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를 가장한 와카타케 나나미의 매력적인 데뷔작!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6월

편집자를 가장한 와카타케 나나미의 매력적인 데뷔작!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은 그녀의 데뷔작으로 일상 속의 미스터리를 사보에 연재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사건을 '미스터리'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한순간 '소름'을 끌어내고 있다. 우리의 일상이 뜻밖에도 '미스터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다. 인간이 우주에 출현한 이래 수없이 생긴 전설이나 신화, 그리고 해결하지 못한 인류의 수수께끼 등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의 삶 자체가 '미스터리'라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 와카타케 나나미는 이 작품에서 사보를 만드는 '편집자'를 가장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느닷없이 주어진 '사보 편집'에 난색을 표하던 와카타케 나나미 편집장. 그녀에게 '새로 창간하는 사보에 단편소설을 실어야 한다'는 미션이 주어진다. 아는 선배에게 부탁을 하지만, 그는 다른 이를 추천한다. 하지만 이름은 밝힐 수 없다는 등 여러 조건을 내세우며 연재를 수락한다. 하지만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 하는 그녀에게 그것이 대수겠는가. 

 

미스터리 속의 미스터리!
 
데뷔작이라고 보기에는 놀라울 정도로 갖춘 완성도와 새로운 형식의 미스터리. 그런 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다음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의 6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익명의 작가가 연재하는 12편의 연작 미스터리, 그 연작들을 편집한 저자(편집자를 가장한 와케타카 나나미)의 후기, 그리고 익명의 작가가 보내는 마지막 편지까지. 일상의 미스터리를 이야기하듯 소개하고 있는 이 작품은 옴니버스 연작이지만 12편 자체가 하나의 미스터리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연작'이라는 의미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매월호가 발행될 때마다 소개되는 사보의 차례도 독자를 위한 재미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은 '힌트'이기도 하다. 책을 다 덮고난 후에야 그것이 '힌트'라는 것을 알게 될 정도의 미미한 것이지만 저자가 뿌려놓은 열쇠들의 완성도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기도 한다.

초등학교 때 나쓰미의 여름방학 숙제를 도와주러 외삼촌댁에 가자, 직접 구운 케이크와 평소 집에서는 먹을 수 없는 맛있는 초콜릿 등을 내와서는 어느 틈에 내 무릎에 앉은 딱지를 보고 "얘, 100엔 줄게, 외숙모가 그 딱지 뜯자" 하면서 슬금슬금 다가왔다.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은 말 그대로 일상의 미스터리이기에 자극적이고 잔인하고 엽기적이진 않다. 저자가 그려내는 사소하지만 재미있는 '일상 미스터리'에 인간다움을 느끼게 되니, 언뜻언뜻 비치는 인간을 사랑하는 저자의 모습을 감상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