허다하게 보아왔다.

그러니 그냥 두는 것.

그것이 맞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랬다.

p.21

내가 손에 든

바람개비가 돌기 위해서는 언덕을 서서 바람을 기다리거나,

혹은 바람이 부는 곳을 찾아가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앞으로 힘차게 달리거나이다.

p.35

코끼리는 코가 아무리 길어도 짐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부모도 자식이 아무리 많아도 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했다.

p.57

어느 드라마에 나온 여배우가 말했다.

"항상 옳지 않아도 돼. 나빠도 돼. 남한테 칭찬받으려고 사는 게 아니니까."

p.67

당신이 옳다면 화낼 필요가 없고,

당신이 틀렸다면 화낼 자격이 없다.

간디의 말이다.

p.173

우리는 미리 알 필요도 없는 것들에 집착하며 살아가지.

살다 보면 알고 싶지 않아도

결국 저절로 알게 되어 있는 것들.

비와 눈을 맞으면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신만 있다면

내일의 날씨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p.203

박광수,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中

+) 이 책은 만화가인 저자가 쓴 에세이집이다. <광수생각>을 읽으며 젊은 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반가운 책이었다. 저자의 단상이 담겨 있어서 부담없이 읽기에 좋다. 인생을 살면서 본인이 깨닫고 느낀 것들을 단상으로 적어둔 것 같다. 그리고 간혹 보이는 그의 만화에 친근감이 들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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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원칙 - 시대를 초월한 가르침, 세종에게 묻다
박영규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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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은 세자가 신분을 불문하고 백성들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 과정에서 세자가 백성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게 했다. 악역을 자처한 태종의 결단과 희생, 배려 덕분에 세종은 깨끗한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았으며, 그 토대 위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마침내 성군이 되었다. 태종은 세종이라는 찬란한 연꽃을 피워낸 깊은 연못이었다.

p.40

세종은 좋은 질문자였다. 그는 폭넓은 독서를 통해 전문지식과 논리적 사고력, 사안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지녔다.

p.83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고 완벽하게 능력을 갖춘 사람도 없습니다. 그들을 뽑아서 적재적소에 잘 배치해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임금이 인사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사람이란 한 가지 허물이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허물을 가지고 책망을 한다면 비록 유능한 사람이라도 당해내지 못합니다.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인사의 원칙입니다. 이 원칙에 따라 인재를 쓰면 탐욕스런 사람과 청렴한 사람 모두를 인재로 골라 쓸 수 있습니다.

- 강희맹, <사숙재집>

p.180

김점은 아뢰기를, "온갖 정사를 전하께서 친히 통찰하시는 것이 당연하옵고 신하에게 맡기시는 것은 부당하옵니다."하니, 허조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진 이를 구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인재를 얻으면 편안해야 하며, 맡겼으면 의심을 말고, 의심이 있으면 맡기지 말아야 합니다. 전하께서 대신을 선택하여 육조의 장을 삼으신 이상, 책임을 지워 성취토록 하실 것이 마땅하며, 몸소 자잘한 일에 관여하여 신하의 할 일까지 하시려고 해서는 아니 됩니다."하였다.

- <세종실록> 1419. 1. 11.

허조의 주장에는 바람직한 군왕의 인재관과 리더십 유형이 잘 제시되어 있다. 실제로 세종은 인재를 그렇게 뽑아 썼으며, 그런 원칙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리더가 무위해야 일을 맡은 사람이 책임감을 가진다."

- <장자>

p.183~185

세종은 17만여 명의 백성을 상대로 대규모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공법 도입에 따른 찬반 의견을 구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세종18년 상정소를 설치하여 세목과 세율을 정하도록 했다. 상정소는 새로운 법전, 법규를 제정하거나 정책,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설치하는 임시기구다.

p.283

임금은 "백성들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글을 몰라 억울하게 소송에서 패하는 백성이 없도록" 배우고 사용하기 쉬운 문자를 만들었다. 훈민정음 서문에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 것은 이런 사정을 두고 한 말이다.

p.295

박영규, <세종의 원칙> 中

+) 이 책은 세종대왕이 얼마나 훌륭한 자질을 지닌 리더였는지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몇 가지 원칙을 기준으로 세종과 관련된 일화를 풀어낸다. 세종은 익히 알려진대로 다방면에서 뛰어난 사람이었다. 도덕, 인문, 음악, 과학, 예술 등등.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좋아하던 그는 왕이 되어서도 신하들을 긴장하게 할 만큼 뛰어난 지식을 갖고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그가 훌륭한 왕이 되도록 밑바탕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인품이 또 한 편의 디딤돌이 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신하의 말에 귀를 귀울이고, 자신의 실수를 깔끔하게 인정하며, 모든 일에서 항상 백성을 우선시하고, 원칙을 지키되 쉽게 흔들리지 않는 줏대를 지키는 것. 기존 왕들에서 볼 수 없었덛 신하를 배려하는 파격적인 행보도 신하들의 존경을 받는 근거가 되었을 것이다.

세종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올곧음으로 왕권을 지킨 사람이다. 이 책은 세종의 그런 면모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더불어 세종이 그리 할 수 있도록 아버지 태종이 감당했던 부분들도 제시하고 있어서 감동적인 부분도 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렵지 않게 역사 현장을 접할 수 있고 리더로서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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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식당 - 상처를 치유하는
이서원 지음 / 가디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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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희노애락,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즐거운 감정들은 모두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정들입니다. 이에 비해 우아함, 근사함 같은 감정들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있으면 살아가는 것이 더 풍요로워지고 멋있어지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자극에는 좋은 감정이 들고, 방해가 되는 자극에는 싫은 감정이 들지요. 좋고 싫은 것이 머리로 올라가면 생각으로 의미가 덧입혀져 덩치가 커지면서 여러 감정으로 내려옵니다. 내려온 감정은 잠시 내 마음속에서 머뭅니다.

감정을 조절하거나 관리하려면 처음 올라오는 것이 무엇인지, 머리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그 결과 어떤 것이 내려와 어떻게 표현되는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p.6~8

두려움은 '위험에 대처하라는 감정'이지 '위험에 무너지라는 감정'이 아닙니다. 그래서 마음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잡아주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잡아주는 부적 같은 한 마디가 '일어나도 괜찮아!'라는 말입니다. 최악을 감수하는 말이지요.

p.52

우울해지는 사람은 열심히 살려던 사람입니다. 잘하려고 애쓰던 사람이지요. 그래서 우울은 성실하고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경험합니다. 그러니 내가 무슨 잘못이 있거나 어디가 잘못되어서 우울해지는 게 아니랍니다. 내가 더 잘하려다 생긴 게 우울이라는 걸 알아차리시면 내가 나에게 조금의 위로를 줄 수 있습니다.

우울하다는 것은 내 속에 움직일 에너지가 점점 적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흐린 날은 흐린 날에 맞추어 살고, 맑은 날은 맑은 날에 맞추어 살면 한평생이 흘러갑니다. 지금 이대로의 나도 괜찮다고 생각하세요. 정말 괜찮거든요.

p.94~96

우울은 나에게 그리고 세상에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생기는 병입니다. 나에게 적당히 하고 세상에 대충하려고 하면 우울이 좀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울할 때도 '대충 살자.', '대충 살아도 된다.'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우울이 깨끗하게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너무 철저한 마음입니다. 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도 너무 완벽한 마음입니다.

p.104

내가 미워하는 그 사람을 모든 사람이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움의 이유가 그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음을 기억하면 그렇게 밉던 사람이 조금 달리 보일 수 있습니다.

p.112

감정을 지켜보는 일을 하다 보면 우리에게 생기는 것이 일가견입니다. '아하! 이런 욕구로 이런 감정이 올라오는구나!', '아하! 감정은 이런 행동으로 표현되는구나!', '아하! 감정이 이렇게 사라지는구나!'

온전히 일어나고 움직이다가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켜보는 연습입니다. 이렇게 지켜보는 연습이 일상이 된 사람은 감정이 생길 때 이것이 실체가 없는 줄 압니다.

욕구는 감정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합니다. 이 욕구만 충족되면 감정은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욕구는 또한 메신저이기도 합니다. 이런 걸 채워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지요.

p.202~203

이서원, <감정식당> 中

+) 저자는 상처받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을 상담하며 분노 조절, 관리 등의 일을 조언해주는 상담가이다. 이 책에서는 열 가지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을 찾고, 그때의 관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발상의 전환이 되는 조언도 있고, 그간 들어왔던 조언도 있다. 각각의 감정에 먼저 일어나는 욕구부터 설명하고, 그 감정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본다.

'감정식당'이라는 제목처럼 저자는 우리에게 발생하는 감정들은 우리가 살면서 필요한 것들이고 도움이 되는 것들이니 잘 요리해보자고 제안한다. 없어져야 할 감정은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웠고, 어떤 감정이든 우리 자신을 위해 필요한 감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그 감정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말고 저자의 말처럼 들여다보고 알아차리는 연습을 통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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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브라더스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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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무슨 원리니, 무얼 바꾸니, 무얼 믿느니 하는 법칙과 기술로 가득한 자기 개발서다. 자기 개발서를 읽는 건 자기를 주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냥 읽고 있으면 면죄부가 생기는 느낌. 자본주의 사회의 성경이 바로 이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자기 개발서대로 살진 않는다. 그건 성경 말씀대로 살진 않지만 천국에 간다고 믿으며 성경을 읽는 사람들의 심리와 비슷한거다.

p.32

아버지가 부자이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면 성인이 되고 자기 꿈을 꾸며 살기엔 너무나 힘든 세상이다. 그래, 루저의 푸념이다. 하지만 루저가 너무 많다. 나도, 옆의 김부장도,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석의 아버지도 모두 루저다.

주변의 많은 사람이 다 지면서 살고 있다. 어쩌면 그게 삶의 숭고함일지도 모르겠다. 그러자 갑자기 만화가 그리고 싶어졌다.

p.148

일에도 삶에도 마감이 필요하다. 마감.

반드시 작가만 마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직장인에겐 퇴직해야 할 때가 있고, 자영업자에겐 영업을 접을 때가 있고, 연인에게는 이별의 때가 있고, 군인에게는 제대가 있다. 그게 마감이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 스스로 묶어야 하는 매듭 같은 거.

p.310

10년이 넘게 이야기를 써오며 배우고 또 배우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진실을 이야기에 담는 기술'이다. 진실과 상관없이 기발한 이야기는 많지만 그것은 나를 감동시키지 못한다. 다른 기술들은 금세 배울 수 있지만, 진실을 담는 기술은 배웠음에도 숙달되지 않는 '늘 새로운 도구'다. 이 새로움이 내 삶을 돌아보게 한다.

p.526 [작가의 말]

김호연, <망원동 브라더스> 中

+) 얼마 전에 읽은 저자의 소설이 재미있어서 다른 작품을 찾아 읽었다. 비슷한 구성의 책인데, 이것이 먼저 쓰이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세계문학상 수상 작품이다. 저자는 소설도 쓰고 시나리오도 쓰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지난 번에 읽은 책도 그렇고 이 책도 마찬가지로 영화화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중반부에 같은 이야기의 반복처럼 살짝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어쩌다보니 좁은 옥탑방에 모인 네 남자의 인생이야기가 찌질한 듯 하면서도 애처롭고, 안타까운 듯 하면서도 재미있다.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은, 그런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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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판결문 - 이유 없고,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판결을 향한 일침
최정규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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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에 맞지 않는 법과 싸우는 과정은 구체적 타당성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종종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우려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내 주장이 철옹성처럼 공고한 법적 안정성에 균열을 일으킬 만큼 파격적인 것이 아님에도 이런 질문을 받는 것은 상당히 민망한 일이다.

"법적 안정성은 일개 변호사나 활동가가 고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법적 안정성을 걱정할 만큼 이주 노동자나 장애인의 상황이 느긋하지 않다."

상식에 맞지 않는 법의 안정성은 국민이 고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철옹성처럼 견고하다. 그렇기에 국민이 중시해야 할 가치는 '구체적 타당성'이다.

p.28~30

법원은 국민을 상대로 다양한 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고, 과거에 비해 법률 서비스의 문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국민에게 재판부는 원수보다 먼 사이인 것입니다. 재판부가 친근할 필요는 없으나, 최소한 당사자들이 법률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사이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세상에 나온 두 번째 존댓말 판결문을 받은 유승희 변호사님의 이야기

p.93

패소한 이유가 통째로 생략된 판결문,

이유 같지 않은 이유가 버젓이 기록된 판결문,

특정 판례 문구를 기계처럼 붙여넣기 한 판결문.....

지금도 법정에서는 이런 '불량 판결문'이 꽤 자주 탄생하고 있다.

온갖 억울함과 부당함을 호소할 마지막 관문인 법원에서

계속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과연 우리는 법원을 신뢰할 수 있을까?

p.114

"배운 사람들이 그러는 걸 보고 못 배운 걸 한탄하지 않았습니다."

- 시민 단체 '지금여기에'와 은유 작가가 간첩 조작 피해자들을 만난 후 기록한 책의 이야기

p.167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되려면 당해 법관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을 하였다거나 법이 법관의 직무 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있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는 등 법관이 그에게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이를 행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p.187

재판정에서 하는 말을 녹음하거나 속기해달라고 미리 신청하는 방법이다. 민사소송법 제159조, 형사소송법 제56조의 2는 재판 당사자가 녹음 또는 속기를 신청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p.308

"어떤 일이 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 그 일은 서투르게 할 만한 가치도 있다."

- G. K 체스터턴

p.324

최정규, <불량 판결문> 中

+) 이 글은 현재 변호사인 저자가 불합리하고 부당한 판결에 대해 공개적으로 A/S를 요청하는 책이다.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인 법원에서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판결문이 넘쳐나고, 일반 국민보다 우위에 있듯 행동하는 법원의 태도에 시정을 요청하는 글이다.

읽는 내내 참 답답했다. 내가 만약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했을 때, 그것을 법적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법원의 판결을 몇 개월 혹은 몇 달을 기다려야 하고 그 판결이 한 두줄의 단평이거나 이해되지 않는 것이라면 얼마나 황당할까? 법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당연함이 신분이나 계층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말그대로 그건 규칙이고 약속일 뿐이다.

법은 약자를 보호하고 국민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그 법을 수호하는 분들이라면, 그들이 최우선으로 두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 국민이다. 고압적인 자세로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친절하지만 단호하게, 법적 근거를 타당하게 대지만 따뜻하게, 그렇게 국민들을 대했으면 좋겠다.

법원과 판사가 친절하다고 우습게 여길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 존중하지 않을까? 친절하지만 단호한 판결문, 근거가 타당한 판결문이 우리를 납득하지 않을까? 현직 변호사로서 법원을 향해 이런 외침을 하기가 무척 어려웠을텐데,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한다. 그리고 존경하는 판사님이, 존중할 판결문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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