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건 그렇고, 사람이란 게 참 무섭군. 당신들은 어느 모로보나 보통 사람들인데, 이 중에 사람을 죽인 인간이 있다니 말이야. 우리보다 훨씬 끔찍하군. -P.202-

 

 

요즘은 추리소설에 푹 빠져서 지내고 있다. 특히나 일본의 추리소설에 말이다. 얼마 전 읽은 나카마치 신의 <모방살의>도 좋고 요즘은 미야베 미유키의 <솔로몬의 위증>을 읽으려고 하는 중이지만 이것도 저것도 모두 귀찮을 때는 히가시노 게이고 만한 작가도 없다. 몇몇 책은 정말 좋은 작품, 소장하고 싶은 작품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킬링 타임용으로 읽기엔 정말 좋은 소설들이니 말이다. <공허한 십자가>처럼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들을 다룬 작품들도 있지만 그래도 찾다보면 정말 가볍게 읽을 만한 책들이 많다. 오늘 읽은 <가면산장 살인사건>이 바로 그런 책이다. 별로 무겁지도 않고 결코 지루하지도 않아 정말 심심할 때 읽으면 한권은 금방 읽을 수 있는 그런 책 말이다.

 

다카유키와 도모미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꽤나 부유한 집안의 딸이었던 도모미는 발레리나였는데 교통사고로 인해 한쪽 다리를 쓸 수 없게 된다. 그렇게 좌절하고 있을 때 본인으로 인해 사고를 당한 다카유키를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결혼을 약속하고 결혼식을 4일을 앞두고 도모미는 사고로 그만 죽고 만다. 경찰은 이 사고를 도모미의 자살 내지 졸음운전이라고 했고 도모미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의 슬픔이 된다. 도모미는 죽었지만 다카유키는 여전히 그 집안 사람들과 연을 이어가고 있었고 매해 그들 가족이 여름휴가를 보내는 별장으로 초대를 받아 그 곳으로 가게 된다. 별장에는 8명의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죽은 도모미의 친구 게이코는 도모미는 자살이나 사고가 아닌 살해당한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혼란을 준다.

 

그날 밤 이 별장에 은행 강도 두 명이 오게 되면서 그들은 모두 별장 안에 갇히게 된다. 경찰이 여러 번 별장을 방문하지만 탈출 기회를 놓치게 되고 경찰에게 써 놓은 SOS나 정전을 시켜 도망치려고 했던 타이머들이 고장 나면서 내부에 배신자가 있음을 알게 되고 강도가 지키는 와중에 유키에가 등에 칼을 맞고 살해당한 채 발견이 된다. 유키에의 방을 제외하고는 방 입구가 모두 보이는 곳에서 강도가 지키고 있었는데 도대체 누가 유키에를 죽인걸까? 그리고 정말 도모미는 사고가 아닌 살해를 당한 것이었을까?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이미 스포를 다 알려주고 있는 포스팅들이 많지만 결말을 알게 된다면 이 책의 가장 큰 재미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절대로 스포라고 써있는 포스팅은 읽지 말고 책부터 읽어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방살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5
나카마치 신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7

오후 7.

사카이 마사오는 죽었다.

 

-P. 7-

 

 

일단 <40만 독자를 홀린 천재적 걸작!>이라는 문장과 제17회 에도가와란포상 노미네이트 되었던, 분쿄도 서점 기획 다시 만나고 싶은 복간 희망도서선정이 되었고 대히트를 쳤던 소설이라는 설명만으로도 이거 뭐지? 한번 읽어보고 싶은데... 라는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거기다 1973년 첫 출간되어 40년간 끊임없이 회자된 천재 작가 나카마치 신의 비운의 걸작!’이라는 문장으로 모든 것이 정리가 되어버린다. 이 책, 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읽어야 하는 것인 거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먼저 서술 트릭이 뭔지를 알아야 한다. 서술 트릭은 인물의 성별, 나이, 직업을 모호하게 처리해 시간과 공간을 애매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단다. 다수의 인물이 같은 시공간에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다른 시간에 있다거나 다른 곳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최초로 서술 트릭을 사용한 사람이 나카마치 신이라고 하는데 정말이지 이 책은 서술 트릭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 서술 트릭이 뭔지도 몰랐다가 한방 크게 먹었으니 말이다.

 

 

사카이 마사오라는 추리소설 작가가 청산가리를 먹고 자살한 것으로 이 책은 시작이 된다. 신인상 이후 변변치 못한 소설만 썼던지라 아마 신변을 비관해 자살을 했을 것이라고 경찰들은 결론을 내린다. 이때 이 소설을 두 명이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는 사카이 마사오의 연인이었던 나카다 아키코와 사카이 마사오의 지인으로 살인 리포트 취재를 하는 쓰쿠미 신스케였다. 우리가 지금까지 봤던 소설들이었다면 이들은 각자 조사를 하다가 어찌 만나게 되어서 서로 지금까지 추리한 것들을 나누고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가거나 그러다가 로맨스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이 소설의 끝까지 이들은 만나지 못한다. 아키코는 제일 먼저 마사오에게 돈을 주었던 그의 집에서 몇 번 봤었던 여자 도가노 리쓰코를 의심한다. 하지만 리쓰코의 알리바이가 수상했지만 그것을 입증하지 못했고 리쓰코는 교통사고로 죽고 만다. 신스케는 마사오의 소설을 매번 퇴짜 놨던 부편집장 야나기사와를 의심한다. 특히나 그의 여동생이 마사오를 짝사랑했다가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더 의심을 하지만 결국엔 그의 알리바이도 밝혀진다.

 

 

요즘은 아예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주고 시작하는 소설도 많은데 이런 서술 트릭은 처음 읽어봤던지라 마지막을 읽고 정말 작가에게 한방 크게 맞았다. 지금까지 머릿속으로 생각해뒀던 범인은 모두 사라지고 나타난 새로운 범인이라니.... 나카마치 신의 살의 시리즈 중 하나인 천계살의도 정말 엄청났다고 하는데 이 작가의 책이 아직은 모방살의 뿐이라서 조금 아쉽긴 하다. 그 외 공백살의, 삼막살의, 추억살의까지 모조리 읽고 싶은데 한국에서 어서 번역본이 나왔으면 좋겠다. 정말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문고리를 잡아 돌려서 1권 문고리를 잡아 돌려서 1
박지설 지음 / 휘슬북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길고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남들에겐 화요일에 끝난 명절 연휴였겠지만 이번주 수,목,금을 모조리 쉬는 나에겐 주말까지 이어서 9일짜리 긴 연휴였던 것이다. 딱히 친척 집에 방문하는 것도 아니고 음식 준비하느라 바쁜것도 아닌지라 제일 먼저 고민했던 것이 무슨 책을 읽을까 하는 것이었다. 독서모임으로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있던지라 왠지 무거운 내용은 읽고 싶지가 않고 그냥 빨리 금방 읽을 수 있는 흡입력을 가지면서도 별로 생각하지 않는 책을 읽고 싶었다. 그러기엔 정말이지 조아라에서 나온 책이 딱이다. 그렇다고 조아라에서 나온 책들이 형편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애정을 가지고 완결까지 지켜보고 있는 '마담 티아라' 같은 좋은 책들도 있고 이 '문고리를 잡아 돌려서'도  꽤나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사실 이렇게 '반복되는 하루'의 설정을 가진 책들은 여럿 봐왔다. 하지만 그다지 식상하지 않았던 것이 로맨스가 정말 조금이어서 그랬을것이다. '반복되는 하루'와 '살인마'가 있는 소설 속에서 여자들이란 남자들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로 그려지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 소설에선 마지막이 되서야 에필로그처럼 로맨스가 있더라.. 가 등장하는 수준이고 그다지 나약하지 않은 여자들이라 꽤나 맘에 들었다.



한 고시원 203호에 사는 대학생 영현은 전날 술을 마시고 강의까지 놓치고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샤워를 하고 으로 나가려고 했을 때 자신의 방문이 열리지 않고 그 조그만 방에 갇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창문은 깨지지도 않고 창밖의 세계는 기이한 고요함을 품고 있었다. 209호에 살고 있는 보안업체에서 일하는 슬기도, 303호에 살고 있는 콜센터에서 일하는 민정도 자신이 갇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방에서 나가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잠시후 이상하게도 문이 열리고 셋은 만나게 된다. 셋이 함께 이것저것 조사하다가 모인 사람들의 우편함만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저 열리던 202호에 함께 가서 그를 만나려고 한다. 하지만 문을 열었을땐 폭발이 일어나고 슬기는 죽고 잠시후 이들은 다시 자신의 방에서 눈을 뜨며 일어난다. 폭발이 일어나기 전 봤던 202호에서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있던 성인남성과 어린아이의 시체를 봤던지라 폭발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그 진상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이윽고 이들은 202호에 죽은 남성이 진짜 202호의 주인이 아닌 수위아저씨인걸 알아낸다. 그리고 아까와는 다르게 하나씩 나타나는 실마리를 찾아 옥상에 올라가게 되고 그 곳에서 306호 소희를 만나고 나서야 이 셋은 뭔가를 좀 알아간다. 알고보니 202호의 남자가 대기업의 사위였는데 부인과 이혼을 하게 되고 부인에게 괴로움을 주기 위해 자신의 딸이 죽은것처럼 위장을 했던 것이었다. 그 사건에 휘말려 셋은 고시원에서 죽었고 그것을 모른척한 소희도 괴로움에 고시원 옥상에서 자살을 한 것이었다. 처음엔 202호 남자를 없애고 사건을 되돌려 다시 살아나기위해 노력을 하지만 이때 죽었던 사람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이들이 모르고 있는 함께 죽은 한명을 찾아 나선다.



전자책으로 271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2권짜리 책인데다가 이야기 자체가 흥미진진해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권에 2500원밖에 안하니 커피 한잔 마셨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나름 그렇게 아깝지도 않다. 조아라 소설의 특성답게 작가의 책을 무조건 다 읽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소개를 보고 재미있겠다 싶으면 읽는, 그러다가 진짜 돈 아까운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르는 약간의 도박이 필요한 소설이기도하다.  순수문학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맞지 않지만 조아라나 문피아 같은 곳에서 소설을 좀 읽어본 사람들, 특히나 그동안 판타지나 로맨스를 읽었던 사람들에겐 기분전환 삼아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그렇다. 나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어느 정도는 내가 진보와 과학, 그리고 우리가 수 세기 동안 꿈꾼 행성 간 교류의 미래를 표상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다. -본문 중에서-



학창시절 나의 가장 큰 공포는 혼자 깨어있는 것이었다. 좀비나 귀신보다, 어두컴컴한 길을 걷는것보다, 나는 밤에 혼자 깨어 있는것이 참 무서웠다. 시험공부를 하느라 새벽까지 혼자 깨어 있을때면 가끔 밖을 나가 몇 집이나 불이 켜져 있는지 세어보곤 했다. 이 시간 나 혼자만 깨어 있는것이 아니란걸 확인해야 불안감이 해소되었던 것이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있으니 그런 공포를 느낄 틈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무서운걸 꼽아보라면 혼자 고립된 것을 제일 먼저 꼽을 것이다.


화성에 혼자 남게 된 마크 와트니는 어땠을까? 심한 모래폭풍으로 화성에서의 임무를 접고 복귀를 결정했을 때 그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당하게 된다. 팀장인 루이스는 그를 찾지만 찾을 수도 없고 생체신호도 잡히지 않아 그가 죽었다고 판단해 다른 팀원들은 지구로 귀환한다. 잠시 정신을 잃었던 마크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이제 가장 큰 미션이 남아있었다. 바로 화성에서 생존하는 것이었다. 6명의 팀원들이 1개월가량 먹을 식량을 다른 탐사대가 오는 4년후까지 최대한 버틸수 있도록 나누고 기계공학자 겸 식물학자였던 그는 큰 볼일 본것으로 화성에서 감자 농사 짓는것을 시도한다. 나사에서도 그가 죽었다고 생각을 했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위성관리팀의 민디가 마크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다행스럽게도 나사는 마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중국의 도움까지 받고 나중에 마크가 살아 있단걸 알게 된 팀원들이 다시 화성으로 향하면서 그를 구하러 간다.


내용은 참 심각하지만 그래도 읽는내내 웃음이 자꾸만 난다. 혼자 고립된 마크는 <나는 전설이다>의 윌 스미스처럼 진지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다. 그는 혼자 남아있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건강한 마음을 유지한다. 작가인 앤디 위어는 평소에도 우주나 과학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우주선의 궤도를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접 계산까지 하면서 이 소설을 써 내려갔다고 한다. 천문학자인 '필 플레이트'는 마션을 과학적으로 매우 정확하고 전문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고 평가했으니 이 이야기만으로도 이 소설이 얼마나 전문적으로 쓰였는지 알 수 있을것이다. 사실 궤도를 분석하고 마크가 생존하기 위해 기계들을 분해하고 폭발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하는 장면들은 그냥 쓰윽 넘어갔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생동감있게 표현돼 읽는 내내 마크가 제발 살아남길 간절히 바라면서 읽게 되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마크의 모습도, 그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수 많은 사람들의 모습도 모두 다 감동이었다. 이제 맷 데이먼의 연기로 마션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그것도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딴섬 악마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5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문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아직 나이 서른도 채 안 됐는데 짙은 머리같이 한 가닥도 남아 있지 않은 백발이다. 이런 이상한 젊은이가 또 어디 있겠는가? 일찍이 백발의 재상이 있었다는데, 그에 못지않게 훌륭한 하얀 솜털 모자가 내 머리 위에 얹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이다. 일본 소설은 많이 보는 편이지만 1923년에 데뷔한 작가의 작품까지 찾아서 보는 편이 아닌지라 그의 작품은 처음으로 읽는 것이었다. 에도가와 란포의 책은 읽은 적이 없지만 그래도 그의 이름은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여러 소설을 읽다보면 거기에 에도가와 란포 상을 받았다고 써 있던 것을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유명한 추리 만화인 <소년 탐정 김전일>에서 김전일의 라이벌인 아케치 켄고 경감의 이름은 에도가와 란포의 명탐정 캐릭터 아케치 고고로에 대한 헌정의 의미이고 <명탐정 코난>에서 주인공 이름이 에도가와 코난이며 탐정사무실을 운영하는 사설 탐정의 이름이 아케치 고고로에서 따온 모리 고고로라고 하니 이 작가가 얼마나 유명하고 대단한 사람인지는 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주인공 미노우라가 극심한 공포로 인해 머리카락이 백발이 되어 버렸다고 이야기하면서 시작이 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죽인 연인인 하쓰요의 이야기를 한다. 미노우라는 직장에서 하쓰요를 알게 되고 수줍은 성격에 친해지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이 둘은 결국 연인이 된다. 하쓰요에겐 뭔가 감춰둔 비밀이 있었는데 조금씩 미노우라에게 털어놓는다. 어린 시절 찢어진 족보 한 장을 들고 버려진 것을 지금의 양부모님이 데려다 키웠고 그 족보를 미노우라에게 정표로 주게 된다. 이 둘은 자연스레 결혼을 약속하게 되지만 하쓰요에게 구애하는 다른 남자가 나타난다. 그 남자는 전부터 미노우라를 좋아하고 있던 미치오였다. 하지만 얼마 후 하쓰요는 집에서 살해당하고 만다. 집의 문은 잠겨 있는 완전 밀실인 상태에서 말이다. 상심에 빠진 미치오는 자신이 알고 있던 아마추어 형사 미야마기에게 사건을 의뢰하고 이것을 조사하던 미야마기 또한 많은 사람들이 있던 해변에서 살해당하고 만다. 미노우라는 잠시 미치오를 의심하고 찾아가지만 그가 범인이 아니라 그도 나름의 추리를 하고 있음을 알고 함께 추리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이 모든 일에는 미치오의 아버지인 죠고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하쓰요가 예전에 그림을 그려준, 그리고 미치오가 자란 섬으로 함께 떠난다.

 

완전 밀실 상태인 집에서 죽은 하쓰요나 많은 사람들이 있던 해변에서 죽은 미야마기의 살해는 여느 추리소설과 다르지 않지만 살해방법은 오히려 더 새롭게 다가왔다.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소외된 사람이며 비정상적인 사람들이라는 건데 이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어린 나이의 서커스쑈에서 조그만 물병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흉측한 외모의 죠고로 부부나 벙어리, 곱추, 샴쌍둥이들이 등장한다. 미치오 마저도 이 소설에선 동성애자로 나온다. (이 소설에선 이것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결말이 아쉽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나로썬 금사빠같은 미노우라가 참 아쉬웠다. 오히려 미치오의 사랑이 더 숭고해보였달까. 결말도 조금은 아쉬웠지만 말이다. 그래도 외딴 섬에서 광기를 내보이는 곱추 죠고로나 어두운 동굴 속을 헤매이며 점점 정신이 날카로워지는 미치오와 미노우라의 모습은 정말 생생하게 다가왔다. 책을 읽다보면 중간 중간 애드거 앨런 포와 같은 다른 추리소설 작가와 책이 등장한다. 그 책들도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