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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으로부터 도주하는 아이들 ㅣ 학력을 묻는다 1
사토 마나부 지음, 손우정 옮김 / 북코리아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리와 비슷한 일본의 사례를 상세히 든 책.
동아시아 전역에 걸쳐 급속한 근대화를 거치면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던 학업열기가 고도성장이 멈추면서 식고,
많은 아이들이 배움으로부터 도피하는 위험한 현실에 대한 분석이다.
우리네 사정도 별 다를 바 없는데,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 이상 과거식의 대량 주입식 수업은 무의미하고, 무엇보다 정원을 40명에서 20명으로 줄여서(!)
수준차가 나는 다양한 아이들이 모두 같이 배우는 협동적 배움의 공동체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핀란드 사례를 봐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우리나라 시스템엔 정말 문제가 많다.
그 시스템 속에서 허우적대는 나와 아이들이 많이 불쌍하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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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나라에서 교육은 경쟁이 주요동기가 되어 추진되었다.
이에 따라 교육에서의 민주주의 원리도 왜곡되고 있다.
동아시아 나라에서는 교육의 자유란 경쟁의 자유이며, 교육의 권리란 경쟁에 참가하는 권리이며,
교육의 평등이란 경쟁기회의 평등인 것이다.(p.39)
학교는 많은 아이들에게 실패와 좌절을 체험하는 장소가 되어 버렸다.
이 전환으로 인해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도도 학습의욕과 노력도
세계 제일의 수준에서 순식간에 세계최저수준으로 전락한다.
'공부'의 시대는 끝난 것이다.(p.46)
교실을 관찰해 보면 아이들 서로 배우는 관계가 교사의 지도력보다 5배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1만 여 개가 넘는 교실을 관찰했으나 교사의 지도력으로 학력저하를 극복한 아이들은 전무할 정도이다.
그러나 아이들 서로가 배워가는 속에서 학력저하를 극복한 아이들은 수도 없이 많다.(p.134)
저자가 관찰한 모든 교실에서 교사보다는 아이들이 위기에 처한 아이들에게 인내심이 강하고 관용적이다.
교사들의 참을성에는 한계가 있다. 아이들의 허용력과 인내력, 그리고 따뜻함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서로 배운다는 것은 따뜻함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며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토대로 이루어진다.(p.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