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이 도망간다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보고 코믹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전혀 그런 쪽은 아니구요.
이토야마 아키코라는 작가의 책 답게, 마음을 짠하게 울리는 면이
있는 가슴 아프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아마포 20엘레는 상의 한 벌 값이다'
라는 환상이 들리는 주인공은 정신병원을 나가야겠다고 결심합니다.
나가는 길에 있었던 나고얀에게 함께 가자고 하여 끌고 나옵니다.

나고얀은 나고야 사람이면서 사투리를 절대 안쓰고
표준어를 쓰는 사람인데 경미한 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간혹 전혀 정신 병원을 탈출한 사람같지 않습니다.

나고얀은 주인공 하나 (두 사람 다 실명이 아니라 별명인 것 같네요)
에게 끌려나온 사람치고는 꽤 멀쩡하고 주도적입니다.
돌아가자고 끊임없이 말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하나를 도와줍니다.
나고얀의 차와 돈이 없었으면 이 여행도 지속될 수 없었겠지요.

배경은 하카타인데 그들은 남쪽으로 도망을 칩니다.
도쿄로 가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네요.
힘들고, 환청이나 환상이 있어도 꿋꿋하게 주인공은 여정을 계속합니다.
나고얀과 함께 1000km를 달리는 것으로 여름을 납니다.

답이 나온 문제는 아니지만, 대화로 미뤄보면
주인공의 환상은 전남자친구로 기인했던 것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여자친구에게 정신병이 있다는 것을 안 직후 연락을 끊어버린 사람.
너무 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나에게 이런 일이 닥쳤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답니다.

이 소설이 주고자하는 것은 무엇일까?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해봤는데 결말을 보니
'자신을 사랑하는 것' 인 것 같습니다.

나고야 태생인 나고얀은 자신의 고향을 거부하고,
도쿄에서 살고 싶었지만 회사 발령으로 후쿠오카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던 절망감.

주인공의 조울증은 어디에서 나오는지는 설명은 없었지만
마지막 남쪽 섬까지 가서 자신의 고향을 사랑하게된 복잡한
마음을 느꼈다고 하니 그것이 '자신'을 인정하는 과정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나고얀에 대한 정확한 얘기는 없지만 아마 그 또한 그랬을 것 같습니다.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두 발로 이 세계를 살아가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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