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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경세유표 - 금배지 떼라
강효백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유엔 193개 회원국 중 국회의원이 금배지를 달고 있는 나라는 단 두 나라, 일본과 그 식민지였던 한국뿐이다.
금배지는 성역인가? 금배지의 원조 일본에서마저 권위주의 유물이고, 정치 후진성의 상징이라며 비판하며 금배지 폐지 여론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줄곧 침묵을 지키고 있다.
p.17
- 제야의 종은 일제 잔재
제야의 종 타종 행사의 원조는 일본이다.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섣달그뭄 밤 자정을 기해, 일본 전역의 사찰과 신사에서 108번 또는 18번, 33번씩 종을 타종해왔다.
이와 같이 한국과 일본의 제야의 종 행사의 형식과 의미는 거의 모든 게 같다. 다만 한국은 33회, 일본은 108회로, 종을 치는 횟수만 다르다.
pp.39~41
오늘날 G7 선도국 대한민국의 문화재 관리 체계가 1930년대 우가키 가즈시게 제6대 조선 총독 시대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상황은 일대의 치욕이 아닐 수 없다.
임진왜란 당시의 고니시 유키나가와 가토 기요마사가 지나간 숭례문과 흥인지문을 국보 1호, 보물 1호로 삼고, 경애왕이 비참한 최후를 맞은 포석정을 사적 1호로 정한, 일제의 조선 정복의 상징 중의 상징을 게다가 일련번호까지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다는 것은 경술국치의 연속이라 아니할 수 없다.
p.59
묵찌빠는 장겐뽀에서 파생된 '군함 잔겐'이라는 놀이로 일본 군국주의 문화의 산물이다. 일본이 20세기 전반 아시아-태평양을 무력(해군)으로 집어삼키려 할 무렵, '묵(바위)'은 군함, '찌(가위)'는 조선 싹둑 침몰, '빠(보)'는 '하와이를 파멸시켜 바다로 만들어 버리자'의 뜻으로 유래되었던 놀이가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전해졌던 거다.
p.74
- 대한 영토 4천 리를 3천 리로 축소, 조작한 일제
우리나라 국민의 국토관을 대한의 고유 영토 4천 리에서 3천 리로 축소하게 한 원흉은 영토를 한반도로 국한한 헌법 제3조가 아니라 '무궁화 삼천리' 애국가 후렴의 무한 반복 학습이기 때문이다.
'사천 리 금수강산'에서 천리나 국토를 참절한 '삼천리강토' 그 추악한 변신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종일 매국노의 선구자 격인 일진회장 이용구가 발표한 <일한 합방 성명서>에서다. 윤치호(애국가 작사자, 일본 제국의회 귀족의원 역임)가 1909년 11월 이토 히로부미 추도위원장을 역임할 무렵 그가 작사한 애국가 후렴 '무궁화 삼천리'가 인구에 널리 회자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pp.81~83
고구려는 장수왕 평양 천도 417년 국호를 '고려'로 개명한 이후 약 1500년간 변함없는 우리나라 대외 국호는 Korea가 아니라 Corea였다.
1910년 8월 29일 이전 거의 모든 국제 외교 문서에는 'Corea'를 사용했다.
p.100
법제의 생명은 형평성과 합리성이다. 국회의원 임기를 2년으로 줄이는 개헌과 아울러 국회의원의 불필요한 각종 특권을 박탈하고 세비를 최저임금 수준으로 낮추고 입법 실적에 따라 성과급으로 전환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p.173
-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의 연령을 12세로 낮춰야 할 이유 다섯 가지
촉법소년의 범죄율 증가와 흉포화 / 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성장 / 헌법의 평등권과 피해자의 재판절차 진술권 보장 / 글로벌스탠더드 형사책임연령은 만 12세 / 형사책임연령 인하가 세계적 추세
pp.284~289
강효백, <新 경세유표> 中
+)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다산 정약용의 [경세유표]에 대해 이야기한다. [경세유표]는 행정 기구의 개편을 비롯해 관세, 토지제도, 조세제도 등 모든 제도 개혁의 원리를 제시한 것으로, 저자는 그 뜻과 얼을 이어가고자 이 책을 만들었다고 언급한다.
저자는 비판 없는 발전은 없다고 말하며 법을 사회 발전에 맞게 끝없이 개선해가야 할 것으로 주장한다. 이 책은 신문에 실린 저자의 칼럼과 저술, 논문 등에서 선정하여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은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을 일제의 잔재를 개편할 것 요구하는 부분과, 우리 국토의 경계와 강역을 올바르게 할 것을 권하는 부분, 그리고 소수의 약자층을 보호할 법의 변화를 주장하는 부분, 세금 및 법안의 개편을 시행하길 촉구하는 부분으로 나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던 것들이 전혀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옳은 것이라고 믿어왔던 것도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순전히 우리의 문화로만 여기고 있던 부분도 알고 보면 일제의 잔재이고 그것도 모르며 우리 것으로 알고 살고 있었다. 게다가 역사와 법, 그리고 정치 사회 분야 전반에 걸쳐 고쳐야 할 부분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려워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꽤 재미있었다. 한 편 한 편의 글에는 저자가 모은 자료들이 근거로 쓰였다. 사진과, 국내외 문헌 자료, 도표 등으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기에 신뢰감이 생긴다. 어떤 부분은 파격적인 제안 같지만 또 어떤 부분은 조금만 신경쓰면 관련 부처 혹은 정부에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산 정약용의 백성을 위한 제도 개혁의 뜻을 잇고 싶다는 저자의 생각이 잘 실현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을 비롯해 역사, 정치, 사회, 법 등의 개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더불어 국회의원이나 행정 관련 부처의 공무원들이 한번쯤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모처럼 역사, 정치, 법 등을 논하는 책을 재미있게 읽을 듯 해서 반가웠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