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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온천
요시다 슈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에 관한 다섯가지 이야기. 온천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그래서 사랑이야기도, 온천이야기도 만나게되는 재미있는 컨셉
입니다만.
심술맞은 요시다 슈이치의 마이너스적인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평소 팬이시거나 이런 류의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괜찮겠지만 '첫사랑'이란 단어가 주는 상당히 로맨틱한 느낌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흰 눈 온천'과 '순정 온천'은 전형적인 로맨틱한 느낌과는
살짝 다르지만 어느 정도 현실적인 느낌이 있는 로맨스입니다.
이 책 제목인 '첫사랑 온천'이 첫 이야기의 제목입니다.
첫사랑과 결혼해서 살고 있고, 꽤 일도 잘되는 남자와
그런 남편을 떠나려는 여자의 이야기.
사랑은 함께 가는 것이지 아름다운 모습만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줍니다.
'흰 눈 온천'은 말 많은 부부의 온천 여행이야기 입니다.
딱 조연 타입이라는 엄마의 얘기 때문인지 이 부부는 곧
헤어지려나 하고 조마조마했는데 그런 얘기는 아니었습니다.
나와 우리의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의 이야기 같습니다.
'망설임의 온천'은 성격이 우유부단한 타입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불륜은 어떻게 하는지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지요.
그러나 그 우유부단함 때문에 결국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하는..
그런 망설임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그러나 선택은 자신이 한 것을 잊지 말아야할 것 같습니다.
불륜도 부인이 하라고 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 주인공의
망설임이 기분 나쁘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주위에 이런 사람
꼭 있기는 마련이지요. 그래서 더더욱 현실적인 글 같다고
여기게 됩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온천'은 너무 휑한 마음이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흔히 있을 법한 이야기이지만 요시다 슈이치 특유의
감성이 섞여서 더 애잔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더
언급하지 않는게 읽어보실 분들에게 좋을 것 같구요, 읽어보신
분들은 어떤 의미인지 아실듯 합니다.
'순정 온천'은 고등학생의 사랑이야기와 끝나가는 사랑이 겹쳐서
진행되는 방식입니다. 사랑은 영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아니고
10대 때의 그 맹목적이고 영원할 것만 같은 사랑의 순간입니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면, 이 '순정 온천'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어, 다른 네 가지 이야기가 마치 한 사람의 인생처럼
돌고 돌아, 앞으로 너무 사랑하면서도 '사랑하는 것'만이 아닌,
아픔도 느끼고 괴로움도 느끼고 상처도 주는..
일들이 곧 다가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런 느낌이 요시다 슈이치 만이 주는 매력이겠지요.
그리고 온천들을 묘사하는 문장력 또한 그의 매력이겠구요.
간혹 잔인한 현실을 들이대는 면도 과감히 드러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