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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0월
평점 :
표지로 심장어택 당했던 책!!
"나는 머리가 매우 좋은 데다가 공부도 열심히 한다.
크면 분명 훌륭한 사람이 될 거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밖에 안 됐지만
벌써 어른에 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매일 착실히 노트에 많은 것을 기록하고 책도 많이 읽기 때문이다."
소년 주인공, '아오야마'의 패기 넘치는 자기소개 좀 보세요.
읽다가 정말 뜨끔 했다니까요.ㅋㅋ 저는 일기도 안 쓰고 있어서 더 찔렸어욬ㅋ
그래도 책은 꾸준히 읽고 있어서 다행이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아야 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어제의 나 자신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하루하루 세계에 대해 배워나가면
나는 어제보다 조금씩 훌륭해진다.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남아 있다.
오늘 계산해보니 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3000하고도 888일이 남아 있다.
그날이 왔을 때 내가 얼마나 훌륭해져 있을지는 짐작도 못 하겠다.
너무 훌륭해져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닐까."
성인이 될 때까지 남은 일수를 계산하고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는
'아오야마'는 정말 11살일까요?
이 놀라운 소년과 펭귄의 만남은 과연 어떻게 될지 매우 궁금해지더라구요.
한적한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펭귄을 본 아오야마는 자신의 노트에 꼼꼼히 기록하며
펭귄들이 과연 어디서 왔으며 무엇을 먹는지,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는 비밀을
풀기 위해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연구를 시작해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치과 누나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누나가 던진 콜라캔이 펭귄으로 변신한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매번 그런 것은 아니었기에 더더욱 연구의 필요성을 느낀 아오야마는
점점 누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집니다.
유난히 누나의 큰 가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기도 하고
누나의 향기에 반하기도 하는 사춘기 같은 모습도 보여서 웃음이 났어요.
ㅋㅋ 떼끼~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나타나며 주인공 일행은
판타지의 세계로 점점 빠져들어 가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또 현실이구요. 혼란 속에서 꾸준히 답을 찾아
단서를 하나하나 모아 나갑니다.
"세계의 끝은 멀리 있지 않아.
세계의 끝은 접혀서 세계의 안쪽에 숨어들어가 있어."
작가는 모리미 도미히코에요.
다른 작품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펭귄 하이웨이>로
일본 SF 대상을 수상하고 서점 대상 3위로 올랐다고 하네요.
이 책을 읽으며
상상력 100% 발동했던 장면을 딱, 한 가지만 뽑는다면
하늘을 올려다보던 펭귄들이 차례차례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펭귄은 실제로는 날지 못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더 감동적인 장면으로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어요.
애니로 본다면 이 장면을 꼭 보고 싶네요.
과연 나와줄까요? (두근두근
처음엔 귀여운 펭귄들과의 우정을 나누는 내용인 줄알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오묘한 세계관과 조숙한 소년 '아오야마'의 달뜬 감성과 얽히며
어린이용 소설이 아닌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느낌을 더 받았습니다.
근데, 치과 누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ㅎㅎ
재밌게 읽었지만, 궁금증이 남았기에
최근 개봉한 애니도 보고 싶어지네요.
애니 보기전에 책으로 보길 잘 한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