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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걸의 시집 -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꾸는 존재에게
은유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산문집을 읽는 경우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을 누군가도 묵묵히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싶을 때다.
세상살이가 녹녹치 않다는 것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닐테니깐. 남들도 똑같구만. 이라는 작은 위안을 받고 싶고 그 위안으로 다시 삶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일종의 너나 나나. 상당히 재수없음이다.
재수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만 아니면 된다는 무시무시한 말은 아니니 서로간의 약점을 공유해보자는 의미라고 우기고 싶다.
올드걸의 시집을 집어든것도 지금까지의 나의 사고로 인한 결과물이다.
더불어 나보다 먼저 세상을 살고 있는 올드걸의 이야기를 듣고 닥쳐올 그 시간들을 조금이라도 더 잘 살아보고 싶은 욕구도 있었다.
어차피 그 시간들이 겪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대다수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아주 작은 이야기들이 계속 말을 뱉어냈다.
그 작은 것들이 속속 내 안으로 들어오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가치관들과 겹치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면서 좀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해나갔다.
알고는 있었다. 내가 너무 꽉 막힌 틀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 더 나이가 든 후에는 일정 부분만을 뺀 거의 모든것에 후회를 할 것이라는 것을.
그렇지만 이 틀을 깨부수기에는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림이 없기에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
이렇게 먼저 산 올드걸의 이야기을 아주 많이 들으면서 틀에 틈을 만들어 가다보면 좀 더 빨리 틀이 깨지지 않을까 싶긴하다.
참 좋은 이야기들을 들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