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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어원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재운 지음 / 노마드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말 잡학 사전>을 시작으로 두 번째는 <철학 잡학 사전>을 봤는데
점점 다양해지고 보기도 편해서 소장하기로 마음먹은 시리즈에요.

앞으로 어떤 시리즈가 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우리말 어원사전>은
제가 가지고 있는 3권 중에서 가장 추천하는 책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맨 뒤에 실려 있는 '부록' 때문이에요~
먼저 책의 전체적인 내용부터 간단히 소개하고 알려드릴게요.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은
1994년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500가지> 초판을 시작으로
22년 동안 3번에 걸쳐 증보판을 내다가 4번째로
10년 동안 모은, 새로운 어원을 추가하며 출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대별로 나열된 다양한 어원을 보면서
고조선에서는 어떤 단어가 쓰였으며, 통일신라시대와 고려, 조선 시대에는
어떠한 단어들이 추가가 되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어요.
개화기,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 이후까지 나옵니다.
모르고 썼던 단어의 뜻을 하나하나 풀어서 알게 되니까 전래동화처럼 재밌더라구요ᄒᄒ
그중에 '교활'의 어원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교활 - 중국. 서기전 2175년
교활과 낭패는 상상의 동물 이름이다.
이 교활이란 놈은 어찌나 간사한지 여우를 능가할 정도인데,
고대 중국의 지리책인 <산해경>에 등장하는 동물이다.
교라는 놈은 모양은 개인데 온몸에 표범의 무늬가 있으며 머리에는 소뿔이 솟아 있다.
이놈이 나타나면 그해에는 대풍이 든다고 하는데,
이 녀석이 워낙 간사하여 나올 듯 말 듯 애만 태우다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한편 이 교의 친구로 활이라는 놈이 있는데 이놈은 교보다 더 간악하다.
이놈은 생김새는 사람 같은데 온몸에 돼지털이 숭숭 나 있으며
동굴 속에 살면서 겨울잠을 잔다. (중략)
이처럼 교와 활은 간악하기로 유명한 동물인데, 길을 가다가 호랑이라도 만나면
몸을 똘똘 뭉쳐 조그만 공처럼 변신하여 제 발로 호랑이 입속으로 뛰어들어
내장을 마구 파먹는다. 호랑이가 그 아픔을 참지 못해 뒹굴다가 죽으면
그제야 유유히 걸어 나와 미소를 짓는다.
여기에서 바로 그 '교활한 미소'라는 관용구가 생겨났다. (p20)
처음엔 그저 우리나라 말의 어원을 찾아본다는 가벼운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뿌리 깊은 한자의 영향과 일본의 지배 등 뼈아픈 과거, 역사를 거치면서
순수 우리말이 아닌 외국(?) 단어들도 상상 이상으로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네요.
정말 주변에서 흔하게 쓰이는 단어인데 어원을 읽고 보니 예사롭지 않은 단어가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우리 한글이 더욱 다채로워졌다는 장점도 있으니
나쁘게만 생각할 것은 아니지만, 소개된 단어들을 보며 한두 번 놀란 게 아니에요.
여기서 문제!
'빨치산'과 '커피'는 각각 어느 나라에서 온 말일까요?
정답은 맨 아래!라고 하고 싶지만 바로 알려드릴게요.
바로 러시아에서 온 말이라고 합니다. 주로 공산주의에 관한 어휘가 많데요.
커피는 참 의외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미국에서 온 건 줄 알았어요 ㅎㅎ
한자가 들어오면서 없어진 순우리말이 많다.
하지만 경쟁력이 있는 어휘들은 한자에 시달리며,
언어와 문자에 관련된 크고 작은 사건들을 견디며 굳세게 살아남았다. (p515)
'무수리'는 궁중에서 낮은 직급으로 허드렛일을 하는 궁녀를 뜻하는데요
사실 이 말은 몽골에서 침투한 단어이며 몽골어로는 '소녀'라는 뜻이래요.
이처럼 정말 소개하고 싶은 어원이 너무너무 많아서 다 소개를 하지 못하니
아쉬운 마음을 담아, 강력하게 추천 도장 별 5개 찍어봅니다!
아 참!
앞에서 부록이 가장 좋았다고 했던 이유를 이제서야 적어보네요.
구성은 딱 3가지입니다.
ㅡ한자에서 태어난 우리말 240가지
ㅡ불교에서 들어온 우리말 171가지
ㅡ우리말의 탄생과 진화
그런데 앞서 나온 어원 못지않게 정말 재밌어요.
이 책의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주었습니다.
읽어보면 제가 왜 이렇게 칭찬 일색인지 아실 거예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