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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의 류경, 공원의 평양
이선 지음 / 효형출판 / 2018년 12월
평점 :
천하제일강산, 풍류의 도시 '평양'
지금은 가볼 수도 없고,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그곳의 모습을 담은 책이 효형출판사에서 나왔다.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19세기 평양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유명한 김홍도의 <부벽루연회도>와 <평양감사향연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갔을 때나 봤던 그림인데 비록 그중 한 폭이나마 이렇게 다시 보니 반가웠다.
그 외에도 작자 미상의 그림과 일제강점기에 촬영한 평양의 모습들이 소중한 자료로 담겨 있다.
평양의 공원 조성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이라 흥미로웠지만
내가 놀란 부분은, 평양에 사는 사람들의 문화생활이었다.
놀이동산, 잡지, 우표, 스키장, 농구장 등등 그저 신기했다.
내가 북한을 생각하는 이미지는 항상 굶주리고 아프고 먹을 것이 없어서 힘든 삶인데,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친 편견 아닌 편견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했다.
그렇다고 북한의 주민 모두가 이러한 문화생활을 영위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평양의 누군가는 우리와 별다름 없이 놀러 다니며 여가 생활을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북한이라는 체제는 변함없지만 말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그간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쪼들렸던 주민들의 생활을
다소 해소하고자 여가 활동의 기회를 늘리려고 했다. 이는 '고난의 행군'을 비롯하여
각종 난제를 극복한 북한 주민들에게 다양한 여가 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지친 마음을 풀어줌으로써 정치적인 선전 효과를 얻기 위해서였다. -p92-
평양이 고향이신 분들이 이 책을 만난다면 반가우실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다양한 모습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사진이 조금 작은 사이즈로 실려서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느낄 수 있고,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만족한다.
김정은의 질책을 받는 후, 북한의 군인들은 "불이 번쩍 나게 공사를 다그치고,
와닥닥 해제껴" 불과, 4개월 만에 만경대유희장을 새롭게 보수하였다.
김정은이 지적했던 분수터는 꽃밭으로 바뀌는 등 만경대유회장은
2012년 10월 9일 대성산유희장과 함께 준공식을 거쳐 새롭게 개장하였다. -p163-
조금은 유연하게 북한을 바라볼 수 있었지만
역시 북한은 북한이다.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희장에서 물놀이하는 사진 속 아이들은 밝게 웃고 있었다.
언젠가 꼭 통일이 된다면 가보고 싶은 곳이 늘었다.
저자 이선은 2015년 봄에 초고를 완성했으나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원고를 폐기 처분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공원을 중심으로 나온 평양에 대한
책은 많지 않으므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평양 공원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거나
그곳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추천 콩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