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고 벼르다 2주 만에 10권을 후딱 읽었다. 그만큼 재미도 있고 독자를 빨아들이는 매력도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대가 주로 1960, 1970년대라서 저자의 다른 책 - 아리랑, 태백산맥 - 보다 좀 더 접근하기 쉬운 탓도 있었을 것 같다. 우리의 현대사를 공부하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런 식의 소설을 통해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 소설이 다루고 있는 것은 당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등장 인물들의 비극적인 삶과 그 안에서 보여주는 인간다움이 무엇보다 인상적이고, 이들의 고통이 세기가 바뀐 지금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답답하다.
이 책은 문학 작품을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현직 교사가 썼기 때문인지 아주 실제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특히 교과서에 많이 나오는 작품을 통해서 시와 소설을 감상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고등학생들에게 유익할 것 같다. 단지 제시된 작품들이 너무 전형적인 작품들이라서 이 책을 읽은 학생들이 처음보는 시나 소설 앞에서도 과연 그들이 배운 것을 제대로 적용하여 감상할 수 있을지 좀 의문이 든다. 물론 그런 것까지 책임질 수 있는 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좀 아쉽다.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인종차별 문제를 백인이 주목하고, 문제시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기득권자들이고, 손해볼 것이 없는 이들이니까...그런 면에서 이 소설의 작가인 나딘 고디머는 자신의 살아온 사회의 문제를 정확히 통찰하고 예리하게 지적한 놀라운 작가이다.이 작품은 그녀의 성장소설이라고 한다. 그녀 자신의 경험이 많이 녹아들어 있으며, 그녀 자신이 갈등했던 문제들이 드러나 있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부모 세대가 살아온 방식과 가치관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방식의 삶을 주장해보는 것은 어느 세계에서나 비슷하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처럼 단일민족 국가도 분단의 아픔 때문에 근현대사가 온통 일그러져 있는데, 인종차별 문제로 얼그러진 나라들은 오죽할까... 새로운 사회와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다.
'깨끗한 부자'가 된다는 것은 말은 쉽지만 현실적으로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실제로 오늘날 우리나라에 그리스도인이라고 스스로 얘기하는 사람들은 수만명에 이르지만, 정말 깨끗한 부자로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그래서 나는 '깨끗한 부자'에 관한 얘기는 이상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면서도 과연 나의 삶이 주께서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합당한 삶인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모든 것이 상대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나의 상황이 그렇게 가난하달 수도 없고, 무엇보다 내 삶의 전 부분을 주를 위해 힘써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러므로 이 모든 얘기들은 부차적일 뿐이다. 가난하든 부자든 다 주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기쁘게 섬기면 될 것을... 이런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반성하는 계기를 준 유익한 책이다.
늘 국내소설만 읽어오던 내게 외국소설은 신선한 선택이었다. 사실 번역상의 문제를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에 약간 망설였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우리나라 소설이 나의 느낌으로는 아직 많이 무겁고 진지한 주제들만을 다루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반면, 근래에 내가 본 외국소설들은 참신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느낌을 주고 기분을 유쾌하게 해주었다. 아마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라 더 그랬을지도 모른다.작가는 인도계 미국인으로 이 단편소설집으로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이 작품은 인도계 이민자들이 새로운 나라에서 겪는 삶에 대해 아이의 입장이나 관찰자의 시선 등으로 바라보았다. 짧지만 새로와서 앞으로 나의 외국소설 읽기는 계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