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종신검시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일본드라마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제목이라도 한번 들어봤을 '임장: 종신검시관'.
그 드라마의 원작 소설입니다. 아무래도 원작이 있는 경우에는 자꾸 비교해게 되어
어느 쪽이 더 낫다는 우위를 판별하게 되는데 최근 서평을 썼고, 비슷한 경우였던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과 마찬가지로 이 쪽도 원작과 드라마 모두 수작입니다.
설정이 좀 다른 편인데 드라마에서는 40대 정도의 검시관이 주인공입니다.
그러나 이쪽은 꽤 나이가 있는 노년의 할아버지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의 구라이시는 꽤 여자들에게 느물느물한 것 같이 나와도
정작 부인을 못잊는다던지 그런 어두운 일면이 보여지는데 원작의 구라이시는
그냥 여색, 술 밝히는 노인내같은 이미지가 있습니다. (나쁜 의미의..)
작가가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기자들 이야기도 자세히 나옵니다.
드라마보다 더 자세한 묘사가 되어있네요. 그래선지 문체 자체가 상당히 깔끔합니다.
감정 묘사가 없는 것은 아닌데 상당히 깔끔합니다. 무언가 묘사할 다른 적당한
단어를 찾아봤는데 잘 도달하지 않네요. 질척거린다던지 끈적거린다던지
그렇지 않은 반대되는 심플한 문장이랄까요. 그렇다고 가벼운 건 아닌데 말입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수사하는 내용들도 등장했는데 이 소설은 정확하게 검시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수사가 어찌 진행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나
범인의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01_붉은 명함
드라마에도 나왔던 경찰 관계자와의 관련인물의 죽음. 자살이냐 타살이냐가 문제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나이대가 어려서 미혼이 아니었나 싶었는데
여기서는 제대로 유부남으로 나오는군요.
02_눈 앞의 밀실
이 에피소드도 드라마에 나왔었는데 좀 다릅니다. 기자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여기서는 남녀가 데이트하는 상황이라야 경찰의 눈도 쉽게 피할
수 있어서 위장 잠복 근무를 하는 것 같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자의
부인으로 나오는 등장 인물이 상당한 추리력이 흥미롭습니다.
그런 면이 드라마보다 더 재밌네요.
그리고 국내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일본은 기자들이 경찰들 집에 모여서
사건에 대한 무슨 얘기라도 들어려고 하는 일이 잦았나봅니다.
03_화분의 여자
이 에피소드는 드라마에 등장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네요. 없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쌍방 불륜의 이야기입니다. 좀 안타까운 결말이지만, 역시 여자의 직감은 틀린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꼬집어 맞춘 것은 아니지만요.
그리고 다른 에피소드도 겹쳐서 나오는데 이 이야기는 드라마에 나왔던 것 같네요.
누군가의 살의. 사람을 가두고 죽일 때 까지 기다리는 잔인함. 그것을 알면서 언젠가
죽게될 것이라는 것을 기다리는 공포감은 상당했을 것 같습니다.
구라이시가 밝혀줘서 제가 다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4_전별
경찰 42년 생활을 마감하는 이번 에피소드의 주인공. 이것도 드라마에 나왔던 일화네요.
05_목소리
노코멘트 하고 싶은 끔찍한 이야기
06_한방중의 조서
드라마에 나왔던 에피소드. 슬픈 이야기입니다. 자식이 내 친자가 맞는지에 대한 의심.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을 최악의 상황에서 듣게 된 것. 부성애란 어떤 것일지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07_실책
두 가지 에피소드 등장. 모두 드라마에 나왔었습니다.
두 이야기 다 참 좋지요. 죽은 사람이 나온다는 것에 좋아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요.
08_17년 매미
마지막 에피소드 답게 예전 구라이시의 이야기와 구라이시의 미래에 대한 암시가 잠시 있습니다.
짧지만 강렬한 문장을 쓰는 작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너무 간결한, 깔끔한 문체를 쓰다보니 문장 자체의 감동보다는
스토리에 감동하게 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