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 솔솔 나서 생각에 대한 생각이야기 2
노석미 글.그림 / 장영(황제펭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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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백합이 주인공이다.

백합의 향기는 걸어가는 발길을 잡을 만큼 강렬하다.

그런 백합은 자신의 향기가 세상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남들도 다 백합의 향기에 반하기도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벌레들 모든 것들이 백합의 향기에 매료가 되었다.

백합은 일상다반사인 이런 일들이 지겹기도 했을 것이다.

늘 백합은 칭송받았고 백합은 그것이 당연했다.

그러던 어느날 작은 벌레가 백합을 지나쳐갔다.

백합은 깜짝 놀랐고 있는 힘을 다해 백합이 낼 수 있는 향기를 마음껏 뿜어냈다.

그 진한 향기에 파리가 달려들었으나 백합은 머리를 흔들며 저리 가라고 말했다.

열심히 뿜어 낸 향기는 파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백합을 지나쳐 간 볼품없는 작은 벌레를 불러들이기 위해서였다.

작은 벌레는 백합을 바라봤다.

백합은 물었다.

'왜 나를 지나쳐 가는 거야? 저 작고 못생긴 꽃에게 가는 이유가 뭐야?

백합은 다친 자존심을 꾹꾹 눌러가며 물었다.

작은 벌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했다.

'아무리 백합이 향기가 좋아도 나는 저 꽃이 좋아.'

상처 입은 백합은 할 말을 잃었고 향기를 뿜어 낼 힘도 잃었다.

작은 벌레는 그 어떤 립서비스도 날리지 않고 백합을 지나쳐 유유히 갈 길을 갔다.

백합은 다음 날도 향기를 낼 수 있을까?

모두가 다 나를 바라보는 것에 익숙한 백합이 그 상처를 이겨 낼 수 있을까?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 말하는 것 또한 상대의 마음을 여리게 하는 일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간혹 백합의 향기가 너무 진하다고 하소연도 해보고 백합에게 오늘은 다른 꽃에게 갈꺼야.

내일 만나. 라는 이야기도 종종 했다면

백합이 받을 충격은 덜했을텐데. 백합이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은 내가 이상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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