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꿰뚫어 보는 FBI 심리 기술 - FBI가 알려주는 심리 기술 활용법
진성룽 지음, 원녕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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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심리 기술의 100년 내공이 담긴 책!........이라기엔 너무 거창한가?ㅎ 아니다.

실제 읽어보니 미궁에 빠진 범죄라던가 실마리조차 잡히지 않았던 범인을

찾아내는 그들만의 노하우가 심리학으로 멋지게 설명되어 있다.


우리의 사소한 표정과 몸짓 하나에도 의미가 있으며, 단서가 된다.

특히 범죄자의 심리를 이용해서 스스로 자백하게 만든다거나 미세하게 흘리는

코웃음만으로도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라던가 심리 조종술에 대한 실제의 사례들이 나와서

어느 추리소설보다도 재밌었다. 많이 들어봤던 연쇄 살인범의 차가운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 기법은 흥미진진했다.

 


앙투안 카디날은 말한다. "사람이 성질을 부리는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아무 때나 화를 내는 사람은 몸이 아픈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에서 사람의 성미를 통해

그의 심리 변화를 파악할 줄 알면 얼마든지 자신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


         - FBI 심리 기술 1 _행동을 관찰하면 그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 _53


FBI가 100년 동안 경험하고 연구한 결과에 기초한 내용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성격과 기질이 나오기 때문에, 꼭 범죄인에 국한되지 않았다. 나와 내 주변에

해당되는 부분도 많이 보였다. 그래서 회의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답답한 마음에

목소리가 높아지고 표정이 굳어서 논쟁을 했던 때가 생각났다. ㅎㅎ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상대의 기질을 의식하지 않은 나의 대화 태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책임감에 불안한 감정이 생기면 본능적으로 자기방어를 하게 되는데, 이런 상대를 만나면

'제3자'를 이용하는 대화 방법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요즘 내가 고민하던 부분이라 반가웠다.



대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압박감과 성가신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입을 다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제3자'의 입을 빌리면 '입장을 밝힌 당사자는 현장에 없어' 혹은 '네가 한 말은

네가 아니라 네 친구, 동료의 관점이야. 그러니 걱정 말고 이야기해도 돼'라는 메시지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렇게 '책임 부담'과 '심리적 반감'을 덜어내면

우리도 얼마든지 타인의 진실한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 FBI 심리 기술 3 _말로 단숨에 상대의 생각을 바꾼다 _114


이 책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행동 변화의 모든 것이 나타내는 심리가 들어있다고도 할 수 있다.

가독성 높은 자연스러운 번역까지 더해져 순식간에 책장이 넘어갔다.

모두 소개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재밌다. 사건사고라던가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실제 범죄자와의 심리전을 그대로 옮겨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초몰입 되었다.



1988년 FBI가 시애틀에서 체포한 한 범죄자는 4년 동안 일곱 명의 소녀를 살해했는데,

그가 범행을 자백하면서 수사관을 무척이나 당황하게 만든 말이 있다.


"내 취미는 코를 만지는 거예요. 특히 금붕어나 토끼처럼 작은 동물을 죽인 후 코를 만지면

강렬한 쾌감이 들죠. 그래서 사람을 죽인 후 코를 만지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고,

상대적으로 반항하는 힘이 약한 소녀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기로 한 겁니다. 그런데

역시나 짜릿하더군요."


           - - FBI 심리 기술 1 _행동을 관찰하면 그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 _50


 

누구라도 쉽고 재밌게 심리 기술을 활용해 일상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세계적인 수사기관 FBI가 말하는 심리 기법의 중요성과 고도로 훈련된 요원의 실제

사건 해결 과정의 일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들의 여유있는 수사 방법에는 이유가 있었다.

심리학 도서를 찾고 있다면 강추하고 싶을 만큼 존잼이었다.


 

#관심법을득템하셨습니다

#이제나도당신을_꿰뚫어볼수있다

#긴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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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천사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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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허덕이는 가난한 여인 '리디아 베일'에게, 변호사라는 한 남자가 찾아 온다.

젊고 잘생긴 그는 자신의 이름이 '잭 글로버'이며 갑부인 친구와 혼인해 달라는 부탁을

하러 왔다고 한다. 미처 무엇을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리디아는 갑부 '제임스 메레디스'의

부인이 되었는데 신혼 하루 만에 남편이 죽고 만다. 공개된 유서에는 막대한 재산 모두를

('진 브리거랜드'가 아닌) 부인에게 넘긴다고 쓰여 있었다.


죽은 남편의 전 약혼녀 '진 브리거랜드'는 아버지와 함께 메레디스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진은 마성의 천사였다. 사람들은 그녀의 말이라면 믿을 수밖에

없었고, 그녀 또한 자신의 말을 믿게 만드는 뛰어난 외모와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천사의 탈을 쓴 악랄한 그녀는 사이코패스의 기질을 가지고 뛰어난 두뇌를 '풀가동'해보지만

번번이 변호사 '잭'과 그가 고용한 늙은 보디가드 '재그스'에게 막혀 버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디아의 목숨은 매번 위험하다. 과연, 잭은 그녀와 절친이 남긴 유서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엄청난 재산의 주인이 되는 것은 누구일까.



 

악녀의 음모가 결말을 향해 갈수록 대담하고 어처구니없을 만큼 교활한데 비해

항상 목숨을 위협받는 리디아는 남을 잘 믿고 쉽게 마음을 열어놓는 성격이다.

하지만 진의 마성에 걸려, 잭의 충고에도 끝까지 의심하기를 거부한다.

확실한 증거는 아직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서 잭과 재그스의 활약은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진행되어 흥미진진하다.

끊임없는 음모와 비열한 악녀의 마수 속에서도, 신중하고 차분하게 구출해내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안도의 한숨이 함께 나왔다아아~

리디아~ 제발 잭의 합리적인 의심을 믿어주면 안 되겠니? ᄏᄏ

 


"이천년 동안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살인 본능은 여전히 강하죠.

그렇지 않다면 전쟁은 있지도 않았을 겁니다. 냉혹한 살인을 한 번이라도

저지른 사람이 백 번을 저지르지 못할 이유가 없지요. 영국에서, 미국에서,

그리고 프랑스에서 매년 50건이 넘는 잔혹한 살인사건이 적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두 배나 되는 수치가 적발되지 않은 채 일어나고 있고요. 게다가

범인이 대단한 미인이라면 범죄는 더 쉬워지겠지요."


                                           - 성가신 재그스 _91


 

저자 에드거 윌리스는 <킹콩>의 원작자다. 오래된 영화지만 지금까지도 리메이크되고

있는 인기의 비결은 괴수와 미녀의 러브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에서는 다양한 러브 스토리(?)가 등장한다. 달콤하다기보다는 살벌하지만;;;


자신의 아름다움을 미끼로 하여 주저 없이 살인을 저지르고,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에 초점을 맞춰봤더니, 정직한 제목에 다시금 눈길이 갔다.

무리수인 줄 알면서도 브리거랜드 부녀가 밀어붙인 몇몇 허술한 범행 방법은 그 시대적으로는

있을 법하기도 해서 이해가 갔지만 리디아의 고구마가 결말까지도 답답했다.


흠, 사실 리디아는 착하다. 착하니까 남이 보여주는 진심을 그대로 믿어준 것이다.

다른 독자가 볼 때는 '보호 본능'으로 작용할지도?ㅎ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다.

확신했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간 결말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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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이라는 책
알렉산다르 헤몬 지음, 이동교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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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로서 겪은 차별과 인종 간의 고통을 에세이로 그려낸 작품이다.

연대로 나눠져 단편 모음집 같다.


저자 '헤몬'은 미국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보스니아 출신이다. 그가 겪은 다양한 불공평한

일들이 나오는데, 가장 안타까웠던 이야기는 어릴 적 그가 인종차별 단어를 무심코 내뱉으면서

평생을 트라우마 속에서 지내왔다는 점이다. 친구를 지칭해 던진 말은 '터키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금기시된 것 있기에 아이들은 모두 경직되었고, 상대 친구는 울어버린 것이다.


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인종차별이 주는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떠올리며 씁쓸했다.



실향한 사람은 그리움 가득한 지난날을 환상함으로써 - 이게 내 이야기입니다!-

서사적 안정을 추구한다. 우리 부모님이 끝없이 호의적으로 자신들과 캐나다인을

비교했던 건 그들 스스로 열등감과 존재론적 불안을 느꼈던 탓이다.


                                           - 타인들의 삶 _27


고국의 내전으로 인해 입국 거부를 당한 헤몬은 난민이 된다.

생계를 위해 그리피스 운동이라던지 서점 판매원, 강사 등 여러 가지 일을 해보지만

'이민자'라는 낙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현실은 실의에 빠지게 한다.

문학을 전공하며 얻어낸 문화 잡지 편집장이라는 능력은 그렇게 빛을 잃어 갔다.



나는 내 새로운 인생의 개같음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었다. 세 든 집을 개집이라 불렀고

개같은 내 처지를 묘사한 복잡하고 황홀한 독백을 친구들 앞에서 선보였다. 친구들은

왜 이사하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나는 답하지 못했고, 지금도 못 하겠다. 아마 재앙에서

희열을 찾는 심각한 병을 앓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당시 나는 개같은 날, 개같은 인생, 개같아졌다.


                                              - 개집에서의 삶 _207



그래도 영어 실력이 조금씩 늘게 되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유명한 곳에 발표한

산문이 호응을 얻게 되면서 시카고에서의 삶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지만 그는 여전히

'이방인'으로 남는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고 희망을 향하는 모습에 울컥하기도 하고,

부부가 아이를 잃은 슬픔을 토해내는 부분에서는 먹먹해지기도 했다.



종교가 저지르는 가장 야비한 오류는 바로 고통을 무슨 깨달음이나 구원에 이르는

한 단계쯤으로 숭고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아내와 나는 이사벨의 존재로밖에 채울 수 없는 공허 속에서 살아가야 했다.


                                            - 수족관 _242


얼굴도 모르는 머나먼 곳에 있는 누군가의 독백을 만난 기분이다.

그러다가 슬픔이 가득 찬 심장의 외침을 듣는 기분도 들었다.

파란만장했던 한 남자의 운명이 잔잔한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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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공자 3
우쾌제 엮음 / 시간여행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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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봤던 <공자>는 가르침의 말로 가득 찼었는데 이번 주에 읽은 <소설 공자>는 인간미가 넘쳤다.

1, 2권이 있고 내가 읽은 책은 마지막 3권이었으나, 단 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다.

그래서 앞에 두 권도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다.



위나라를 떠나 여러 나라를 순방하는 길에 다양한 일화들이 나오는데 공자를 '양호'라는 나쁜 놈으로

오해 한 백성들이 포위하는 장면에서 심각한데도 웃음 터지는 대사가 나왔다.ㅋ

사흘이 지나도록, 그 어떤 설명도 이해하려 하지 않는 백성들은 칼과 활을 겨우며 죽일듯한 기세다.

과연 공자 일행은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 것인가.



"스승님과 양호 놈은 모두 노나라 사람으로 얼굴이 비슷하여 평소에 우리는 스승님과 천인으로

가깝게 지냈으니 자세히 관찰하지 못했지만, 지금 이곳 사람들의 말을 듣고 다시 보니

부자님과 양호는 모두 세 가닥 긴긴 수염에 너부죽한 얼굴과 큰 귀....."


                                                   - 열국 순방 길에 오르다 _31


'남자'라는 송나라 사람이 나오는데 예쁘기로 유명한 절세미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자꾸만 남자라고 나오니 진짜 성별을 말하는 남자로 착각하기도 하면서

뜻하지 않게 동성애인가? 놀라기도 했었다.ㅋ


'남자'는 위나라로 가서 군주의 부인이 되는데 사통은 기본이요, 다른 남자의 아이까지

임신한 것도 모자라 이후에는 '미자하'라는 수려한 미남과 대놓고 애정행각을 벌인다.

이것을 본 태자 괴귀는 절망하는 심정으로 계책을 세우는데, 바로 모친을 살해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암살자가 그녀를 본 순간 반해버리는데..;;


공자에 관한 책이지만 이렇듯 재밌는 역사 이야기가 함께 나오니 책장이 빨리 넘어갔다.

이후 공자와 '남자'가 함께 만나는 자리가 만들어지는데, 금세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던

궁 밖의 제자들은 그만 실망하고 만다. 반나절이 지나도 스승이 안 나오는 것이었다.



공자는 자신도 모르게 강렬하게 숨 쉬는 기운에 점점 취하는 것 같았다.

이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상상할 수 없었고 크나큰 궁실에 두 사람의

호흡 소리밖에 없어 남녀 지간에 무언의 정적은 너무나도 두렵게 다가왔다.


                              - 공자는 입궁하고 자공은 유세하다_85



그중 '중유'는 대놓고 화풀이를 한다.

공자는 믿었던 제자들까지 의심을 하자 이해시키기를 포기하고 맹세를 하기에 이른다.

이렇듯 속에 있는 말도 올곧게 뱉어내던 중유의 마지막은 안타깝고 먹먹하다.

공자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의관정제하고 자결하기 때문이다 ㅠ

그리고 잔인하게도 적군이 가져온 별미가 담긴 항아리 안에는 고기가 가득했다.

공자는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고 한다.



공자의 노랫소리는 가면 갈수록 낮아져 나중에 귓속말을 방불케 하다가 끝내 중지되었다.

그는 바른 차림대로 위좌하고 앉아 눈을 감아버렸다. 그는 조용히 잠들었다. 영원히 잠들었다.

자공의 손가락이 불시에 떨리더니 뚝하고 거문고의 시위가 끊어졌다.


                            - 서부에서 기린이 잡히고 안회가 몰세하다 _348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공자의 이야기를 이렇듯 흥미롭고도 감동 있게 읽게 되어 좋았다.

좋은 말도 곳곳에 많았지만 이러한 인간적인 공자의 모습이 더 인상 깊게 다가왔다.

저자가 마지막까지 소홀함이 없도록 담고자 했던 공자의 행적과 사상 그리고 노력이

뜻깊게 새겨졌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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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의 죄 - 범죄적 예술과 살인의 동기들
리처드 바인 지음, 박지선 옮김 / 서울셀렉션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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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반을 넘기면서 본격적으로 충격적인 내용이 나와서 매우 당황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예술인가 범죄인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도 모자라 대놓고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죄'를 짓게 만들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문장들이 계속해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어린이 성매매와 아동 포르노에 관한 것이다.


12살의 멜리사와 삼촌이 등장하는 장면은 매회 조마조마하다.

과연 이 당돌한 여자아이의 유혹에 삼촌의 흔들리는 마음이 선을 넘지는 않을까.

되돌릴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책장을 넘기는 속도도 빨라졌다.



이 책의 시작은 타살 당한 부인의 남편이 '자신이 죽였다'며 자백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남편은 사건 시간 다른 곳에 있었음이 증명되며,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진다.

유력하거나, 심증이 있다거나, 충분한 동기를 가진 다양한 사람이 등장한다.

미술품 딜러 '잭슨'과 사립탐정 '호건'은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악한 모습도 알게 된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는 그런 것들을 정말 믿고 있는데, 하지만 소호는

전직 해병의 정서에 맞게 설계되지 않았다. 딜러라면 누구나 자신의 상품이

절반은 물건이고 절반은 신비함이라는 것을 안다.

작품을 팔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두려움에 떨게 해야 한다.


                                      - 로어 맨해튼 아트 페스티벌 _184


그러나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아동범죄 과정이 리얼하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끔찍한 시선이나

노골적인 감정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예술이고 뭐고 그냥 범죄를 보듯이 책장을 넘겨야 했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에는 금지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은 것일까.

뉴욕 미술계의 숨겨진 이면은 타락이라는 단어로밖에 설명되지 않았다.

물론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말이다.



폴은 내게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한스 벨머 작품에 등장하는 성인 여자 등신대 인형은

머리도 없이 계단에 묶이거나 처박혀 있거나 뒤집힌 채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자신의 연인을 묘사한 그의 작품들은 나치에게 멸시 받았고, 지옥에서 온 열어보지 않은

선물처럼 반으로 접힌 채 살에 주름이 잡힐 정도로 끈으로 꽉 얽매여졌다.


그는 결국 자살했다.


                                                   - 발튀스 클럽 _199


 

잔잔한 스릴러를 생각했다면 다시금 생각해보길 바란다.

결코 편안하게 추리하는 맛을 즐기기엔 넘어야 할 금기의 선이 많다.

다양한 방면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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