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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
밥 버먼 지음, 김종명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사실 좀 어렵지 않을까 싶어서 엄청 걱정했다. 읽고는 싶은데 어렵겠지 싶은 마음에 책장을 펼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재밌어도 너무 재밌다. 과학 책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재밌다.
과학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이 읽어도 너무 재밌다.
게다가 쉽게 느껴진다. 특별한 지식 배경이 있어야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소설책 읽는 것처럼 읽다 보면 책 한 권을 읽었다는 뿌듯함과 함께 지적 수준도 좀 올라간 느낌이 든다.
사실 이런 유의 책들은 옆에 휴대폰을 두고 백과사전을 검색해 보면서 읽게 된다.
모르는 내용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계속 읽어나가기가 버겁다.
그런데 이 책은 반복해서 말하지만 쉬운 느낌을 주는 데다 뒷장에 달린 주석이 내용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저자가 나처럼 과학의 ㄱ자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이해하기 쉽게 써 준 덕분인 것 같다.
요즘처럼 더위가 계속되니 영구동토가 많이도 녹았겠군 싶고, 어딘가의 호수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을 수도 있겠다 싶다.
얼마나 많은 모기들이 1초에 440번이 넘는 날갯짓을 하고 있을까 싶은데 상상만으로도 시끄럽다.
어린 시절 외갓집에 놀러 간 겨울에 눈이 내리면 시골 눈은 깨끗하다고 모아서 먹기도 했는데 그것이 박테리아 덩어리라니. 모르는 게 나은 진실도 있기 마련이다.
바람이 불어서 나무가 흔들리는 걸 보면 시속 얼마의 바람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이제 그만 비가 왔으면 싶어서 하늘을 보고 구름 속을 생각한다.
내 몸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것의 속도가 궁금하다면 강추한다.
저자의 세계여행 시작점이 되는 이유 또한 속도 때문임을 알린다.
올여름이 지나가기 전에 다시 한번 느린 속도 빠른 속도를 느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