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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읽는 시간 -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
문요한 지음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평점 :
일시품절
저자는 '바운더리'라는 말을 대신해줄 우리말을 찾지 못한 점을 양해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바운더리라는 뉘앙스를 품는 우리말을 쓰면 아마도 그 단어에 갇힐 거라고 생각한다.
외국어이기에 저자가 이야기하는 바운더리라는 것을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토로하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다들 각자의 이유로 어려워하고 불편해하면서 지낸다.
나도 한때 인간관계가 너무 싫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조리 끊어버리고 싶기도 했다.
사실 이것도 한 방법이긴 하다.
그렇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과의 접촉 없이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집에서는 가족이 학교에서는 친구가 직장에서는 동료들이 늘 존재한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 들어가 산다고 해도 사람을 전혀 안 만나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듯 불편한 사람과의 관계는 내가 상대에게 노력을 덜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바운더리 설정이 잘못되어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그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된다.
자칫 거리라는 말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단순히 상대와 거리를 두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서로에게 필요한 건강한 거리는 관계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필요하고, 내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대체 어떤 것을 바운더리라고 말하는 것일까?
바운더리는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자아와 대상과의 경계이자 통로'라고 한다.
벽을 쌓아 상대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막처럼 경계를 나누지만 서로 간의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번 설정한 바운더리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도 아니다. 유동성이 있는 것이다.
누구를 만나는냐에 따라 늘 관계는 변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바운더리도 변할 수 있다.
관계든 바운더리든 내가 존재함으로 생기는 것들이다.
결국 내가 나를 표현하고 결정할 수 있는 행복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바운더리는 꼭 필요하고, 그 설정은 내가 하는 것이다.
내 바운더리는 어떤지 한 번 점검하고, 좀 더 편한 관계를 위해서 조정을 하는 시간이었다.
관계의 복잡함이 좀 편해졌다.
나의 건강한 바운더리를 늘 유지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