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1
미우라 시온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날 나에게 불어온 바람 한 줄기……

 

촉망받는 육상선수였지만, 울컥하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저질러버린 폭행사건에 미래가 바뀌어버린 가케루. 그는 육상과는 관계없는 과에 입학했지만, 그에게 달리기는 삶이자 자신 그 자체였다. 도박으로 돈을 날리며 학교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어느날 '기요세 하이지'를 만난다.  
기요세 하이지는 다리를 다쳐 달리기를 포기한 간세 대학의 4학년생으로 지쿠세이소 주민들을 모아 '하코네 역전경주 대회'를 도모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케루'를 만난 것이다.
"너구나, 그토록 내가 찾았던 사람이……." 

지쿠세이소 기숙사에는 일찌감치 사법고시에 합격한 학구파 유키, 최고연장자 니코짱, 신입생 쌍둥이 조타와 조지, 퀴즈왕 킹, 흑인 유학생 무사 카말라, 만화책을 좋아하는 오타쿠 왕자, 시골출신의 신동이 살고 있었다. 거기에 기요세가 데려온 가케루가 들어오면서 모두 10명이 살게 된다. 그때 기요세가 청천벽력같이 내뱉는 한마디!
"이제 지쿠세이소는 육상부가 되었다. 우리는 하코네 역전 경주를 목표로 달릴 것이다." 

반협박, 반강제로 시작된 지쿠세이소 육상부. 달리기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이었던 이들이 '하코네 역전 경주'를 목표로 달리기 연습을 시작한다. 동기야 어쨌든 그들은 이로 인해 하나로 이어지고, 또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하지만 하코네 역전 경주는 자신의 파트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이어가는 달리기로 '혼자의 싸움'이면서도 '혼자의 싸움이 아니라는' 두 가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야만 그것이 같은 팀원을 위한 길이 되기 때문이다.  
 

긴장감은 시시각각 높아졌지만, 그것조차도 기분 좋게 느껴졌다.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쿠세이소에 있으면 줄곧 함께 연습하고 생활해온 멤버들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달리기 시작하는 것을, 달리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것을 언제라도, 언제까지고 기다려주는 벗들이 있었다. 역전경주는 그런 경기다.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냐, 싸워서 우리만의 승리를 손에 넣는 거야!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스포츠소설이기도 하지만, 경기를 통해 한 사람의 인간으로 발전하는 인간승리 소설이기도 하다. 처음에 기요세가 팀원들에게 '이길 수 있어'라고 이야기했던 부분은 팀원들을 자극시키지만, 그것은 사실 1등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각자의 싸움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스스로 뿌듯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이미 경기의 승패에 상관없이 승자이기 때문이다. 가케루는 기요세를 따라 지쿠세이소에 들어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원토록 반짝반짝 빛나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네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그리고 너와 함께 지낸 지금은…… 너에 대한 내 마음을 '믿는다' 같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믿고 안 믿고가 아니다. 그저 너는 너일 뿐이다. 가케루, 내게 있어 최고의 달리기 선수는 너밖에 없다." 

 

지쿠세이소 친구들에게 불어왔던 바람 한줄기, 그것은 강하고 또 부드러웠으며 반짝반짝 빛났다. 그 바람이 나에게도 불어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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