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기생충 - Novel Engine POP
미아키 스가루 지음, 시온 그림, 현정수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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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10살 차이를 극복한 17세 소녀 '사나기'와 27살 남자 '코사카'의 러브스토리
ㅡ제목: 사랑하는 기생충
ㅡ기생충에 관심이 많은 소녀와 컴퓨터 바이러스에 관심이 많은 남자

아무리 봐도 공통점을 모르겠다.
어째서 기생충이 들어가는지 감조차 잡기 힘들었지만
책을 선택함에 있어 망설임은 없었다.
표지가 큰 몫 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공허한 시선으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소녀에 관심이 갔다.
이 소녀의 전혀 다른 모습이 한 장 더 있는데
책의 후반쯤 가야 이유가 나온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할 만큼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각자의 은밀한 비밀을 가진 두 사람이 사랑하는 감정을 가지기까지 순탄치만은 않다.
거대한 음모가 숨어있는 듯한 사건들과 정체불명의 남자도 등장한다.
따뜻하고 다정한 이야기는 아니다.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사랑의 진위 여부를 놓고 끊임없이 갈등하는 내면이 고통스럽기도 하다.
그 속에서 이제까지 해보지 못했던, 소소한 행동 하나, 습관 하나하나에 미소를 짓는다.
그들에게는 남들이 평범하게 누리는 행복이 마냥 꿈만 같았기 때문이다.


코사카가 칠하지 못했던 색을 사나기가 칠하고,
사나기가 칠하지 못했던 색을 코사카가 칠하는 것으로
두 사람은 서로의 세계를 보완했다.
그러는 것으로 세계가 보다 또렷하게 그곳에 떠올랐다.  (p158)
기생충에 집착(?) 하는 소녀의 비밀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전문적인 이야기들이 자주 나왔는데
쉽고 편안하게 읽으려고 했던 나는 조금은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상황이 소설이 아닌, 현실감을 가지고 납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옛날에 읽은 책에 적혀있었어.
동물의 의식에는 과거도, 미래도 없으며 그저 현재만 있다고.
그러니까 괴로운 일을 몇 번 겪더라도 그것은 경험으로서는 축적되지만,
고민 그 자체로는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첫번 째 고뇌도, 천 번째 고뇌도 단순히 '현재의 고뇌'로만 인색된다고.

덕분에 희망을 품는 일도,
절망에 빠지는 일도 없이 저렇게 평온한 상태로 있을 수 있대.
어는 철학자는 그것을 '현재를 향한 전면적 몰입'이라고 불렀는데....

나는 동물의 그런 모습을 동경해. (p156)

독특한 소재와 결코 가볍지 않은 그들의 아픔이
엔딩으로 인해 여운을 남긴 소설이다.

사소하게 지나쳐버린 추억이 있다면
읽고 난 후 떠오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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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미한 살인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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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다 읽었네요!

흡입력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자신만의 틀안에 갇혀 살던 '잔느'라는 여주인공이

연쇄살인범의 편지에 미묘한 감정을 느끼며

조금씩 변해가는 심리가 상당히 매력적이에요!


 

<유의미한 살인>이 과연 가능한가.라는 난제의 제목과

여인의 얼굴로 가득 찬 표지가 최근 만난 책 중에 가장 강렬했어요!


저자 카린 지에벨의 데뷔작이자, 마르세유 추리소설 대상을 탔다고 합니다.

주인공 '잔느'에게 완벽 빙의 되어 끊임없이 갈등하면서 읽었네요 ㅎㅎ


 

가장 아름다운 말과 단어만 생각하고 추악한 나머지 것들은 다 잊기로 했다.

마음을 달래주는 기차 소리와 주변을 둘러싼 익숙한 장면들에 기대서.... (p86)

잔느는 정확한 시계처럼 하루의 일과를 정해진 데로 행동해야 안정감을 느껴요.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겪으며 자신을 타인에게 드러내는 것조차 극도로 싫어하죠.

그러던 그녀가 매일 타는 기차 안에서 만난 편지 한 장이

공허했던 가슴에 커다란 파문을 서서히 일으킵니다.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연쇄살인범과의 교감과 정의감,

그리고 사랑과 연민을 마지막까지 고민하며 가져가게 만들며 흥미진진했어요.

 

자신 스스로 연쇄살인범이라고 밝히는 '엘리키우스'의 정체는 무엇이며,

유의미한 살인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요.

그녀의 마음은 누구를 향하고 있는 걸까요?


잔느는 경찰서 사무직인데

에스포지토 반장이라는 매력적인 남자도 등장하거든요!


 

그녀의 마음은 덫에 걸려 어쩔줄 모르는 동물처럼 견고한 벽 속에 갇혀 이리저리 부딪혔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온통 괴물 천지였다.

그리고 뱃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느껴지는 고통.

울 수도 없고 소리를 지를 수도 없었다.


잔느는 입술을 깨물었다. 피가 나올 때까지. 손톱으로 살을 찔렀다.

고통을 호소하며 절규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고통은 이미 오래전, 그녀의 몸과 마음 깊숙한 곳으로 들어와

혈관의 피를 대신하고, 오장 육부를 집어삼켰다.

심지어 머릿속까지 침투해 모든 생각을 지배해왔다.  (p90)

 

스포 당할수록 재미가 반감하기 때문에 중요한 스토리는 쓸 수 없었지만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고 사건보다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더 관심이 있다면

추천 쾅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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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6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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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이라는 캐릭터는 알고 있었지만 책은 처음이라 설렘설렘하면서 기다렸어요 ㅎㅎ

표지만 보고 무서운 이야기로 구성된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더라구요. 서운한건 아니고


무민 골짜기에 사는 무민 파파, 무민 마마, 무민 가족의 이야기에요.

그들의 친구들도 나오는데 그림이 같이 있어서

상상했던 캐릭터의 이미지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펜으로 거칠게 대충(?) 그린듯한해서 조금 실망스러웠는데

계속 읽으면서 적응되니까 오히려 개성 있어서 좋더라구요.



9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토베 얀손의 6번째 무민 연작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하니

이전과 이후의 책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지더라구요.


이번 책의 내용은

'내 가치관이 흔들렸을 때'의 다양한 반응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몰랐는데

무작정 읽다 보니 맨 마지막 아홉 번째 이야기 '전나무'에서

크리스마스를 처음 맞이한 무민 가족들의 반응을 보니 감이 오더라구요 ㅎㅎ


앞뒤 없이 <보이지 않는 아이>를 먼저 읽었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모두 독립적인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세상에 남은 마지막 용'과 '전나무'를 가장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마지막 용이 너무 작아서 귀여웠어요. 주인(?)의 말은 안 듣고

그의 친구를 더 좋아해서 따라나가는 용을 바라보는 무민의 심정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갈등과 고민으로 가득해요.

그 와중에 용이 불을 조그맣게 내뿜어서 여기저기 구멍도 나고 ㅎㅎ


전나무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 나무인데

무민의 가족들은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겨울잠을 깨면서 이것저것 준비하는 이웃을 보게 돼요.

그들이 생각하는 크리스마스는 전혀 다른 존재로 다가옵니다.ㅋㅋ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봤다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상 막힘이나 이해가 안 가는 점은 없었지만

토베 얀손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가 초반엔 조금 낯설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야기에 빠지면서는 금세 적응이 돼서

다른 책과는 다른 개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총 8가지의 시리즈가 있다고 하니

이후에 나올 두 편도 이어서 만나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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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 - NT Novel
가노 아라타 지음, 유경주 옮김, 신카이 마코토 원작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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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사실주의 작화 법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언어의 정원>이 소설로 나왔습니다~

아직 애니를 안 봤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소설책으로 먼저 만나다니! 설렘 설렘 했어요. 


 

<초속 5센티미터>, <너의 이름은>을 통해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감독의 나이가 궁금해질 만큼 풋풋한 감성이

작품마다 잘 드러나서 기억에 많이 남았었어요.


이 소설의 저자는  카노 아라타에요.

신카이 감독의 원작을 자주 소설화하는 작가입니다.

그래서 내용도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싶네요.


<언어의 정원>은 지은이에 따라

신카이 마코토 페이지 400쪽/ 카노 아라타 288쪽 입니다.

두 책의 차이점은 제가 한 권만 읽어서 잘 모르겠다능;;


 

<언어의 정원> 애니 포스터를 본 적이 있는데

소나기 오는 날, 정자 안에서 남자가 여자의 발에 펜을 대고 있는 장면이었어요.

뭐하고 있는 건지 전혀 감이 안 잡히는 거예요ㅋㅋ막 궁금 터지고!

지금 생각해보면,

검색해보고 싶은 유혹을 잘 참은 것 같아요.


 

비가 오는 날에만 만날 수 있는 그녀를 향해

조심스럽지만 용기를 내는, 고등학생 타카오의

사춘기적 감정선이 섬세했어요.

잔잔한 흐름을 타고 전해지는 주인공의 심정이 좋았습니다.


 

수제 구두 장인을 꿈꾸는 소년과

비밀스러운 여인의 만남.


 

저는 이 작품에 대해 전혀 모르고 봤는데요.

소년의 첫사랑(?) 그녀가 누구인지 밝혀지는 시점에서

적잖은 충격을 (주인공과 함께) 받았다죠..

아ㅡ 그때의 심정이란.. ㅠ

 

 

아무런 정보 없이 소설을 만나는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고등학생 타카오와 신비로운 그녀가 주고받았던

아련한 만연집의 구절이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네요.


 

우렛소리 희미하고 비가 오지 않아도

나는 여기 머무르오.


                                         그대, 가지 마라 하시면.  (p240)


<언어의 정원>은 비와 잘 어울리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을 읽었으니 이제 애니를 만나봐야겠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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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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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심장어택 당했던 책!!


 

"나는 머리가 매우 좋은 데다가 공부도 열심히 한다.

크면 분명 훌륭한 사람이 될 거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밖에 안 됐지만

벌써 어른에 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매일 착실히 노트에 많은 것을 기록하고 책도 많이 읽기 때문이다."


 

소년 주인공, '아오야마'의 패기 넘치는 자기소개 좀 보세요.

읽다가 정말 뜨끔 했다니까요.ㅋㅋ 저는 일기도 안 쓰고 있어서 더 찔렸어욬ㅋ

그래도 책은 꾸준히 읽고 있어서 다행이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아야 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어제의 나 자신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하루하루 세계에 대해 배워나가면

나는 어제보다 조금씩 훌륭해진다.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남아 있다.


오늘 계산해보니 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3000하고도 888일이 남아 있다.

그날이 왔을 때 내가 얼마나 훌륭해져 있을지는 짐작도 못 하겠다.

너무 훌륭해져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닐까."


 

성인이 될 때까지 남은 일수를 계산하고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는

 '아오야마'는 정말 11살일까요?

이 놀라운 소년과 펭귄의 만남은 과연 어떻게 될지 매우 궁금해지더라구요.


 

한적한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펭귄을 본 아오야마는 자신의 노트에 꼼꼼히 기록하며

펭귄들이 과연 어디서 왔으며 무엇을 먹는지,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는 비밀을

풀기 위해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연구를 시작해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치과 누나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누나가 던진 콜라캔이 펭귄으로 변신한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매번 그런 것은 아니었기에 더더욱 연구의 필요성을 느낀 아오야마는

점점 누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집니다.


유난히 누나의 큰 가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기도 하고

누나의 향기에 반하기도 하는 사춘기 같은 모습도 보여서 웃음이 났어요.

ㅋㅋ 떼끼~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나타나며 주인공 일행은 

판타지의 세계로 점점 빠져들어 가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또 현실이구요. 혼란 속에서 꾸준히 답을 찾아

단서를 하나하나 모아 나갑니다.


 

"세계의 끝은 멀리 있지 않아.

세계의 끝은 접혀서 세계의 안쪽에 숨어들어가 있어."



 

작가는 모리미 도미히코에요.

다른 작품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펭귄 하이웨이>로

일본 SF 대상을 수상하고 서점 대상 3위로 올랐다고 하네요.


이 책을 읽으며

상상력 100% 발동했던 장면을 딱, 한 가지만 뽑는다면

하늘을 올려다보던 펭귄들이 차례차례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펭귄은 실제로는 날지 못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더 감동적인 장면으로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어요.

애니로 본다면 이 장면을 꼭 보고 싶네요.

과연 나와줄까요? (두근두근


 

처음엔 귀여운 펭귄들과의 우정을 나누는 내용인 줄알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오묘한 세계관과 조숙한 소년 '아오야마'의 달뜬 감성과 얽히며

어린이용 소설이 아닌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느낌을 더 받았습니다.

 

 

근데, 치과 누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ㅎㅎ

재밌게 읽었지만, 궁금증이 남았기에

최근 개봉한 애니도 보고 싶어지네요.

애니 보기전에 책으로 보길 잘 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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