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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추리·범죄소설 100선
마틴 에드워즈 지음, 성소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범죄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저자 마틴 에드워즈는
20세기 전반, 추리라는 장르가 발전하는 과정을
추리소설 100여 편으로 설명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영국 국립 도서관에서 발간한 '고전 범죄소설'시리즈를
읽을 때 참고할 안내서로 볼 수 있다.
참고로,
완전한 추리 소설 100개를 압축해서 담은 책이 아니었어요.
1901년~1950년 전성기에 출간한 작품 중에서,
저자가 엄선한 소설 102편이 스포일러 없이 담겨 있었습니다.
코난 도일이나 애거사 크리스티 같은 유명한 작가들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제까지 몰랐던 고전들까지 담고 있어서
독자들에게 '길라잡이'같다고 생각도 드는데요,
저 같이 어떤 고전 범죄 소설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독자와는 반대로
이미 고수의 경지에 오르신 분들은 시대순으로 정리해보는 시간이
될 것 같았습니다. 낯선 작품도 꽤 많았어요.
추리소설의 주목적은 독자를 재미있게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추리소설은 인간 행위를 꿰뚫어 볼
통찰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문학적 야망과 성취까지 자랑한다. _10p
1841년 에드거 앨런 포가 발표한 <모르그 가의 살인>은
최초의 추리소설이자 최초의 밀실 사건을 다루는 작품으로
알려지지만 그 앞에 나온 선구적 작품이 있었다고 합니다.신기했어요.
독자를 매혹하고 즐겁게 해준 역사는 추리소설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웃긴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지구력이 부족한 작가들에 관한 것이었어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파멜라 브랜치는 <나무로 만든 외투>라는
흡입력이 훌륭한 소설을 내놨다고 합니다.
법정의 잘못으로 무죄를 선고받은 살인자들의 모임이
주제였는데요, 지금 봐도 흥미로워서 시간이 되면 꼭 찾아보고 싶더라고요.
안타까운 것은, 이후에 꾸준히 활동하지 못하고 소설을 접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희극적 요소가 풍부한 소설로 두각을 나타내던 작가는
추리라는 장르에 흥미를 너무 일찍 잃어버려서 그만두었다고 해요.
유머러스한 작품으로 비열한 금융계를 도피하려는 시도를 했던 작가도 있고 ㅎㅎ
오랜 세월에도 변함없이 건재할 코미디 범죄소설을 쓰는 일은 몹시 어렵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작가들은 직장이 추리 소설의 배경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만 해도 작가들은 꽤 살고 있는
부유한 집안이었나 봐요. 엘리트주의 세상이었다고 합니다.
(왠지 작가들은 가난하고 어려운 상황 같은 예술가? 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틀렸네요.ㅋ)
금수저(?) 작가들의 세상이 작다 보니, 노동자 계급의 대화를 문장으로 표현할 때
지금 독자들이 보기엔 매우 민망할 정도였다고 해요.
이 작가들의 세상이 아주 좁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세상과 너무도
달랐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지난날의 영국, 어떤 면에서는 요즘과 영
딴판인 영국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도 고전 범죄소설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_207
애거사 크리스티의 대표적인 <오리엔탈 특급 살인>이나
'법이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 어떻게 정의를 실현할 것인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처럼 '이타적 범죄' 개념을 담은 1930년대
소설들이 나올 때는, 법정 소설을 좋아해서 저절로 몰입이 되더라고요
이후 과학의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부분이 추리나 범죄 소설에
어떠한 방식으로 스며들었는지 등등 호기심 가득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주제에 따른 공통점을 가진 작품끼리 묶여서 나오기에
취향에 맞는 소설을 찾기도 쉬웠는데요,
저는 '15. 정의의 게임'에 소개된 작품들부터 찾아보려고 해요.
국내에도 다 번역된 도서가 있으면 좋겠어요.
시행착오 / 12인의 평결 / 법정의 비극 / 고 스몰본
영국 고전 범죄 소설에 관심 있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익숙한 작품들은 반가웠고, 낯선 작품들은
새로운 발견으로 신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