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피를 나눈 타인입니다
손정연 지음 / 팜파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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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일을 하고, 너는 너의 일을 한다.

나는 너의 기대에 맞춰 살려고 이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너도 나를 위해 살려고 이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다.

p.6 프리츠 펄스, [게슈탈트 기도문] 중에서

실제 나이 듦은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생물학적 노화를 비롯한 많은 상실의 경험을 동반하므로 우울, 불안, 분노 등의 정서를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절망할 일만은 아니다.

이것은 통제할 수 없는 것과 통제할 수 있는 것의 차이다.

자신의 통제 영역 밖의 것에 초점을 맞추면 누구라도 우울해진다. 많은 전문가가 생물학적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의 시작으로 '자기 나이에 적응'하기를 제안한다. '나이'를 인식함은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왔다는 걸 알아차리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과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에 대해 긍정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면 노화나 노년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거다. 핵심은 가치 있는 일에 활동하라는 것이다.

pp.19~23

자칫 상대가 원하는 대로 문제없이 행동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문제 삼아 원망과 분노를 쏟아낼 수도 있다. 그러니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애매하게 표현되어 헷갈리게 하는 상대의 메시지에 핵심을 찾아 명확하게 돌려주는 것이다.

"안 와도 돼. 너 바쁘잖아."

"지금이라도 제가 가는 게 좋으시죠? 어머니 혼자 계시면 외롭잖아요."

자녀를 곤란하게 할까 봐 표현하지 못했던 노부모의 애매한 메시지는 오히려 자녀로 하여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라는 답답함을 증가시킨다.

pp.45~46

내가 하고 싶진 않지만 해야만 할 것 같은 일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그것을 하지 않았을 때 스스로 느끼게 될 죄책감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자유와 죄책감 중에서 무엇이 조금이라도 나의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구분하여 알아차리도록 해야 한다.

하나를 선택했다면 이제 회피하지 말고, 기꺼이 경험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비난과 분노, 슬픔의 감정들이 이리저리 뒤섞여 괴롭히겠지만 그 감정을 견디고 책임져 보는 거다.

pp.93~94

당연한 역할은 없다.

p.117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공감력이 높다는 점이다. 이들은 타인의 어려움에 강한 연민을 느끼는 감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가스라이터가 요구하는 것을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비합리적일 수도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을 바로잡을 용기는 내지 못한다. '연민, 두려움, 죄의식, 수치심'의 감정이 만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스라이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자신이 느끼는 연민, 두려움, 수치심의 감정이 오롯이 내가 느끼는 나의 감정인지를 냉정하게 분리하고 그 감정들과 연결된 생각을 점검해야 한다.

둘째, 어쩌면 뻔한 답일 수도 있지만 나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갈등이 만들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pp.160~162

손정연, <우리는 피를 나눈 타인입니다> 中

+) 이 책은 노년기의 심리적 혼란에 대해 설명하고, 자녀도 부양해야 하고 노부모도 부양해야 하는 중간 세대의 고민을 담고 있다. 노년기를 잘 보내려면 스스로 나이 들어가는 것을 수용하고, 활력적인 삶을 찾고자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이 책에서는 노년기를 제2의 사춘기로 언급하며, 우리가 사춘기 아이들을 돌보듯 조심스럽게 노부모의 모습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년기의 부모들은 자기 안에 두 가지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한다. 노부모들은 괜찮다는 표면적인 말과 다르게 자기도 모르게 서운함과 섭섭함의 목소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사춘기 아이들의 섬세한 감성처럼 노년기의 부모도 예민한 감성을 갖고 있기에, 자녀들이 그 양면적인 목소리를 잘 파악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관계를 이어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자녀도 부모도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니 서로 먼저 배려하는 것이 엉킨 관계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되는 것 같다.

아무리 부모 자식 사이라도 일방적이고 당연한 역할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피를 나눈 타인이기에, 상대가 나인 듯 당연하게 요구할 수 없다. 부모 혹은 자녀의 희생과 헌신은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상대에게 당연한 듯이 그 대가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했다. 각자 주어진 자리에서 할 수 있는만큼만 하면 된다. 어쩌면 누군가는 조금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에 얽매여 자신을 끝없이 희생하다보면 이 관계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부모도 편하고, 자식도 편한 것. 둘 다 가능하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누군가가 조금은 양보하는 것이 옳다.

이 책을 읽으며 노년기의 부모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심지어 연세가 있으신 분들의 화법까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타인이다. 그렇기에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따뜻한 타인으로 남으며, 심리적 독립을 선언하는 등의 자세가 노부모에게도, 우리 자신에게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런 저자의 조언에 깊이 공감한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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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나는 나 - 10대를 위한 인생 힌트
사사다 유미코 지음, 도모노 가나코 그림, 안혜은 옮김 / 이야기공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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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친구 관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면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 봐.

말 많은 친구의 잦은 연락이 피곤하니?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친구가 있니?

친구에게 맞추어 함께하기보다, 네가 좋아하는 걸 혼자 해!

친구와 꼭 함께 해야 하는 건 아니야.

p.15 [친구와 꼭 함께할 필요는 없어]

남들과 같은 길을 걸어가지 않아도 돼. 당장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잘 모르겠다고?

그렇다고 걱정하거나 불안해하지 마. 앞으로 가야 할 길은 길고 기니까.

그럴수록 여유를 갖고 평소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 봐.

사람, 물건, 취미... 아주 사소한 것부터 말이야.

p.17 [내가 원하는 길을 선택해]

살아가면서 그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만 살아가는 사람은 없어.

도움받는 게 불편하고 어렵다면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 할 수 있는 일과 노력이 필요한 일,

스스로 해야 하는 일과 맡겨도 되는 일을 구분해 봐.

그리고 못하는 일, 맡겨도 되는 일부터 가까운 어른이나 친구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해.

그럼 이제 도움받는 연습을 시작해볼까?

p.24 [도움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

세상에서 그 어떤 것 하나 의미 없는 것은 없어.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이 쓸모없어 보이니?

당장은 불필요한 것 같아도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도움이 될 때가 있어.

'그때 괜히 시간만 낭비하는 게 아닐까?' 라고 속으로 잔뜩 걱정했는데

'해 두길 잘했네.' 라고 생각할 날이 분명 올 거야!

p.29 [어느 것 하나 불필요한 건 없어]

별 수 없는 상황이라서 화나고 짜증 날 때는 '뭐 어때.' 라고 생각해.

그냥 받아들이는 거야.

p.34 [그냥 받아들여]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는 알고 있니?

타인만 존중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면, 과연 행복할까?

내 감정도 솔직하게 돌아봐.

내 기분이 제일 중요해!

p.48 [내 기분이 제일 중요해]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잘 지내는 건 건강한 관계라는 증거야.

다른 의견, 취향, 가치관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뜻이거든.

이때 인정하다는 의미는

무엇이든 똑같이 하고, 좋아하고, 편들고, 사이좋게 지내라는 뜻이 아니야.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거야.

이것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첫걸음이지.

p.108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길]

사사다 유미코, <누가 뭐래도 나는 나> 中

+) 이 책은 심리 상담사인 저자가 10대의 청소년들을 만나 상담하면서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말들을 담고 있다. 고민이 많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50가지의 인생 힌트'를 짧은 단상 형식으로 그림과 함께 엮었다. 저자의 문체가 친절하면서도 명확해서 신뢰감이 생긴다.

또 문장을 간결하게 쓰고, 재미있는 그림을 같이 담고 있어서 이해가 잘 된다. 각각의 조언들을 짤막한 문장들로 풀어내서 책을 부담스러워하는 청소년들이 보기에 편하다. 재미있는 그림 역시 저자의 말들에 적당한 근거가 되어주기 때문에 인상 깊게 다가온다.

이 책은 10대를 위한 인생 힌트라는 부제를 두었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저자가 짧은 문장으로 핵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각 꼭지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무엇보다 저자의 다정하고 친절한 어조가 읽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정말 옆에서 걱정해주며 함께해주는 기분이랄까.

살면서 가끔은 인생에도 '인생사전' 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혼자 잘 감당이 되지 않는 문제 앞에서 고민하고 걱정할 때, 이런 책이 옆에 있다면 믿음직한 친구처럼 느껴질 것 같다. 저자의 50가지 조언들은 각각 다른 상황에서 말해주는 것인데도 책을 다 읽고 나면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말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들에게는 참 의미있고 따뜻한 책이 될 것 같다. 마음이 힘들 때마다 가끔씩 이 책을 꺼내 읽어도 좋을 듯 하다. 또 고민이 많아서 흔들리는 어른들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어른이 되어서도 고민과 걱정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순간이 많으니까.

청소년도, 어른도 인생의 힌트가 필요할 때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위로하며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모처럼 나를 응원해주고 함께해주는 든든한 친구, 선배, 선생님을 만난 기분이 들어서 참 반가운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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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프랙티스 - 미래 리더를 위한 실전 리더십 개발 전략
장동희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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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구성원들이 가진 욕구의 관점에서 조직을 둘러싼 환경과 문화를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모든 인간이 자아실현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 리더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다른 사람의 자아실현을 돕는 것이 된다. 다른 사람의 자아실현을 돕는 것은 사회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는 리더의 일이다.

p.24

리더십이란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통해 조직을 보다 나은 미래로 이끌어 나가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과 더불어 사람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

리더십의 궁극적인 목적이 사람이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면 권력을 나누는 것보다 효과적인 리더십 스킬은 없을 것이다.

pp.32~34

리더가 될 준비를 하는 사람이라면 사전에 자신이 목표로 하는 리더의 자리에 어떠한 능력이 요구되는지 이해하고 이를 습득하자. 리더를 키우는 사람 역시 너무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인재들에게 충분한 교육과 코칭을 제공하여 준비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자.

p.46

경영능력 = 리더십 X 관리능력

경영자의 능력은 리더십과 관리능력을 곱한 것이 된다. 두 능력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곱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가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 그에 비례해서 경영능력은 떨어지게 된다.

p.55

ㅡ 리더는 어떤 일을 하는가?

1) 리더의 눈은 조직 구성원 개개인을 향해 있어야 한다. 리더는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통해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한다.

2) 리더십은 조직의 비전에 관한 것이다. 조직이 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조직을 정렬시킨다.

3) 리더는 조직이 올바른 가치관에 기반해 자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건강한 문화를 정립한다.

4) 리더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5) 리더는 조직의 장기적인 성장을 확보하기 위하여 구성원 개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조직의 능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pp.60~61

사람들은 리더에게서 다양한 자질과 특성을 기대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가장 중요하게 선택되는 리더십 특성은 앞서 언급한 '정직', '영감을 불어넣는 능력', '역량', 그리고 '미래지향적 태도'이다.

p.109

ㅡ 신뢰 구축을 위한 7가지 스킬

공감능력을 발휘하자 /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자 / 시간을 할애하자 / 퀄리티 타임 / 퍼스널 터치, 스킨십 / 조직의 정서를 읽어라 / 신뢰공식을 활용하자 (신뢰 = 진실성 x 역량 x 믿음성 / 자기 지향성)

pp.195~209

ㅡ 비전은 어떻게 만드는가?

비전은 조직이 공유하는 가치관을 토대로 한다. 가치관의 토대 위에 조직이 추구하고자 하는 숭고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조직이 수행해야 하는 사명을 확정한다. 목적과 사명을 확정하고 나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을 세워 실행한다.

p.232

장동희, <리더십 프랙티스> 中

+) 저자는 리더의 위치에 있던 경험을 통해, 리더의 역할과 균형있고 단단한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리더가 되기 전에 관련 분야의 리더가 될 준비를 충분히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생겼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리더십과 경영 그리고 관리의 개념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한다. 더불어 리더십, 경영, 관리 간의 차이만큼 연관성도 고려하여 리더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그리고 리더십을 개발하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근거를 들어 상세하게 언급한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리더가 되기 전, 준비하는 마음으로 읽고 되새길 필요가 있다.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은 사람, 지금은 리더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리더의 자리에 오르고 싶은 사람, 리더는 아니지만 리더의 마음을 이해해보고 싶은 사람, 자신의 리더에게 올바른 직언을 하고 싶은 사람 등이 읽으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리더가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갖고 조직의 일원들을 대하는 리더라면 신뢰감이 생길 듯 하다. 그래서 더 그 조직과 자기 자신의 발전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지 않을까 싶다.

다른 이의 성장을 돕는다는 말은 굉장히 많은 뜻을 포함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회사 내에서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 역할을 빛나게 해준다는 말이고, 성과에 따른 인정과 보상은 기본이며, 업무 상의 실수와 과오는 짧지만 단호하고 올바르게 조언해주고, 조직의 개개인들을 감싸안고 가겠다는 뜻이지 않나 싶다.

이 모든 것은 이상적인 생각이지만, 다른 이의 성장을 돕는 리더라면 꼭 품고 있어야 할 마음가짐이다. 자기가 속한 조직에서 충실하길 바라는 리더라면 조직원들을 인정해주고 그들의 역할을 기억해주어야 한다.

이 책은 꼭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람이 둘 이상 모이면 자연스레 공동체가 형성된다. 어떤 식이든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그 공동체의 리더나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리더십 개발 전략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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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시가 된다 위대한 도시들 1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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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는 살아 숨쉬는 역동적인 유기체다. 도시는 새것을 받아들이고 통합하는 존재다. 그러나 어떤 새로운 것들이 도시의 일부가 되어 그것이 성장하고 강해지도록 돕는다면, 어떤 것들은 도시를 분열시키고 해를 끼친다.

p.72

"넌 좋은 아이야, 아이슬린. 하지만 시티는 좋은 사람들이 갈 곳이 아니란다. 내가 항상 뭐라고 하더냐?"

아이슬린은 한숨을 내쉰다.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다른 곳에서도 전부 일어나지만 적어도 여기 사람들은 품위를 지키려고 한다고요."

"맞다. 아빠가 또 뭐라고 했지?"

"'네가 행복한 곳에 있으라'고요."

p.137

"도시 전체에 달콤하고 앙증맞은 인간들이 가득해서 전부 다 꼴딱 삼켜 버릴 수 있을 거 같아. 길거리도, 하수구도, 지하철도 전부 다. 그리고 넌 전혀 나이가 많지 않아! 방금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인걸. 하지만 오래 묵은 영혼을 갖고 있어서 매력 공세는 안 통할 거 같네.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게 이거라니까. 너희는 하나같이 똑같이 하찮은데, 각각의 하찮음이 다 제각각이란 말이야. 전부 다 다른 접근법을 사용해야 해! 너무 답답하고 귀찮아."

p.172

"브롱크스는 그냥 브롱크스지. 그리고 브롱크스의 그 모든 면면은 전부 다 거짓이 아니라 진실이야. 우리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만 해도 이 정도란다. 그러니까 내 말은 결정만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는 거야. 이 도시가 간직한 모든 전설과 거짓말이 하나하나 다 새로운 세계가 돼. 그리고 그 모든 게 합쳐진 게 뉴욕인 거야. 그러다 마침내, 그 육중한 무게에 짓눌려 모든 게 무너지면...... 완전히 새로운 게 되지. 살아 있는 거."

p.235

"설마요. 인간이 하는 일 중에 딱 정해져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뭐든 변하는 법이잖아요. 우리도 변할 수 있답니다. 원하기만 한다면 뭐든지 말이죠. 그저 원하기만 하면 돼요."

p.325

"정말이야. 도시는 이 분기의 우주가 지닌 고질적인 문제야. 한 장소에 충분한 숫자의 인간들이 몰리고, 충분한 다양성이 축적되고, 배양할 토대가 충분히 비옥해지면 너히 종족은 일종의...... 잡종강세를 발전시키게 되지."

"나쁘다는 게 아냐. 그냥 너희의 본질이 그렇다는 거지. 난 비판하거나 평가하지 않아. 하지만 너희가 성장하기 때문에, 너희의 도시가 성장하기 때문에 문제라는 거야. 너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변화시켜. 도시랑 사람, 사람이랑 도시, 그러면 도시들은 다중우주를 탄생시키기 시작하지. 그렇게 몇 개의 가지가 만들어지면 존재의 구조 전체가 흔들리게 된단 말이야."

pp.469~470

N. K. 제미신, <우리는 도시가 된다> 中

+) 이 작품은 미국 판타지 소설의 하나로, 뉴욕이라는 거대한 도시가 유기체로 존재하고 그 생명성을 지키려는 인간 화신들이 활약을 담고 있다. 뉴욕은 몇 개의 자치 구역으로 나뉘고 각 구역 별로 도시를 수호하는 화신들이 존재한다. 그들 중 일부는 자신의 역할을 알고 있고, 또 일부는 자신의 역할을 깨달아간다. 그리고 또 일부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옳은 방향을 선택하고, 또 다른 일부는 적의 달콤한 말에 속아 그들의 편이 된다.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점은 도시를 무너뜨리려는 외부의 적도 도시의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니, 도시가 살아가는 방식에 비슷하게 대응하며, 기존의 도시를 무너뜨리고 자기들만의 새로운 도시를 세우려고 한다.

도시의 본질을 비판하면서도 그 특성을 따라 새로운 도시를 건립하려드는 모순된 모습을 보며, 과연 그들이 외부의 적이 맞는가 우리 내부에 잠재된 적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또 도시인들은 개인화되고 자기중심적이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뉴욕 시민들은 그 편견과는 달리 주인공들이 아프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꼭 먼저 손을 내민다. 걱정해주거나, 도와주거나, 거짓말 같은 진실을 믿어준다. 개별화된 도시임을 강조하면서도 결국 유기체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도시인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돕는다.

이는 주인공들의 선택에서도 드러난다. 결국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를 적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는 자치구의 화신들이 모두 모여 하나의 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계속 강조한다.

방대한 분량의 소설이었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판타지 소설이라고 선을 긋지 않아도 될 듯 하다. 판타지적 성향과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성향 모두를 담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읽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판타지적인 면모보다 오히려 도시와 도시인에 대한 통찰이 더 와닿은 소설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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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 소설가의 쓰는 일, 걷는 일, 사랑하는 일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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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하지만 일단은 부모 입장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말하고 싶다. 자식들이여, 그저 걱정만 하는 것이라면 부디 부모를 용서해주시라. 손수건을 들고 노벨상 수상식까지 쫓아갈리는 만무하니까.

걱정하는 마음이 없다면, 갓 태어나 스스로는 설 수도 걸을 수도 없는 아기를 어떻게 무사히 키울 수 있겠는가.

pp.20~21

'죽음에 임하여 동물은 절대 혼란에 빠지지 않는다.'

정말 그랬다. 목숨이 다할 날이 다가와도,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원망하지 않고, 죽음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런데 어떻게 울지 않을 수 있으랴. 제아무리 현명한 인간도 흉내 낼 수 없는 삶과 죽음의 방식을 배워, 감사하는 마음만 벅차올랐다.

p.69

레이첼 카슨의 사후 출간작 <센스 오브 원더>에는 '자연이 하는 가장 섬세한 일은 작은 것 안에서 볼 수 있습니다'라는 말이 있다. 그 작은 것을 보려고 할 때 찾아오는, 인간의 기준에 따른 사이즈의 틀에서 해방되는 기쁨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자기 존재를 작게 축소하면 축소할수록, 무력해지면 더더욱, 자연이 하는 일의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

p.80

책은 내용을 읽기 전에 제목만 바라보고 있어도 즐거우니 신기하다. 그래서 서점이 눈에 띄면 그대로 지나치지 못하고 꼭 들러 책장 사이를 한없이 돌아다닌다. 그러다 어느 제목과 눈길이 마주치면, 별이 반짝이듯 순간적으로 사랑에 빠져 내용을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껴안고 계산대로 향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p.108

최근에 기뻤던 일.

그 첫 번째. 노견 러브를 데리고 간 언덕길을 비틀비틀 산책하고 있자니, 지나가는 할아버지가 "힘 내, 힘 내" 하고 성원해주었다. 진심이 담긴 친절한 성원이었다.

p.169

누구나가 무언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일이나 해서 대체 뭘 하겠어' 하고 무력감에 빠지는 일이라도, 사실은 본인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큰 결실을 가져온다.

잠 못 이루는 밤, 세상의 어딘가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동전을 닦거나 물고기의 숫자를 세거나,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빈틈없이 수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면 나는 내일 또 소설을 쓰자는 다짐을 할 수 있다.

p.206

요가와 요코, <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中

+) 이 책은 소설가인 저자가 반려견과 함께 걷고 산책하며 떠올린 사색과 저자의 일상 생활 중 글쓰기, 그리고 여러 책과 관련한 생각들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노견이 된 반려견과의 생활에서 깨닫고 느낀 것들을 이야기하며, 소설가로서 글쓰기의 고충과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평과 감정을 담고 있다.

읽으면서 저자가 말한 작품 중에 아는 책이 나오면 반가웠고, 저자가 말한 그런 면이 있었나 곰곰이 생각했다. 이 책의 일부는 걷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고, 또 일부는 글쓰기, 그리고 책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들은 평소에 이런 일상을 보내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물론 모든 작가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글쓰는 사람들의 일상을 본 듯 싶어서 반가웠다. 만약 이 책에서 언급한 작품들을 좀 더 자세히, 깊이 알았더라면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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