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컬렉션
앨리스 먼로 지음, 곽명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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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대학생 시절인 1950년대부터 쓴 소설들을 엮어서 1968년도에 <행복한 그림자의 춤>으로 출간한 것이다. 단편소설집이라기에 좀 편하게 읽을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작가가 1930년대 생이라 그런 건지, 몇몇 소설들은 단어가 생경한 것들도 많았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자면 황석영 작가나 박완서 작가같이 단어를 풍부하게 쓰는, 매우 세심하게 단어를 골라 배치하는 작가님이었다. 읽으면서 번역가가 진짜 고생했겠구나 싶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도 매우 독특했고, 이야기의 소재 폭이 넓고, 짧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감정들을 세심하게 그려내서 매우 인상적이었던 책이다. 1950~60년대 쓴 소설들을 2020년을 사는 내가 읽으면서 공감하는 현실이 좀 씁쓸하기도 했다. 춘향전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리감을 체험했더라면 좋을 텐데, 여기 나온 여주인공들이 처한 현실은 그때 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 같지 않다. 

총 14편의 단편 중에 가장 압도적으로 몰입하며 읽은 작품은 <작업실>이었다. 글을 쓰기 위해 작업실을 빌린 여성이 집주인에게 시달리는 내용이다. 임차인이 남자였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행동이라 읽으면서 얼마나 짜증이 났던지.



집은 남자가 일하기에는 아주 좋다. 남자가 일감을 가져오는 집은, 말끔히 청소가 되어 있고 일하기에 딱 좋도록 남자 중심으로 새로 배치할 수도 있다. 남자에게는 일이 있다는 걸 누구나 알아준다. 다라서 으레 전화를 받는 일도, 어디 두었는지 모를 물건을 찾는 일도, 아이들이 왜 우는지 알아보는 일도, 고양이 먹이를 주는 일도 기대하지 않는다. 방문을 닫아걸어도 무방하다. 방문이 닫혀 있고 그 방 안에 엄마가 있다는 걸 아이들이 안다고 생각해 보라. (생각해 보라고 남편에게 말했다) 왜냐, 아이들은 그런 생각을 하는 자체도 용납하기 어려울 테니까. 여자가 허공을 응시한 채, 남편도 자식도 없는 엉뚱한 곳을 바라보는 건 자연의 섭리를 저버린 짓과 마찬가지라고 여길 테니까. 그러니 여자에게 집이란 남자와 같은 곳이 아니다. 여자는 누구들처럼 집에 들어와서 이용하고 마음대로 다시 나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여자는 곧 집이다. p.13



<휘황찬란한 집>은 작은 시골마을에서 개발을 할 것인가 보존을 할 것인가를 두고 논의하는 내용이다. 달걀 장수 풀러턴 할머니네 집이 마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헐려야 하는데, 이를 두고 마을 사람들은 서명을 받아서 처리하고자 한다. 그런데 메리만이 뭔가 불편해서 이를 거부한다는 내용. 이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다. 오래된 마을을 보존하자는 측과, 이를 싹 헐어내고 보기 좋게 새 아파트를 올리자는 측. 누가 틀리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수의 힘으로 소수의 의견이 짓밟히는 이 힘의 대결을 보고 있자면 마음 한구석에는 아쉬움이 든다. 이야기는 메리가 서명을 거부하는 데서 끝나지만, 현실이라면 풀러턴 할머니네 헛간은 헐렸을 확률이 높을 것 같다. 



거실에서 오갔던 말들은 이미 바람에 날려 갔다고 메리는 생각했다. 어쩌면 그들의 계획도 잊히고 단 한가지만 남았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나 그들은 승자이고 선량한 사람들이다. 자식들을 위해 집을 마련하려 하고, 어려울 때면 서로 돕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꾀한다. 마치 그 지역사회 안에서 아주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는 현대식 마술을 찾았으니 한 치의 실수도 없을 것처럼 운운하면서. p.104



단편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은 우리네 주변에 있는 어느 누군가의 이야기다.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섬세한 언어로 그려낸 작품들이고, 이야기의 재미 또한 놓치지 않은 작품집이었다.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이번에 새로 출간한 앨리스 먼로의 작품집은 표지들이 정말 예쁘다.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과 <런어웨이>도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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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거 아니? - 엄마가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밀렌 비뇨 지음, 모드 로지에 그림, 김희정 옮김 / 청어람미디어(청어람아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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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이 참 따뜻한 그림책이었어요.
이제 막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자기만의 자아를 구축하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보내는
엄마의 따뜻한 격려가 가득 담긴 그림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엄마인 저에게도 정말 도움이 된 그림책이었어요.
사실 4세~6세면 아기인데,
신생아 때랑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이젠 말도 제법하고, 잘 뛰고 걷고 하니까
큰 아이처럼 생각되더라고요.

'사과알처럼 작은 아이'에게
이 세상은 천천히 탐구해야 할 것들이 많은 신기한 곳인데,
어른인 저는 이젠 너무 익숙한 곳이다 보니
아이에게 세상을 즐길 기회보다는
교육에 방점을 찍고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했네요. 
글자나 숫자를 아는 것보다
잘못하면 사과할 줄 알고, 남과 다름을 인정하는 것...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한 시기인데 말이죠.

* 밤하늘의 별이 몇 개인지 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바라보는 일이란다.

*엄마는 네가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도 알아가면 좋겠어. 네 마음 속 단어들이 서로 입 밖으로 나가려고 뒤죽박죽일 때가 있지. 또 그 단어들이 네 마음 한구석에 꽁꽁 숨어 버리려 할 때도 있어. 그걸 차근차근 말로 표현해 봐. 그러면 기분이 한결 나아진단다.

이 말은 저한테도 필요한 말이기도 했어요...
아이가 짜증 내고 울고불고 하면
좀 받아주면서 잘 이끌어줘야 하는데... 어렵네요.

*너는 세상에 하나뿐인 정말 놀라운 존재란다!


아이랑 저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었죠.
저도 엄마의 딸이기도 하니까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엄마와 딸 모두의 입장에서 읽게 되는 책이어서 좋았어요.

작가님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글 작가인 밀렌 비뇨님은
프랑스에서 유명한 자녀 교육 칼럼니스트라고 하시네요.
우리나라로 치면 오은영 선생님 같은 분인가 봐요.
실제 5살 아이의 엄마이시기도 한 분인데,
그분이 쓰신 글 중 '우리 아이가 꼭 알아야 할 25가지 이야기'
가 프랑스 엄마들에게 공감을 많이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이 책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글이 쏙쏙 와닿았나 봅니다.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좋은 책이에요.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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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남형도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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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자의 체헐리즘>은 아이 어릴 때 종종 읽었던 기사였다.
맘 카페에 올라온 글을 마우스로 긁어서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한 번 겪어본 터라, 직접 발로 뛰어 경험하고 이를 기사화 시키는 게 참 좋아 보였었다.
(물론 기사 읽으면서 이거 허락해 준 데스크도 대단하다고 생각을 ㅋㅋ)

이번 책에는 다양한 체험들이 실려 있었다.


'1. 우리는 위로받을 이유가 있다'에는 브래지어, 육아, 노인, 초등학생, 취업 준비생 그리고 62년생 김영수가 실려 있었다.
노인 체험에서 홍대 이야기는 나도 공감되는 바가 컸다. 홍대에 가니 노인이 있을 곳이 없었다는 이야기... 사실 아이 데리고 갔을 때 나도 느꼈던 부분이다. 20대 젊음의 추억이 가득했던 그곳은 아이 엄마에게는 너무나 불친절한 동네였다.  나의 20대가 이젠 정말 추억이구나 싶어 씁쓸했었다.
'62년생 김영수'는 직접 체험은 아니고 5060세대 아버지 네 분을 인터뷰해서 쓰신 소설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이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세대이지만, 누구보다 혹독한 IMF를 경험한 세대. 은퇴 없는 무한 경쟁 시대, 백세 시대를 맞는 첫 세대... 나의 부모님 세대 이야기이고, 내가 자라면서 보았던 이야기들이라 읽으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


마음 아팠던 부분...



2. 시선 끝에 그들이 있었다 

이 부분에서는 유기견, 폐지 줍는 분, 환경미화원, 시각장애인, 소방관, 무연고 시신 장례 그리고 집배원 체험이 담겨 있다.

시각장애인 체험편에서 공감되는 바가 있었다. 유모차를 밀고 보니 보였던 길가의 턱과 유모차를 갖고 타는 건 불가능한 버스와 엘리베이터 없는 지하철역...
공공시설물을 디자인할 때는 사회적 약자들의 시선이 꼭 고려되었으면 좋겠다. 장애인, 아이, 노인, 임산부 등이 참여할 자리가 꼭 있었으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설은 배려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더 편리해지는 길이다.


집배원 체험도 인상적이었다. 우리 동네 우체국 집배원분 일정이 정말 헉 소리 나는 일정이라 더 그랬다.

우리 집 우체국 택배를 배달해 주시는 집배원님은 항상 밤늦게 오신다. 늦은 밤 미안해하면서 전화를 먼저 주시는데, 대부분 9시~11시 사이라서 참 마음이 아팠었다. 왜 이 시간까지 배달을 하시는 걸까. 그 의문이 이 부분을 읽으며 풀렸다.

정부 예산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우정사업본부가 자체적으로 번 돈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 공공기관처럼 '일반회계'가 아니라 '특별회계'다. 그러니 우체국에 와서 "너희가 세금받아서 일을 이따위로 하냐"고 하는 민원인들은 정정하길 바란다. 그 돈은 당신 세금이 아니다. 
지원은 커녕 이익이 생길 때마다 일반 회계로 매년 수천억 원씩 납부해 지금까지 정부 재정에 기여한 돈이 무려 2조 8,0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p.228

예산 운용이 빡빡해서 신규 인력 충원이 잘 안된다고 한다. 대도시나 신도시의 경우 새로운 건물이 올라가면 그만큼 인구가 늘어서 신규 인력이 충원되어야 하지만 여의치가 않아 기존 인력이 그대로 그 부담을 떠안고 있었다. 

일반 우편물은 2초,
등기는 28초,
택배는 30초 안에 배달
p.216

이 문구가 현재 집배원이 처한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준다. 코로나도 택배 물량은 더 증가했을텐데... 어서 이 분야도 현실적인 대책이 나오길 빈다. 더 이상 집배원의 죽음에 관한 기사는 안 나오기를...



3. 나답게 살고 있습니까는 재미있는 체험들이 많았다.

거절당하기 50번, 착하게 안 살기, 반려견과의 하루, 스마트폰에서 눈 떼기, 회사 땡땡이, 30년 친구에게 사랑한다 그리고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기'.
정말 정말 정말 나도 해보고 싶은 체험이었다.
아무것도 안 하기! 멍 때리기!!!
그런데 생각보다 쉽진 않을 것 같다.ㅎㅎ
주부라서 집에서 이러면 당장 먼지랑 빨랫감이 눈에 들어올 듯... 아이 크면 하루!! 하루만 외박해보고 싶다.


휴대용 심전기로 맥박을 재봤다. 60에서 65사이를 맴돌았다. 심전도 파동도 안정돼 보였다. 평소 맥박을 쟀을 땐 70에서 80 사이를 오갔다. 긴장할 때면 파동이 거칠었다. 몸이 푹 쉬고 있는 게 느껴졌다.
p.254


직접 체험하고 쓴 글이라 진정성이 느껴져서 좋았고, 글 하나하나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남기자 님이 앞으로도 더 낮은 곳,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는 기사를 쓰시기를 응원한다. 남기자 님께 지면을 내주는 머니투데이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남기자 님 기사를 책으로 엮어준 김영사에게도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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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마음을 사로잡는 대화법 - 아이의 마음을 열고 성장시키는 대화
고경희 지음 / 따스한이야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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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20년 차 독서 논술 교사이자 두 아들의 어머니인 저자가 쓴 '내 아이 마음을 사로잡는 대화법'.

추천사에 두 아들의 글이 들어가 있던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아이와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요?

2장 대화의 걸림돌, 아이와 멀어지는 엄마의 모습

3장 대화의 마중물, 아이 안의 거인을 알아보기

4장 대화의 기술, 관계가 좋아지는 대화

5장 아이들과 대화를 하는 엄마가 되기까지



이 중 요즘 내가 제일 필요로 하는 조언들이 가득했던 4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4장은 아이가 선택하게 하기/ 아이의 의견 물어보기/ 아이 감정 표현하게 하기/ 그냥 들어주기/ 아이 결정 존중하기/ 과정을 칭찬하기/ 피드백하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귀한 조언들이 가득했다. 그중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정리해본다.

어린이집을 전부 본 후 돌아봤던 어린이집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한 곳을 방문하고 나오면 다음 장소로 이동할 때 걸으면서 물어봤다. 한꺼번에 물어보면 아이는 여러 곳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아이의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릴까봐 싫은 점은 묻지 않았다. 어린이집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했다.

p.153/ 아이가 선택하게 하기

물어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해 줘서 좋았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는 첫째 아들에게 직접 선택권을 주면서 스스로 선택하도록 유도한 내용에서 나오는 구절이다.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묻지 않기.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할 때 부정적인 기억보다는 긍정적인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질문하는 것도 신중하게 하기.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더 유용한 조언이었다. 

친구들은 나에게 아들들이 사춘기 때 다투지 않고 어떻게 잘 지냈냐고 물어본다. 나도 사람인지라 아이들과 다투기도 했다. 단지 감정적으로 큰 언쟁이 없었을 뿐이다. 아이들의 행동이 모두 나의 마음에 들 순 없다. 또한, 나의 행동이 모두 아이들 마음에 들 수 없다. 서로의 마음속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이해하는 것이다.

p.169/ 아이가 감정을 표현하게 하기

사춘기는 사실 엄마와 아이 모두 힘든 시기다. 그 시기를 대화로 풀어내서 아들들 모두 감정적인 충돌 없이 잘 지나갔다는 것이 놀라웠다. 감정적으로 큰 언쟁 없이, 부드럽게 지나갈 수 있도록 대화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준 구절이다. 

아이의 말을 그냥 들어 주려면 아이의 성향, 생활패턴, 사고방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엄마는 아이에게 피드백이나 조언이나 의견을 낼 필요가 없다. 그냥 들어주기만 하면서 아이가 말할 수 있도록 아이의 말에 호응하면 된다. 아이가 엄마에게 조잘조잘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부 해서 할 말이 없을 때까지 하도록 하면 좋다.

p.172/ 그냥 들어주기

대화라는 것도 결국은 상대에게 관심이 있어야 이어지기 마련이다. 평소 아이를 세심하게 잘 관찰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다짐했다. 

엄마가 피드백하는 것이 어렵다면 아이의 입장에서 '엄마가 어떻게 해주길 원할까?'라고 생각하면 답이 보인다. 엄마가 듣고 싶은 말을 아이에게 하는 것이다. 엄마는 아이를 잘 안다. 그래서 엄마만이 아이에게 맞는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을 가진 사람이다.

p.194/ 피드백하기

피드백에 대한 조언이 참 좋다. '엄마가 어떻게 해주길 원할까?' 이는 평소에 아이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만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이다. 내 아이에 대해 나는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저자의 내용 중에 성장 대화라는 건 책육아를 하는 부모라면 새겨둬야 할 조언이었다. 



책으로 하는 성장 대화는 책을 읽고 "알게 된 것이 뭐니?"라고 책 내용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니까 어땠니? 책의 어떤 부분이 힘이 되었니? 책으로 네 생활이 달라졌다면 어떻게 달라졌니? 책에 대한 너의 생각은 뭐니?"라는 것들이었다. 처음에는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던 아이들이 점점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p.208 / 책 읽기로 마음의 안정을 찾다. 

책을 함께 읽으면서 '너의 생각'을 물어보는 것. 이건 관점의 변화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책에서 어떤 지식을 습득했는지 보다 책을 통해 '너'란 사람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이니까. 생각해보니 살면서 힘든 일을 헤쳐나가는 것은 결국 '나'다. 부모, 친구, 애인 모두 '주변인'이다. 하물며 '독서'마저 중심이 내가 아니라면 그저 책은 지식 전달 매개체 그 이상이 아닌 것이다. 책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언어 습관은 나부터 체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저자의 뚝심 있는 육아법이 감탄했던 책이다. 사실 대화로 육아하는 건 쉽지 않다. 대화하는 것보다는 윽박지르고, 화를 내는 게 더 쉬우니까. 대화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던 내게 꼭 필요한 책이어서 더 반갑고, 감사했던 책이었다.



좋은 책 보내주신 따스한이야기 출판사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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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책 읽어 드립니다 - 세상의 모든 책썸 남녀를 위하여
설민석 지음 / 단꿈아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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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아주 핫했던 프로그램이죠.

총 29권의 책을 소개한 프로그램!

나오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정도로 화제가 된 프로그램이예요.

유튜브에 방송이 공개되어 있어서 요즘 정주행 중입니다.^^


설민석 선생님이 방송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셨다고 해서

바로 읽어보았어요.^^



이렇게 두 권이 와요.

하나는 책, 다른 하나는 독서노트예요!

세상의 모든 책썸남녀에게 드리는 독서의 공유!^^

29권의 책 모두 QR코드가 있어서 

핸드폰 켜고 카메라로 콕! 링크 타고 가면 바로 방송이 열려요^^

넘 편하더라고요.ㅎ




<설민석의 책 읽어드립니다>는 29권 중에 

'땅과 사람'을 주제로 다섯 권을 골라 실으셨다고 해요.


책의 큰 주제인 땅은 지구에서 생명이 태동해 유유히 흐르는 원리를 다룬 <이기적 유전자>, 

사람은 앞으로 우리 인류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살펴보는 <사피엔스>

전염병에 맞서 싸우는 군상을 <페스트>를 통해 만나보고,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통해 우리 미래의 근간을 만드는 '진짜 교육'을,

지금 우리가 겪고 있고, 앞으로 다음 세대가 살아가야 할 미래를 논하고자 <노동의 종말>을 선택했습니다

p. 17



조선시대 왕의 경연을 준비하는 심정으로 

책을 몇 번이나 다시 읽으며 이 방송을 준비하셨다고 하네요. 

이제 방송에는 못 다한 이야기를 정성스레 담은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재해석하는 건 왕인 시청자들, 독자들이 해야할 몫이겠지요.^^



<페스트>.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서점가에서 가장 화제였던 책이죠.

읽어보고 싶었는데,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어요.

마침 설민석 쌤이 이 책을 읽어주셔서 이 방송을 제일 재미있게 봤답니다.


오랑시에 사는 의사 리외가 피를 토하며 죽는 쥐를 발견하며 시작되는 페스트.

쥐의 죽음에 이어 사람들이 죽어가기 시작하죠.

정부는 도시를 봉쇄하고, 도시 안에 갇힌 사람들은 연대하여 전염병과 싸웁니다.

그리고...결국은 승리하더라는 이야기.

알베르 카뮈가 타임머신을 타고 2020년에 미리 와서 보고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요즘 우리가 겪는 이야기 그 자체죠. 시대만 약간 다를 뿐...

방송을 보고, 책을 보니까 이야기가 더 깊이 다가오더라고요.

방송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가 책에 나와 있어서 넘 좋았어요.



방송도 보고, 책도 읽었으니 이제는 독서노트 써야죠.

저는 책에서 인상깊었던 구절을 적어두는 편인데, 이번에는 이 구절을 적어보았어요.


<페스트> 또한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죠. 위기상황 속에서 인간은 인간다움을 얼마만큼 지킬 수 있는지, 또 진정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다양한 군상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 계속 묻습니다. p.117


인부들이 일하다 묻히고, 또 새로운 인부들이 일하다 묻히는 일이 계속 반복됩니다. 하지만 일손이 부족한 적은 없었습니다. 

페스트보다 더 무서운 건 가난이었으니까요. 전염병에 대한 공포는 사치였습니다. 사실 이들에겐 두 가지 선택만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굶어 죽거나 병에 걸려 죽거나. p. 118~119


전염병은 빈부의 격차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비극적 현장인 것 같습니다.

당장의 끼니가 급한 사람에게 전염병은 사치입니다.


이 책과 방송을 통해 <페스트>가 더 궁금해져서 올 6월에는 꼭 읽어보려해요.

코로나19가 곧 종식되리라는 희망을 품으면서요.




 

독서노트의 마지막에는 인생 책을 물어보는 코너가 있어요.

저에게 인생 책은 아직까지는, 29권 중에 고른다면 단연 <동물농장> 입니다.

29권 중에 읽은 책보다 안 읽은 책이 많아서...

올해는 이 29권을 꼭 읽고 이 독서노트를 꽉꽉 채워보려 해요.

다 읽은 후에 내 인생 책은 무엇이 될 지 궁금하더라고요.^^


한번쯤 꼭 읽어봐야할 책 다섯 권을 읽어주는 책이예요.

방송은 유튜브로 보시고, 책도 읽어보시길!

진짜 강추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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