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하루 - 어제처럼 오늘도, 알콩달콩 노닥노닥
미스캣 지음, 허유영 옮김 / 학고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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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냥이들의 일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고양이의 하루라고 해서 일상생활만을 생각했는데, 매우 바쁘면서도

평온한 하루를 보내는 냥이들이 잔뜩 나왔어요ㅎㅎ

표지에 냥이 발만 나와도 하트 뿅뿅 인테 요로코롬 다양한 고양이들을 볼 수 있다니!



어느 날 나는 아주아주 작아져 발끝 흰 깜장 고양이를 따라 낡은 담장 모퉁이의 문으로 들어갔다.

그 너머는 신비로운 세상이었다. 나는 고양이 세상에서 2년 동안 그들과 함께 살다

인간 세상으로 돌아와 이 모든 것을 그렸다. 

                                              - 2018년 여름, 미스캣 -


작가의 기묘한 경험담이 어쩌면 정말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세한 묘사와

시 같은 문장이 매우 독특합니다. 미용실에 고데기 해드린다는 문구에는 빵빵 터질 수밖에

없었어요. 왜 이렇게 귀엽죠 ㅎㅎ 뿐만 아니라 마사지사도 있는데요, 짧은 털, 굵은 털,

가느다란 털에 따라 날름날름 세수 하다가 뱃속에 털이 가득 찼데요. 골라드려요~

 


 



 

점집도 있구요, 양장점, 시계포라던가 물리치료도 받아요 ㅋㅋ

요렇게 냥이들의 일터가 1부이고 2부는 목욕하기나 가족 식사 같은 일상이 이어집니다.

사람 같은 모습이지만 냥이들의 특색을 놓치지 않도록 포인트는 잡혀있어요.

3부는 극장, 잡화점, 축제를 참여하며 노는 모습을 담았고

마지막 4부는 부지런한 냥이들이 있는 시장이나 식당, 학교 등이 나왔어요.

정말 귀여워요!



 


 

물리치료소 나올 때 진짜 넘 웃었던 게 전문 교정 문구였는데

팔다리 부조화, '고개갸우뚱병' ​ㅋㅋㅋㅋㅋㅋㅋ

그림 속에 그림을 찾는 기분이었어요. 하나하나 잘 살펴보면

냥이들의 모습이 넘넘 재밌습니다.


3대를 이어온 뼈대 있는 오징어 장수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불에 그은 얼굴이 거무스름하고

가까이 가면 진한 바다 내음이 났어.

        - 4부 부지런한 고양이, 오징어구이 _76​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어요.

냥이는 사랑입니다~


 

#타이완_일러스트레이터

#미스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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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 책 읽어드립니다, 신과 함께 떠나는 지옥 연옥 천국의 대서사시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구스타브 도레 그림,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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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하면 왠지 어렵고 두꺼운 분량의 압박이 걱정이었는데요,

<책 읽어드립니다>에 소개되어 믿고 선택하게 되었어요.

책장이 술술 넘어갈만큼 쉽고 재밌어서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지옥이 가장 많은 페이지를 담당하고 있지만, 전체는 300페이지구요,

주요 내용으로 위주로 깔끔하게 구성되어 가볍게 읽을 수 있어요.

곳곳에 나오는 흑백 삽화도 요란하지 않아서 분위기를 차분하게 잡아줍니다.

​개인적으로 '지옥 편'을 가장 좋아한다능!


 


 

 

간단하게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35살의 '단테'가 어두운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야수 3마리(색욕, 식욕, 기만)를 만나는데요,

이때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도움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지옥'과 '연옥'을 거쳐 '천국'까지 여행을 하는 내용이에요.

너무 짧게 쓴 거 아니냐며 ;;


"이제 나의 흉악한 꼴과 끈질긴 형벌을 보시라.

그대 숨 쉬며 죽은 자들을 찾아다니는 자여,

이보다 더 끔찍스런 모습을 본 일이 있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단테의 <신곡>이 워낙 유명했지만,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전혀 관심도 없었던 1인입니다.ㅠ

우연히 본 <인페르노> 영화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잘 몰랐을 거예요.

 

피라미드를 거꾸로 돌려놓은듯한 모양의 지옥의 지도는 9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층마다 묘사되는 장면은 생각할수록 섬뜩하고 무서웠어요.

고통에 찬 죄인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죠..



그들은 제8옥의 마지막 구덩이인 열 번째 굴에 이르는 다리 위에 도달하였다.


단테는 거기서 말할 수 없이 가혹한 고통의 비명 소리들을 듣게 되는데,

폐부를 찌르는 비명이 너무도 괴로워 이를 듣지 않기 위해 두 손으로

귀를 가리기까지 하였다.


                           - 지옥편, 모략과 위선의 나라 _115


자신의 죄를 깊게 뉘우치는 자도 있지만

반성은커녕 끝도 없이 원망을 하는 자도 있었어요.

지옥의 가장 깊은 곳에서는, 배반의 죄에 대한 형벌이 집행되는데ㄷㄷ;;


연옥으로 올라오면 속죄하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생전에 겸손하지 못했던 교만의 죄를 뼈에 사무치도록 깨닫는다던가

좋은 줄 알면서도 처음부터 자진해서 행하지 않는 게으름을 반성합니다.


읽으면서 뜨끔하기도 하고 스스로도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고전이라는 부담감에 망설이고 있다면 추천합니다~

#죄짓지말고

#착하기살자

#지옥와천국

#고전읽기_참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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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의 왕자들
김대웅 옮김, 아미르 후스로 델라비 원작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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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지민 솔로곡인 'serendipity'를 더욱 이해하고 싶어서 읽은 신간입니다 

'세렌디피티'의 어원 이야기가 들어있다는 문구에 확 꽂힌 건 안 비밀


세 왕자의 이야기가 시작하기 전에 다양한 자료와 설명이 먼저 나오는데요,

페르시아의 시인 '아미르 후스로 델라비'의 <8개의 천국> 민담집에서 추린 이야기라고 해요.

단순히 예쁜 단어라고만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게 훌륭한 결과를 발견해내는 능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흥미로운 설명이 이어집니다. 우연하게 얻은 발명을 가리킬 때도

많이 쓰인다고 하는데 저는 방탄 앨범으로 세렌디피티를 처음 알았!ㅋ



 

초반의 설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아라비안나이트'가 떠오르기도 하는 스토리가 나와요.

고전적이면서도 어렵지 않고, 단순하지만 지혜가 녹아있는 단편집 같기도 했습니다.

현명한 왕이 세 왕자에게 더 넓은 견문을 위해 여행을 제안하는데요

어느 나라에 도착해서도 막힘없이 고민을 해결해주는 왕자들에게 반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나중엔 보물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자리를 물러 받게 돼요. 과연 누가 받았을까요?ㅎㅎ

결혼할 때, 신부를 만나는 과정도 세 왕자 모두 각기 다르답니다.



 

가장 재밌게 본 것은

황제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 각국의 공주와 이야기꾼으로

매일 한 가지씩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었는데요,

그중에 첫 번째, 영혼을 바꿔 넣는 기술하고 (충직했지만 왕의 자리를 탐낸 신하의 최후)

두 번째, 왕비와 원숭이 부리는 사람이었습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왕비를

사나운 개 100마리에게 던져서 죽이려 했던 왕;;)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이기도 하고 선과 악, 상과 벌이 분명해서

교훈적인 여행이 담긴 동화책 같기도 했어요.



 

뜻밖의 우연한 발견을 할 수 있는 행운,

세렌디피티가 저에게도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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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2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13-2018 골든아워 2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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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충격과 슬픔이 며칠이 지나도록 가시질 않았다.

묵직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서 오히려 2권을 피하기에 이르렀다.

책장 안에서 언제나 기다리고 있던 이 책을 애써 외면한지도 1년이 되었다.

외면해온 그동안의 나를 속죄하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의료비를 적절히 투입했을 때 가장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는

중증외상이다. 그것이 세계 의료계의 정설이지만, 한국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긴 한국의 어떤 분야가 그렇게 세계적인 표준을 좇아가겠는가?

해외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몇몇 민간 기업을 제외하면

한국 사회의 그 어느 분야도 그렇게까지 세계 표준을 추구하지 않는다.

다들 제 살길 찾기에만 고도로 특화되어 있는 이 사회에서

나는 그동안 쓸데없는 짓을 해온 것만 같다.


2권에서도 그들의 희망 없는 헌신은 진행 중이었고, 여전히 막막한 현실에 숨이 막혔다.

여전히 말뿐인 허울의 한 가닥에 의지하며 힘겹고 외로운 싸움이 계속되었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그때 그곳의 이야기는 믿기질 않았다. 뉴스로 보고 듣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대처 상황들에 기가 막혔다. 우리 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아니, 목포에 공항도 있지 않습니까?

바다를 수색해야 할 우리가 왜 산악지대까지 갑니까?"


배가 가라앉고 사람들의 생사 또한 알 수 없는 판국임에도

복잡한 행정 절차만은 견고하게 잘 유지됐다.


플로트조차 없는 헬리콥터로 바다 한복판을 헤매다

기름이 떨어져 산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지원과 체계인데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희생'을 담보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이라고 단정 지었던 '외상외과센터'는 꼭 필요한 곳이다.

국민의 관심을 갖게 하고 필요성을 일깨우는 것만으로도 어느 누군가의

한 평생이, 수많은 목숨이 사라지고 있다니.. 그저 먹먹하고 안타깝다.

그저 존경하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언젠가는 내게도 끝이 올 것이다.

시스템이 없는 곳에서 태어난 이 중증외상센터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내 몸은 조금씩 부서져가기 시작했다.

끝이 머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인파속에 묻힌 김태영과 어둠 속으로 사라진 이호연의 뒷모습이

오랫동안 잔상으로 남아 흔들렸다.


삶의 의미를 담은 깊은 울림에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힘들었지만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되었다. 참담한 시스템 속에서도

꿋꿋하고 묵묵하게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경의감을 느꼈다.


맨 마지막에는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헌신했고, 헌신하고 있는 소방대원 및

의사 간호사등 많은 분들의 이름과 짤막한 소개가 나온다. 저절로 숙연해졌다.


 

이 책을 설명하고 소개하기엔 천만번 부족한 리뷰이므로

꼭 직접 읽어보길 바랄 뿐이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읽으셨겠지만

아직 망설이고 있다면 강추한다.


 

#이국종교수님응원합니다

#내인생도서


 

 

덧.

치료만 받고 돈 안내고 튀는 사람은 또 왤케 많은지..;;

어렵게 살려놨더니 고마움은 커녕 큰 소리치는 사람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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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문화사 1989~2018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헤이세이 오타쿠 연구회 지음, 이석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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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문화 30년간의 변천사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정리된

책이 나온다니! 문화의 역사를 기록하고 아끼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일본 애니메이션에 빠졌던 때가 생각나요. 블리치를 시작으로 헬싱에 빠졌더랬죠.ㅋ

스포츠, 메카 물 그리고 BL까지 신작 포함 가리지 않고 흡입하다 보니, 매일이 바빴는데

지금은 어느새 추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만난 일본 애니는 충격 그 자체였!

아직까지도 미완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걸 보면, 팬심은 어쩔 수 없는ㅠ

베르세르크라던가..베르세르크라던가...


캐릭터의 커플링이 "중요"

좋아하는 캐릭터를 행복하게 하고 싶은 그녀들의 팩터는 '망상력' 


이 책은 1989년부터 2018년까지 30년간의 흐름이 한 눈에 보이도록 정리되었어요.

일명 '오타쿠의 시대'라고 하는데요,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변화하는 과정이 자세합니다.

실제 어린아이를 유괴하여 살인했던 사건으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던

오타쿠부터 게임의 흥망사와 디지털화로 거대해진 시장까지~


사전에 'BL'을 등록시킨 남자 '생큐 타츠오'

일본 최초 Twitter 공인 아나운서, 욧삐 '요시다 히사노리'


'라이트 노벨'이라는 말도 처음엔 작가들이 꺼려 하는 단어였다고 해요.

가볍다는 인식 때문이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당당히 사용되고 있으니 신기하기까지 하네요.


몇 가지 더 소개하자면, 헤이세이 <건담> 시리즈의 계보라던가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을 3가지 포인트로 해석한 글과

소셜미디어로 국민적 아이돌이 된 AKB48의 히트 요인과 자매그룹들 ㄷㄷ;;

연도별 총선거와 가위바위보 대회 결과까지 정리되어 나와서 놀랐어요.


애니메이션, 게임, 만화, 인터넷, 아이돌, 코미케, 원더페스, SNS, 2.5차원까지


코스프레에 빠지지 않는 캐릭터 중에 하나인 '미쿠'의 탄생 이야기도 재밌었고

'애니 성지순례'를 빼곡하게 차례대로 정리한 글도 흥미로웠습니다.

순번을 따라 작품별로 소개가 잘 되어있었어요.


멘붕 애니 중에 빠지면 서운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가 심야 애니로

시작했다는 사실은 몰랐던 건데 2011년 대히트를 쳤...! (정말 잔인한데 말이죠;;

<러브 라이브!>의 성우 밴드에 대한 내용도 있고 <이웃집 토토로>와 <원령공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제작한 '지브리'의 변천사까지 알차게 들어있었어요.

거대한 시장을 다 담기엔 부족했지만 그래도 유명했던 작품이 많이 나왔습니다.


원피스, 메이드카페, 니코니코동화, 하츠네 미쿠, 고지라, 케모노 프렌즈, 닌텐도 스위치


애니와 게임의 지난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 드려요~


 

 

덧.

보는 동안은 즐거웠는데, 한편 부럽기도 했어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우리나라의 웹툰과 웹 소설도

애니와 뮤지컬, 영화까지 영역을 더욱 넓혔서

30년, 50년, 100년의 역사가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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