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더 살기로 했다 걷는사람 에세이 3
이수호 지음, 최연택 그림 / 걷는사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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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SNS나 다른 매체에 썼던 글을 다듬어 모아 둔 것이다.

책으로 나오니 나 같은 사람도 읽어볼 수 있어서 좋다.

제목인 '하루를 더 살기로 했다'를 처음 봤을 때는 앞으로의 하루를 더 살기로 했다는 의미로 생각했는데 책을 다 보고 나서는 나에게 주어진 하루인 오늘을 잘 살아가야겠다는 의미라고 받아들였다.

나는 올 초까지만 해도 하고 싶은 일 투성이었다.

언제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고 그 일들을 해내지 못한 마음 안에서는 앙금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그 찌꺼기들이 나를 괴롭게 했다.

어차피 못할 거 뭐 하러 계획을 세우고, 어차피 시도도 안 할 거 왜 생각하냐며 나를 채근하고 닦달하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일들을 하면 뭐 하고, 안 하면 뭐 하냐는 거다.

그저 주어진 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며 즐겁게 살면 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좋은 거고, 안 하거나 못하면 나쁜 것이 아니라 그냥 안 하 거다.

어떤 감정이 들어갈 필요 없이 그저 못했다는 사실만 있는 거다.

너무 낙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그 선택의 책임을 오롯이 내가 지면 아무 상관이 없는 거다.

그동안은 하고 싶은 것을 못하면 남 핑계 환경 탓만 줄곧 했었다.

다들 하는 쉬운 일을 나는 못하고 있으니 내 탓이 아니라 남의 탓만 같았다.

안 하는 선택은 내가 하고, 책임은 남에게 지운 셈이다.

다행히 책임도 내가 진다는 이치를 이제라도 갖게 돼서 천만다행이다 싶다.

그렇지만 너무 안일하게 굳이 안 해도 된다고 나를 속이는 것은 아닐까 싶었는데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저자는 말한다.

하루하루가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달라지지만 누구를 원망하거나 무엇을 탓하는 의미 없는 일을 하지 말고, 그저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다시 하루를 살아내라고 말이다.

저자가 좋아한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나도 좋아졌다.

삶은 하루하루가 이어져서 나아가는 것인데 언제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힘든 하루가 오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하루를 축복하며 더 살아갈 것이다.

"내 인생의 오늘, , 멋진 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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