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와 삶 읽기 2 -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조혜정 지음 / 또하나의문화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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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사는 매우 비극적이다. 우리의 자생적인 근대화의 움직임이 미처 그 열매를 맺기도 전에 서양문물의 세례를 받은 일본에 의해서 국권을 빼았기고 식민지로 전락하여 왜곡된 형태의 근대화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에도 독재세력의 그늘에 가려 진정한 민주화와 근대화를 이루는 것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요원한 일로 보일 정도로 지체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의 비극은 우리의 사고에도 영향을 미쳐서 우리의 생각들은 아직도 식민지적 사고에 갖혀있는 부분이 매우 많다.

이 책은 이런 우리의 식민지적 사고를 깨뜨리고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소리를 내야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다른 것들에 의지하여 말하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과 위치를 알고 그에 따른 자신의 말과 글을 표현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말과는 달리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외국이론과 학벌의 권위에 기대어 횡행하는 많은 이야기들 속에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새로운 세기를 시작하는 이 때, 다시 한 번 우리의 자리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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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세기로 본 신라인 이야기
이종욱 지음 / 김영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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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신라를 비롯한 삼국의 사회와 문화, 역사는 주로 중국, 일본의 사서에 실린 내용이나 '삼국유사', '삼국사기'등에 실린 내용에 근거하여 알려져 왔다. 어차피 역사란 것이 현재 남아있는 자료에 근거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생각한다면 완벽한 재구는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한계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또다른 자료를 제시한다. 그것은 김대문이 지은 '화랑세기'이다. '화랑세기'는 저자와 책 제목만 전해질뿐 그 내용은 알 수 없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일제시대에 필사된 필사본 화랑세기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신라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고 흥미롭다.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깨는 신라시대의 모습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왕실에서 이루어진 복잡한 남녀관계는 신라시대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요구한다. 저자는 이런 모든 신라시대의 문화에 대해서 '신국의 도'라 칭하며 그 본질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흥미롭고 새로운 발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대다수의 학자들은 필사본 화랑세기에 대해서 그 진실성을 의심하며 위작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새로운 내용일 뿐더러 그 근거 역시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필사자의 삶과 필사본 화랑세기에서 밝혀지는 고고학적 사실들을 토대로 반박하고 있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필사본 화랑세기의 진위여부가 확실히 가려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의견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저자가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는 '화랑세기' 진본에 대한 추적이 그 성과를 드러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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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원하는 밥, 조식
마쿠우치 히데오 지음, 김향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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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밥을 하게 된 지도 어언 3년. 매일 뭘 해먹을까가 작은 고민이다. 몸에 좋다는 것은 왠지 입에는 안 맞는 것 같고, 맛있는 것은 몸에 안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하기도 한다.이 책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삶의 지혜를 본받아 예전처럼 밥을 주식으로 하는 삶이 건강한 삶이라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신토불이'가 답이란다. 옳은 말이다. 서양인과 동양인은 장의 길이도 다르고, 소화 흡수력도 다른데 어떻게 같은 음식을 먹게 할수 있단 말인가. 예전부터 지나친 육식은 삼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잡곡 위주의 식생활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가 전분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주식을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서 부식과 반찬에 대해 운운할 수는 없는 일. 소박하고 조촐한 밥상을 차리면 돈도 덜 들고, 건강도 찾을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뭔가 입맛을 당기는 음식만을 고집하지 말고, 매일 먹는 밥에 정성을 깃들여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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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팔다 Mafalda 1
끼노 글.그림, 조일아 옮김 / 비앤비(B&B)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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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우리나라처럼 개발도상국이라는 말을 듣다가, 지금은 완전히 주저앉은 불쌍한 나라. 부익부 빈익빈이 너무 심하고 어떻게 하면 스페인 드으로 이민을 갈까만 고민한다는 나라. 오늘날 아르헨티나의 현실은 이 책을 통해 예고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마팔다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고 예리했다. 아이의 눈높이라기 보다는 어른이 썼다는 것이 확 눈에 들어올만큼 정치풍자색이 강하다. 어쩌면 우리나라 시사만화들에서 그런 면모를 많이 못 보아왔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이 쓰여질 당시 만일 우리나라에서 이런 만화를 그렸다면 그 사람은 아마 쥐도 새도 모르는 새 죽음을 당했겠지...정치적 억압은 문화적 창조력과 상상력도 억압한다. 아쉬운 점은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한 만화라 그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면서 읽었어야 했다는 점이고, 요즘을 배경으로 한 마팔다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불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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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오리지널이 있다 - 신현림 영상에세이
신현림 지음 / 동아일보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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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느낌은 아주 아주 큰 실망감이다. 신현림의 감성과 성실함을 믿었다가 배신당한 느낌. 이런 얘긴 나도 쓰겠다는 생각까지...시인이라서 기대한 것도 있고, 사진 공부를 했으니 나보다는 많은 것을 알고 얘기해줄 수 있겠지 하는 기대도 있었는데, 이 책은 어떻게 그 모든 기대를 배반할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요즘 이런 저런 웃기는 가벼운 책들을 신현림 번역으로 내고 있나 본데, <아기 철학자들> 이후로 계속 욕을 먹으면서도 왜 그 작업을 계속 하는지 잘 모르겠다. 시인으로서의 자존심을 버렸나? 자기가 보기에 이 책이 부끄럽지 않은가? 저자의 말이 듣고 싶다. 다음부터는 제발 성의있게 시간을 좀 들여서 제대로 된 책을 내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이런 책들 말고, 시집으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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