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랑세기로 본 신라인 이야기
이종욱 지음 / 김영사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그 동안 신라를 비롯한 삼국의 사회와 문화, 역사는 주로 중국, 일본의 사서에 실린 내용이나 '삼국유사', '삼국사기'등에 실린 내용에 근거하여 알려져 왔다. 어차피 역사란 것이 현재 남아있는 자료에 근거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생각한다면 완벽한 재구는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한계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또다른 자료를 제시한다. 그것은 김대문이 지은 '화랑세기'이다. '화랑세기'는 저자와 책 제목만 전해질뿐 그 내용은 알 수 없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일제시대에 필사된 필사본 화랑세기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신라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고 흥미롭다.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깨는 신라시대의 모습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왕실에서 이루어진 복잡한 남녀관계는 신라시대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요구한다. 저자는 이런 모든 신라시대의 문화에 대해서 '신국의 도'라 칭하며 그 본질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흥미롭고 새로운 발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대다수의 학자들은 필사본 화랑세기에 대해서 그 진실성을 의심하며 위작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새로운 내용일 뿐더러 그 근거 역시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필사자의 삶과 필사본 화랑세기에서 밝혀지는 고고학적 사실들을 토대로 반박하고 있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필사본 화랑세기의 진위여부가 확실히 가려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의견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저자가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는 '화랑세기' 진본에 대한 추적이 그 성과를 드러내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