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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기타노 다케시 지음, 이영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9월
평점 :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의 주인공인 사토루와 미유키는 아날로그적 사랑을 한다.
서로의 이름만 알면 되지, 휴대전화나 메일 주소를 알게 되면 쓸데없이 연락하거나 볼일이 없더라도 왠지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해야 하는 의무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별로라면서 그들은 연락처를 공유하지 않는다. 이런 점이 비밀을 간직하는 것 같다면서 말이다.
서로의 연락처를 알지 못하기에 그들이 처음 만난 그 장소에 그나 그녀가 나타나지 않으면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기에 기다리는 그 시간이 괴로울 수밖에 없지만 그들은 그들의 사랑을 고수한다.
디지털이 발달하면서 뭐든 빠르고, 쉽고, 단순해지는 세상에서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들은 고리타분하고 답답해 보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런 환경에서 아날로그를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당장 연락이 안 되면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걱정이 앞선다.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서로의 연락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니 모르는 체 있어도 좋긴 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사토루와 미유키의 만남의 문제가 생기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다시 만난다.
좀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고, 지금까지 읽었던 일본 소설과는 좀 다른 느낌이긴 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연인으로서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디지털을 살짝 뺀 아날로그적 한 관계 유지가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내 삶을 좀 자유롭게 하는 일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