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의 손바닥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윤덕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한번 빠지면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그곳, 그곳은 바로……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저주를 풀기 위해 이리저리 벗어나려 애를 쓰지만 결국은 원래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그것을 삼장법사는 '부처님 손바닥'이라고 했다지.

여기서 나오는 미륵은 종교단체의 교주, 일종의 신이다. 즉 모든 신자는 미륵의 손바닥 위에 있다고 하는 일종의 엄포가 느껴진다.
『미륵의 손바닥』은 예전 일본이나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이비 종교단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람들의 공허한 마음을 파고든 종교단체가 사실은 그들을 얼마나 좀먹고 있는지 그들의 실상이 어떠한 것인지를 아비코 다케마루는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혼합시켜 이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이 탄로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던 쓰지.
아내가 갑자기 살해되고, 설상가상으로 부정부패 혐의를 받게 되는 에비하라.
그들은 자신의 아내가 남기고 간 흔적을 뒤쫒다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함께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들에게 다가오는 미륵이라는 어둠의 존재.
차라리 먼저 호랑이굴에 들어가자는 에비하라의 제안에 쓰지는 '구원의 손길'이라는 종교단체에 가입하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아내와의 힘든 생활, 학생과 벌였던 부적절한 관계 등,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미륵이라는 종교에 점차 감화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급속하게 신자를 늘려가고 있다면 관료나 정치가와 연줄이 있다고 해도 이상할 바가 없고, 더 나쁘게 상상해본다면 경찰 상층부에 신자가 있을 가능성 또한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지에서 일어났다는 트러블이 문제화되기 전에 덮어버릴 수 있었던 것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 쪽은 승산이 없을지도 모른다.
사교집단. 그들은 활동 자금을 모으기 위해 범죄마저 불사하지 않는 무리일까?

 

한때 우리나라에도 '도를 믿으십니까'라는 말로 사람들을 꼬드기던 곳이 있었다.
정말 순진하고도 맑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로서는 가족이 행복해진다는 말을 듣고 정말 순진하게도 따라갔다. 그리고 그후에 겪었던 일은 지금 생각하면 그저 비웃음밖에 떠오르지 않는 일뿐이었다. 나중에는 제발 집에 보내달라며 울기까지 했으니. 게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된 지인들로부터 무수한 조롱을 받았다. =_=;;;

사실 종교가 딱히 없는 본인으로서는 남에게 믿음을 강조한다는 사실이 유쾌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다른 종교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의지할 곳을 찾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나는 내버려두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 ㅋㅋ 

이 작품 『미륵의 손바닥』은 사이비 종교단체의 문제와 신자들의 실상을 폭로하는 사회상 짙은 책은 아니다. 그저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라는 가정하에 미스터리 장르와 혼합된 것이다. 하지만 거짓말이라고도 생각할 수 없는 것은 현실의 삶 자체가 미스터리로 뒤범벅되어 있는 탓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지막 그들의 관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으니, 궁금한 분은 쓰지와 에비하라의 뒤를 쫓아가보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