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스피드 엄마 - 제126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나가시마 유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림원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제126회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한「맹스피드 엄마」와 문학계 신인상을 수상한 「사이드카에 탄 강아지」 두 가지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을 수상했다는 공통점 외에도 화자가 아이라는 점이 같다. 아이가 바라본 어른의 세계. 그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그런데 『맹스피드 엄마』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맹스피드 엄마」

"나는 남자가 아냐."

이러면서 엄마는 아들의 참관일에 지금껏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뚝심 강한 담임선생님이, 오지 않으면 직접 찾아가겠다고 엄포를 놓자 당시 사귀던 남자친구를 이끌고 왔다.
그럼에도 자신을 봐주러 왔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마코토.
하지만 자신의 변명이나 거짓말에 조금도 캐묻지 않는 엄마를 마코토는 사랑한다. 그녀 나름대로 자기 삶을 소중히 하면서 그리고 아들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 때문에 이지메를 당하지만, 결코 엄마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귀여운 아이. 그것이 바로 「맹스피드 엄마」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마코토는 걱정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엄마의 귀가가 늦는 일은 흔히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정이 지나자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불 속으로 기어 들어갔지만 전화벨이 울릴 것 같아 잠이 오지 않았다. 사고라도 난 것일까.

 
「사이드카에 탄 강아지」
 엄마와 아빠는 툭하면 싸웠다. 마치 싸우기 위해 결혼한 것처럼.

그러다 어느날 엄마는 나가버렸다. 하지만 '가출'했다는 의식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걱정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요코 씨가 찾아왔다. 남자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그녀. 엄마처럼 '안 돼'를 연발하지도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그다지 원하는 것도 없었지만) 가만히 나를 지켜봐주었다. 오죽하면 사육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을까.

그녀가 나 '가오루'의 삶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나는 간만의 평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행복했다. 그래서 그녀가 아빠의 '애인'이었다는 사실도 다 늦게 나이 먹고, 동생에게 들어 자각하였다.

가오루는 나이 들어 동생과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에서 요코 씨가 떠난 뒤 지내왔던 자신의 죽어 있던 나날들을 대신해 '요코 씨와의 추억'을 떠올린다. 슬슬 때가 됐다면서 자신의 진짜 삶을 시작하고자 하는 가오루. 그녀는 지금 자신만의 또다른 요코 씨를 만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무렵의 요코 씨보다, 아마도 나이를 많이 먹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무렵의 요코 씨처럼, 엄마에게 뺨을 맞고서도 끄떡 않는 강함도 없고, 남의 자전거 안장을 태연하게 훔칠 수 있는 잔인함도 없고, 타인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랑도 한 적이 없고, 상처 입은 적도 없다.

짧은 단편 2개를 가뿐히 읽고 나니, 어린 시절 생각했던 '내가 어른이 된 모습'을 떠올렸다. 그때 내가 상상했던 어른의 모습과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다를까?

지금 살고 있는 어른과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지만, 어린 시절 꿈꾸었던 '어른의 모습'을 떠올리니 향수에 빠져들고 싶다면…… 이 책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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