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먹했고 슬펐지만 다시 일어서는 결말!

보물섬 - 영웅들의 섬
신도 준조 지음, 이규원 옮김 / 양철북 / 2020년 7월

보물을 찾아 떠나는 영웅들의 모험담으로 착각할 수도 있는 제목이지만

일본 오키나와의 역사적 아픔 속에서 사라진 친구와의 우정을 담고 있는 스토리였습니다.

류큐왕국이었던 그곳이 본토에 합류되는 과정에서 미군들의 지역이 되어버렸는데요

후에 어마어마한 비밀이 밝혀져서 놀랍고 끔찍했습니다.

본토 방어라는 명분으로 집단 자결을 했던 '비극의 섬'

미군정 치하를 살아야 했던 '기지의 섬'

살아남았지만 가진 것을 빼앗긴 자들의 '투쟁의 섬'

일본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버리는 섬'

총알받이처럼 맨 앞에 서서 무의미하게 사라져간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며

미군부대를 털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던 무리의 영웅 '온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경외심을 줄만큼 뛰어났던 온짱은

부대를 털던 중, 미군에게 발각되어 쫓기던 와중에 사라지고 맙니다.

같이 행동하던 다른 아이들은 그때의 온짱을 잊지 않고 2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찾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센카아기야의 전설적인 영웅 온짱이 사라졌다!
미군 기지에서 빼돌린 ‘예정에 없던 전과’와 ‘사라진 영웅’
20년에 걸쳐 그의 행방을 쫓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오키나와 현실을 달려가는 세 친구

경찰. 조폭. 선생님이 된 아이들은 서로를 보듬고 우정을 지키려 하지만

배신과 불신으로 물들기도 하고. 어릴 적 추억으로 다시 뭉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살인사건을 최초로 목격한 아이 '우타'가 등장하면서 또 하나의 큰 비밀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결국 그들은 온짱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다소 거친 문체는 참혹했던 오키나와의 참상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역사적인 지식은 없었지만ㅠ 그들이 얼마나 힘든 시기를 살았는지 알겠더라고요.

더불어 일본이라는 이유로 깊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오키나와 사람들의 인간대 인간의 고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여러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쟁 앞에서 희생을 당하는 것은,

평화롭게 살기를 원했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먹먹했습니다.

미군 비행기 추락으로 불붙은 아이들의 모습에 

분노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슬쩍 넘어가려는 변명과

군인들에 의한 무차별 강간 당하고, 태어난 아이들

그리고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은 수많은 여성은 충격이었습니다.ㅠ

고위급 간부의 소행으로 태어난 아이를 문제가 될까 봐 끝까지 추격하기도 하고요.

읽는 내내 우리나라의 역사도 떠올라서, 재밌다고 하기엔 마음이 아팠습니다.

역사를 모르고 보면 초반은 약간 어리둥절한 부분도 있어서

크게 속도가 안 났는데요 그 후엔 점점 속도가 올랐어요.

1952년부터 1972년이 녹아있는 책이라 역사적 지식이 있는 분이라면

160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유가 더욱 와닿으실 것 같아요:)

추가: 또다시 일어서는 결말이지만, 온짱과 우타의 결말은 많이 슬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