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정세진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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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드나드는 소설이다.

책장을 넘길수록 반전의 반전처럼

기대 이상으로 재밌어서 단숨에 읽었다.

7개의 단편들이 모두 재밌었는데

특히 첫 번째 <숲을 벗어나려면 다른 길로 가라>

여러 감정이 들게 만들어서, 더 흥미롭게 봤다.

어느 날 갑자기 경찰서에서 온 연락은 놀라웠다.

40년 만에, 단 한 번도 연락 없이 살던

아버지를 데려가라는 것이었다.

노숙자이자 알츠하이머에 췌장암 말기..

황당하지만 보살펴야 할 상황이 된다.

한 달을 넘기기 어렵다던 진단과는 달리

1년을 훌쩍 넘어버렸다.

아들은 부인과 어린 딸 그리고 동생까지

좁은 집에서 서로 가난한 형편이라

시간이 갈수록 부담스럽고 달갑지 않다.

아버지는 묶어두지 않으면 헛소리를 하고

똥을 여기저기 바르는 둥 미친 짓만 해서

그날도 묶어두고 식구들은 회사와 학교를 갔는데

함께 모여서 돌아와보니 아버지가 죽었으나,

“망자께서 부동산이 있으시네요.”

뜻밖에도 넓은 땅과 집을 소유하게 된다.

그동안 정상적이지 않았던 아버지를

소홀히 한 것에 식구들은 양심이 찔렸지만

한편으로는 후련하다는 심정으로

유산으로 남겨진 집에 들어가게 된다.

마치 산 하나를 통째로 끼고 들어선듯한

커다란 집을 구경하며 모두들 신이 났다.

게다가 이 집을 아주 비싼 가격에 구입하겠다는

기업인이 찾아와서,

식구들은 각자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되었다.

그런데

비 오는 날 마당 이곳저곳에서

아니, 산 전체에서 시신이 미친 듯이 발견된다.

여기를 파도, 저기를 파도 온통 시신이다.

설상가상 수상하고 어두운 창고...

그곳엔.... 그 깊은 곳엔

어느 노인이 있었다!

.
.

숨 쉬는 것만으로도 장수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뿜는 남자의 이야기

<안티 바이러스>는 끔찍하고도

마지막엔 다행이다 싶고

<조작된 기억>은 기억을 조작하는

장치를 개발한 절친 중, 한 사람이

돈의 욕심으로 배신하는 이야기다.

“아내를 살해한 그놈이 훗날 다시 나타날 거라 확신했어."

결국 어떻게 되었다는 건지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시간을 역순으로 풀어놨다.

외계인들이 사람의 몸을 빌려

지구를 여행하는 <우리 별엔 왜 왔니?>

게이머들의 반전 <지극히 사적인 세계>

가장 기대했던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예상했던 (무서운 이야기) 게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지만ㅎㅎ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봤다.


*

세 번째 단편 <죽어도 좋아>

'계곡 살인' 이은해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있어서 기분이 좀 안 좋았다.

*

책 표지가 매력적인 소설에 비해

애매한 느낌이라 아쉽다.

겉만 봐서는 어떤 장르인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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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픽션 나이트
반고훈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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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러 소설은 오랜만에 읽는 기분으로 보게 되었다.

제목부터 공포 영화를 떠올리는 이 책의 작가의 이름은

처음 들어본데다, 첫 편이 약간 흔한 소재?

반전도 딱히 놀랄만하지 않아서 실망하는 기분으로

두 번째 이야기 <시체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읽는데

어라? 이거 일본 호러 소설인가? 싶을 만큼 빠져들었다.

일상 공포물로, 어쩌면 누구나 운 나쁘게도

마주칠 수 있는 화장실 낙서로 시작되어

마지막까지 범인의 정체를 숨기고

내면의 두려움을 서서히 끌어낸다.

'도와줘'

라는 낙서에 호기심을 가진 일주는 중학생이다.

똥쟁이라는 별명이 붙을까 봐 화장실도 못 가고

소심한 성격에 우연히 학교 외딴곳에 위치한

화장실 이하 아지트를 발견하고 좋아한다.

그곳 벽에 약간의 허세를 담아

답장을 달기 시작하는데

'만약 죽이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할래?'

라고 상대의 질문이 이어지고

일주는 죽이고 싶으면 죽이라는 농담을 쓰게 된다.

에이 설마. 이 사람도 장난이겠지? 하는 심정이다.

그리고 며칠 후

'사람을 죽였어. 이제 시체 처리는 어떻게 하지?'


일주는 문득 진짜일까?

라는 의문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중이병의 호기로움으로 허세를 부려

영화나 소설에서 나온 방법으로

시체 처리 방법을 알려주게 된다.

그리고 상대의 구체적인 답변, 즉

네가 알려준 대로 했더니 토막은

열일곱 등분이 나왔으며

너무 큰 건 처리하기 곤란한데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이 이어지고

일주는 또다시 답변을 달면서

서서히 상대는 실제 살인을 한 사람이

맞는다는 직감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한편

일주의 이야기와 교대로 나오는

윤경의 이야기가 있다.

윤경은 누군가에게 '죽어죽어죽어'

라는 협박을 받고 있는 여중생이다.


이하 스포라 더 알려줄 수는 없지만

반전까지 깔끔한 호러라 넘넘 재밌게 봤다.

이하 다른 단편도 재밌어서

작가의 다음 작품이 정말 기대된다!


​<과거로부터의 해방>도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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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공룡 이야기는 모두 틀렸다!
닉 크럼턴 지음, 개빈 스콧 그림, 김맑아 옮김 / 라이카미(부즈펌어린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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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대한 반전!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은 책이다.

매우 빠른 달리기로 초식 공룡을

잡아먹었을듯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사실 사람보다 약간 빨리 달린 정도라던가

(더 빨리 달리면 다리에 무리가 간다고 ㅋㅋ)

공룡이 다 사라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일부가 살아남아서 진화를 했고

'조류형 공룡'으로 닭과 비둘기라고 한다.

정말? 정말 정말???!!


공룡이 파충류처럼 비늘 같은 갑옷(?)만

입은 것이 아니라는 것도 놀라웠다.

고생물학자들은 공룡의 몸이 온통 녹색 비늘로 덮여 있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어요.

대신 공룡 중 일부는 초기 고생물학자들이 생각한 것과 다르게 깃털로 덮여 있었고,

심지어 깃털 색깔이 다채롭기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_p23



공룡의 알이 물렁물렁했다는 것도 신기했다.

타조알처럼 매우 딱딱하고

다른 포식자에게 쉽게 먹히지 않을 만큼

바위처럼 단단할 줄 알았는데

2020년, 고생물학자들은 놀라운 발견을 했어요.

공룡알은 원래 물렁물렁했고, 후기에 등장한 공룡들의 알만

새알처럼 단단하게 진화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동안 공룡 알 화석을 많이 찾을 수 없었던 것은

알껍데기가 무르고 부드러워서 화석화되기가 어려웠기 때문인 거죠. _p29



사진은 약간 흐릿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선명한 그림과 글씨다.

종이 질도 좋아서 여러 번 넘겨도

쉽게 찢어지지 않고 좋았다.

부모와 전혀 다르게 생긴 공룡에서부터

악어처럼 턱을 위아래로만 움직인 이유,

브론토사우루스라는 공룡은 없다는 사실!

공룡의 이름이 길어진 이유와

반대로 짧은 이름들까지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다.

그림도 예쁘고 포근하지만 섬세하기 때문에

다양한 공룡 그림을 보면서 힐링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공룡을 보니까 기분이 좋아서

스트레스 해소도 된 것 같다.





글을 쓴 닉 크럼턴은 동물학자이자

동물에 관한 어린이 책을 쓰는 작가라고 한다.

생태학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BBC 자연사 팀과 동물원까지 일을 해봤으며

현재는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책을 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의 문장이 딱딱하지 않고

재밌는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부모가 아이에게 읽어준다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그 잡채.

그림을 그린 개빈 스콧은

영국의 일러스트인데 어려서부터 시골에서

자라며 흥미로운 생물을 그려왔고

대학에서도 자연사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

어린이책의 그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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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 최고의 약 - 암을 극복한 의사가 직접 실천, 개정판
아오키 아츠시 지음, 이주관 외 옮김 / 청홍(지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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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토요일에만

'음식을 먹지 않는 16시간을 만들어보자'

-p118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는 16시간!

하지만 막무가내로 하긴 힘들다.

저자는 잠자는 시간을 이용하여 권하고 있다.

일상에 맞춰 몇 가지 패턴이 나오는데

나에게 맞춰 시간 계산을 해 볼 수 있다.

몸의 리셋과 새로운 세포의 재생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조건은

16시간 or 24시간 (단 일주일에 한 번)




내가 처음 단헐적 단식?을 시작한 것은

살을 빼기 위함도 아니고 아파서도 아니었다.

단순히 호기심이었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아서

아무 때나 무엇이든 마음 놓고 먹었었다.

새벽에 라면을 끓여먹고 자도 아침엔 배가 고파서

아무렇지 않게 밥과 간식을 자주 먹었다.

그런데 지인들의 걱정이 많아지고

우연히 당뇨로 힘들어하는 분을 보고 나니

지금부터라도 관리를 하고 싶었고

이제까지 내장을 혹사시켰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이 돌아와

당뇨, 고혈압, 비만 등 내 몸을 망치는 것이다.

과식 (특히 당질의 과다 섭취)이나

운동 부족으로 말미암아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전신의 세포가 서서히

인슐린을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_p149

인슐린의 중요성은 정말 많이 들어봤는데

당뇨병에도 1형과 2형의 두 종류가 있고

평균적으로 젊은 사람은 1형,

40대 이상은 대부분 2형이 발병되었는데

지금은 식습관의 변화로 10대~20대에도

2형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공복의 시간을 만들면

어떤 이유로 암을 예방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지방을 줄이고 비반을 해소하기 때문이다.

_p167




이 책은 자가포식의 원리와 실천 방법

그리고 공복이 일으키는 몸의 기적을

직관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실제 사례 포함)

글씨가 크고 문장이 단순하여

전혀 복잡하거나 머리 아플 일 없고

한 권을 금방 읽을 수 있다.

이것저것 가려먹고 골라 먹고

칼로리 계산하기 귀찮은 식단을

아무런 걱정 없이 '공복 시간'의 유지만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시켜주는 것도 장점이다.

밥만 먹으로 피곤하고 졸리는 현상도

단순히 식곤증이 아닐 수 있다.

만성적 피로는 일상의 무게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

거친 피부도 피부과에서만 해결할 일이 아니다.

먹으면서 다이어트하고 싶다.

이 중 해당하는 것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볼만하다.

정확한 '공복' (단식)의 정보를 알고

각오하고 실천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2016년에 노벨 생리학 의학상을 수상한

'자가포식' (낡은 세포가 다시 새롭게 태어난다'라는

연구를 기본으로 모든 질병의 해법을

공복의 효과에서 찾아보는 책이다.

원서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44만 부를 넘어서

현재 개정판으로 나온 것이다.

저자 아오키 아츠시는 의학박사이며

내과 당뇨병 클리닉 원장이며,

환자에게 공복 식사법을 도입하여

치료에 성과를 올렸다.

스스로도 설암을 공복으로 완치하고

지금까지도 이 식사법을 유지하여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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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있는 미술사 도슨트 : 모더니즘 회화편 - 14명의 예술가로 읽는 근대 미술의 흐름
박신영 지음 / 길벗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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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가장 좋았던 건

명화를 보는 시각의 변화다.

단순하게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 또 다른 이야기들을 보고 느끼고

음미할 수 있는 공부가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뭉크의 <절규>이다.

웃기게 생긴 (?) '절규하는 사람'만 강하게

기억에 남았었는데 책을 보고 난 후엔

붉은 하늘이 더욱 강렬하게 와닿았다.

그 하늘은

극적인 효과를 위해 그려진 것이 아니었다.

저자는 피폐했던 자신의 정신 상태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뭉크의 일기도 볼 수 있었다.

"어느 저녁에 길을 따라 혼자 걷고 있었는데,

한쪽은 도시였고 반대쪽은 피요르드 (U자형 계곡)였다.

나는 피곤하고 아프다고 느꼈다.

나는 멈춰 서서 피요르드 너머를 바라보았다.

태양은 저물어가고 구름은 피처럼 붉게 변하고 있었다.

나는 자연을 따라 흐르는 비명 소리를 느꼈다.

비명 소리가 진짜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림을 그렸다.

진짜 피처럼 붉게 보이는 구름을 그렸다.

색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 그림이 <절규>가 되었다." _p179

일기를 읽은 후, 진정한 절규를 표현한 것은

피처럼 붉게 보이는 구름이 아닐까 싶었다.

이건 매우 강한 충격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웃음 벨로 여기저기 <절규>하는 사람이

합성되고 인터넷에 떠도는 것이 안타까워질 만큼

뭉크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동안 기본적인 지식이 없었고

'대체 이런 그림이 왜 유명한 거야?'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던 나에겐 그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제서야 아주 조금 명화 속 이야기를

보게 되었고 이해하며 공감했기 때문이다.


1789년 시민 혁명부터

낭만주의 사실주의가 왜 인상주의가 되고

이후 어떻게 발전했으며

어떤 예술가들을 탄생시켰는지!

'모더니즘 회화 연대'가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역사와 배경이 이해가 되니까

외우지 않아도 그냥 저절로 외우게 된다.

이게 정말 좋았다.






가장 유명한 명화들로

미술사의 흐름을, 역사와 함께 풀어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 읽었다.

정말 재밌다.



기억나는 몇 가지를 더 적어보자면

독보적인 개성을 뽐내던 피카소에게도

한때 라이벌이 있었고 (야수주의 마티스)

'자포니즘' = 유럽에서 일본을 따라 하던 유행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일본 문화를 따라 했으며

고흐와 고갱의 작품에서도 등장한다는 것!

따뜻한 그림을 그리던 '르누아르'의 대표작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가

사실은 폐허가 된 파리의 허망함을

희망으로 바꾸어 시민들에게 전하고자

최고의 시절로 그려냈을 수도 있다는

도슨트의 설명 또한 충격이었다.





피카소는 성공 후, 입체주의를 더욱 발전시키다 못해

걷잡을 수 없이 더욱 과격해져서 외곽선이 붕괴하자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피카소 자신의 애인이었던 에바 구엘을 그린 <마졸리>는

도대체 어디가 여인의 모습이라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내가 봐도 모르겠다.

사람이 맞긴 한 걸까.ㅎㅎ


프랑스 왕 루이 16세의 죽음을 시작으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민혁명의 시대 속

빛을 그리는 화가 '모네'에서

숭고의 미술 '로스코'까지 흥미진진한 여정이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미술작품이 많이 나오고

도스튼의 설명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어서

책 선물로도 10점 만점에 1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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