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의 살의 - JM북스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손지상 옮김 / 제우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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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여긴 어디죠? ...지금 어디로 끌고 가는 거예요!"


1분 1초 매 순간 기억을 잃어버리는 여인 '마유코'가 있습니다.

대학생인 자신에게 경찰은 40대 여인에게나 해당되는 질문들을 쏟아붓죠.

심지어 얼굴을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결혼을 했다고 합니다.


사진을 보아도 기억이 전혀 안 나는 그녀는

혼돈과 혼란 속에 우두커니 홀로 남아있습니다.



"제가 사람을 죽였어요..."


경찰에 걸려온 신고 전화, 그것은 마유코 자신의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칼로 찔러 죽였으며, 자수한 것일까.


하지만 이러한 자책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오래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기억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19년을 한결같이 지켜주고 보살펴준 남편조차 처음 보는 사람이 됩니다.



"..... 21세였던 내가 단숨에 41세로 나이를 먹었다."


어딘가에 자신의 손으로 적어놓은 글만이 유일하게 믿는 진실이 되고,

자신조차 자신을 믿을 수 없는 구렁텅이에 몰아넣은 감옥 생활이 이어집니다.

매일 아침 낯선 곳에서 눈을 뜨고 노트를 보며

자신이 감옥에 온 이유를 떠올리는 마유코.



내 머릿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20년분 인생.

내 머릿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증오.

내 머릿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살인사건.


"그런데도 ....... 난 벌을 받아야 하는?" _179p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형사과 헌신적인 남편의 수상한 행동.

사건 현장에서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떠올리는 마유코.


끝까지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어서 긴장을 놓지 않고 봤던

흥미로운 소설이었습니다.


기억을 잃어버리는다는 소재로 읽은 소설 중에

가장 기억상실이 빨랐던 주인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가독성이 좋아서 2일 만에 훅- 읽었습니다.

반전에 통수에 반전이랄까.

여러 가지 추측을 해봤지만! 이번에도 역시 범인 잡기 실패네요 ㅎㅎ

재밌게 봤습니다~

 

 

 

 

 

 

 

 

 

 

 

 

 

 

 

 

 

 

 

 

 

#도서협찬 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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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드 수잔
줄리아 히벌린 지음, 유소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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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시체와 함께 버려진 한 소녀가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테시'

사라진 다른 아이들과 함께 '블랙 아이드 수잔'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유일한 생존자인 그녀는 또 다른 인격체를 가지고 있는듯

시종일관 수사 협조에 이중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떠오르는 무언가는 있는 그녀.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력조차 잃어버린 '테시'와

아들과 현재를 살고 있는 '테사'의 시선이 교차되어 나옵니다만

연쇄 살인마를 향한 불안한 심리에 초점이 맞춰진듯합니다.

죽은 시체들에 대한 정황이나 사건의 기억은 배제된 채 말이죠.


이 책을 읽는 동안 중반까지 모호함은 사라지지 않고

마치 어릴 적 주인공과 함께 안갯속을 걸어가는 느낌입니다.

빠른 스토리에 익숙해져 있는 저에겐 약간 답답한 감도 있었지만

도대체 누가 테사의 집에 '블랙 아이드 수잔'을 심어놓는 건지

범인이 궁금해서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블랙 아이드 수잔은 꽃의 이름입니다.

시체들 주변에 카펫처럼 깔려있었기 때문에

사건의 이름이 된 것이죠.


그리고 주인공에게는 죽은 여성들의 유령이기도 합니다.



 

테시의 증언으로 살인범이 된 남자의 이야기로 방향이 틀어지면서

과연 그가 진짜 범인일까. 의구심을 자아냅니다.

억울한 사형 선고를 며칠 남겨두고 주인공의 노력으로 죽음을 벗어난 이 남자와


테시의 단짝 친구이자 갑자기 실종된 리디아까지

결말로 치닫는 반전의 반전이 마지막의 몰입감을 최고로 올려줍니다.

어린 테시의 상담을 담당했던 의사는 무엇을 발견한 것일까요.


저는 범인 잡기에 실패했습니다 ㅎㅎ

이 사건의 범인을 찾아낸 독자가 있다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산 채로 묻힌 소녀의 그로테스크한 기억과

무덤덤한(?) 시선이 인상적인 소설이었습니다.

 

 

 

 

 

 

 

 

 

 

 

 

 

 

 

 

#도서협찬 #주관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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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18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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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을 넘 재밌게 봐서 꼭 보고 싶었던 2권이었습니다.

1편에서 만났던 주인공들은 모두 죽었으나 구미호 '서호'에게 피를 팔고

49일의 삶을 얻는 내용이었다면, 이번엔 남은 생을 버리고 자살한 사람들이

반드시 지나야하는 길을 통과하기 위해 오디션을 본다는 스토리였어요.

 

ㅡㅡㅡㅡㅡ약스포 주의ㅡㅡㅡㅡㅡ


 

10차까지 기회를 주는데요, 합격하기 위해서는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려야 합니다.

그들은 노래도 불러보고 춤도 춰보고 나름 열심히 도전하지만 어림도 없었어요.


ㅡ 핏빛의 눈을 가진 영혼들


그리고 어딘지 알 수 없는 그 곳은 얼음송곳처럼 극심한 추위가 정신없이 휘몰아칩니다.

(읽으면서 날카로운 한기에 얼어버릴 것만 같았어요 ㅋㅋ)


도저히 살 수가 (이미 죽었지만 또 죽을 것만 같은) 없을 것만 같은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자살한 사연을 이야기하는데

주인공 '나일호'는 자신만 유일하게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나는 열여섯 살이 되도록 살면서 단 한번도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나는 나름대로 살아갈 계획을 세웠는데,

그 계획은 간단했다. 하지만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계획을 실행하는 일은

항상 분주해서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없을 정도였다.


'하루하루 별일 없이 지나가기.'

이게 바로 내 계획이었다.


ㅡ 당신들은 이 길을 지나갈 수 없습니다 _15p


누군가의 죽음을 막으려다 함께 죽은 '선의'가 있었음에도

자살한 망자들과 잘못오게 된 것입니다.


ㅡ 두고 온 오십팔 년이 그립고 아깝다


남은 생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 기회!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죽음의 끝에 이르러서야 가식과 가면을 벗어던지고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고, 말하고 싶었던 일들을 떠올리는 망자들은

남은 삶을 배신하고 돌아온 것에, 큰 후회를 하게 됩니다.


ㅡ 네가 잡은 희망의 끈, 같이 좀 잡자

ㅡ 도대체 저한테 왜들 이러세요?


태어날 때부터 공평하게 주어지는 삶의 시간을 버리고

자살한 사람들의 저 세상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밌었어요.



마지막에 깜짝 등장하는 '서호'와 서호의 뒤를 이은(?)

'무호'의 등장이 <구미호 식당> 3편도 나오주지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만드네요.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어떻게든 망자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했던 미스터리 인물 '마천'이었어요.

마천의 이야기만 따로 나와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3편_언제나오나요

 

 

 

 

 

 

 

 

 

 

 

 

 

#도서협찬 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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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 검찰 부패를 국민에게 고발하다
이연주 지음, 김미옥 해설 / 포르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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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돼지'가 생각났다.

동물의 자유를 외치지만, 정작 지배층이 된 후로는 어떠했는가.

마음대로 규칙을 바꾸고, 정당성을 부여하며

거슬리는 동물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린다.


결국 자신들을 억압했다던 탐욕스러운 인간의 모습으로 바뀌어

그 인간들과 타협해버린 결말 말이다.


영혼과 환생을 믿기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시대에 환생을 한다면 돼지들은 어떤 인간이 되어있을까.



 

요지경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세상이 이 책 속에 있었다.

나 같이 평범한 사람은 저지를 수도 없는 수많은 일들이

더 큰일에 비해 별것 아닌 것처럼 비치기도 해서 씁쓸한 부분도 있고

인간 사냥에 최적화된 검찰의 모습에 경악스럽기도 했다.

#스폰 #조작의기술 #증거 #사건 #기록조작 #무소불위 #도덕적_해이


영화를 찍어도 수십 편의 시리즈로 찍을 것만 같은 엄청난 일들이다.

저자의 안위가 걱정될 만큼 검찰의 치부를 가르고 있다.

한쪽 말만 들어서는 안된다고 하는데

<팩트 체크>로 완전 무장까지 하고 있다.


거론된 인물들이 어느 부분을 어떻게 변명할지, 아니면 설명할지

그냥 포기할지, 복수할지는 모를 일이지만

웬만한 소설이나 영화보다도 더 신기하고 재밌었다.

실명까지 그대로 나와있으니 더욱 쫄깃하다.



 

검찰을 위한 검찰 기자단의 존재와

'n번방 사건'의 어처구니없는 판결 뒤에 어떠한 시선이 있었는지

3중 보복의 조직문화 (반드시 보복/ 인사 보복/ 나중에라도 보복)

마약중독과 같은 권력중독에 쩔어 '오만방자병'에 걸린 '사시오패스'들과

'검언유착'에서 '검언우정'이 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전관 변호사'가 '검찰의 비선 실세'가 되는 과정도 있다.

어마어마한 수익은 당연하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검사장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던 이가

변호인으로 선임되어 사건의 진행 경과를 물어보면

수사 기록을 줄줄 읊어주기 마련이다.


공무상 비밀 누설죄 아니냐고?

아니, 검사들 중에 누가 이 아름다운 전통을 감히 깨려고 할 것이며,

공수처가 생기더라도 들키지만 않으면 그만이다.


검사들에게 가장 큰 죄는 들킨 죄 아니겠는가. _197p


공수처를 외치는 분들 입장에서는 아직도 첩첩산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함께하는 분들이 보인다.


국민의 힘이 가장 크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는데

그 국민의 한 사람인 나는 정작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조작된 각종 언론에 대한 걸 보니, 뭘 믿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이 책은 스스로 읽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경의를 표하며 응원하는 진실한 마음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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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사용설명서 - 내 품격을 높이는
이미숙 지음 / 이비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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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놀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히 3장 <솎아내자 일본말>은 필독해야 할 내용이 잔뜩 있었어요.


<진정 일본말 따라쟁이들이 되고 싶은가?>


이미 일상에서 많이 쓰고 있는 단어가 많아서, 익숙해졌다고나 할까요.ㅠ

'덕후', '덕질' 또한 일본말 '오타쿠'에서 '타쿠'를 우리 식으로 읽은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하면 '팬 활동'인데... 줄임말에 익숙해져서 어색함마저 느껴지니 큰일이네요.


<창조력, 조어력 뛰어난 우리가 적합한 우리말들을 만들어 써야 하지 않겠는가?>


일제 잔재의 행정용어가 오히려 익숙한 것도 많았어요.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순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견출지 >>찾음표

가처분 >>임시처분

행선지 >>가는 곳

식비, 식대 >> 밥값

인수하다 >> 넘겨받다

납기 >> 내는 날

호출하다 >> 부르다


마치 한자어 같지만 뜻이 어색한 말들도 있고요.

수속 (손을 잇는다)을 밟았다 >> 절차, 순서

식상 (밥이 상했다)하다 >> 싫증난다 외...


결혼도 혼인으로 바꿔야 하고,

스포츠에서 자주 쓰이는 '진검승부'도 좋은 우리말이 있었습니다.

승부를 가리다 / 승패를 결정하다 / 정면 대결 / 맞대결 / 한판 대결


일본어 순화 자료에는 진검 대결을 '생사 겨루기'로 해놨다고 해서 한참 웃었어요 ㅠ

웃을 일이 아닌데...;; 어색함 어쩔..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생사를 겨루며 피아노를 친다

ㅡ TV 판매 시장에 죽기 살기로 나간다

ㅡ 너랑 내가 목숨을 걸고 농구 게임을 하자


위에 적은 어색한 예시를 들며

저자는 이렇듯 지나치게 과장스럽고 자극적인 말을

최대한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바꿔서 알려줍니다.



 

1장 바르게 쓰자 우리말

비슷하지만 뜻이 다른 말이 많이 나와서 재밌었어요.

다르다/틀리다, 분/님, 어떻게/어떡해, 엉덩이/궁둥이 ...등


'너무'라는 부정적 의미를 가진 말이, 긍정적 서술어와 자주 쓰여서

국립국어원에서 2015년 수정을 했다고 하네요.

가능하면 '너무' 보다 '정말'이라는 말을 쓰려고 노력했는데 말이에요 ㅎㅎ


너무를 줄여서 '넘'이라고 많이 쓰는데 찔렸어요 ㅋㅋ

정말/참/아주/무척/꽤/매우 <<로 바꾸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2장 알고 쓰자 한자말 에서는

결제/결재, 경신/갱신, 의사/열사, 섭씨/화씨, 추돌/충돌

의미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려줘서 좋았습니다.


사극에서 많이 듣던 대사 중에 '좌시하지 않겠다'도 나왔어요.ㅎ

'좌시'는 말의 뜻이 바로 전달되지 않고

머릿속에서 해석을 거쳐야 의미가 통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보고만 있음'으로 순화하기를 권고한지 오래라고 하네요.


저자가 권하는 우리말은 이렇습니다.


ㅡ 그냥 두지 않겠다.

ㅡ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ㅡ 두고 볼 수 없을 만큼 위태롭다

ㅡ 가만있지 않겠다.



솔직히 이 글을 쓰면서도 우리말이 아닌 단어나 말이 튀어나오면 어쩌나 조마조마하네요.ㅋ

올바른 우리말에 익숙해지도록 많이 고치고 노력해야겠습니다.


필독서라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네요.

정감 있는 저자의 그림까지 있어서 정말 재밌었어요.

강추합니다~

 

 

 

 

 

 

 

 

 

 

 

 

 

 

 

 

#도서협찬 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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