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구비 옛이야기② [짐승의 말을 알아듣는 각시]

짐승의 말을 알아듣는 각시 - 술술 쏙쏙 언어 이야기 ㅣ 굽이구비 옛이야기 2
임정자 엮음, 허구 그림, 최원오 감수 / 해와나무 / 2011년 12월

나 어릴적 옛날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는 매체가 아주 많았다.

으스스한 전설의 고향 방송을 무섭다면서도 이불을 덮어쓰고서 보고 잠든 날은

꿈 속에서 "내 다리 내놔~"하며 귀신이 나타나기도 했고.. 할머니댁에 가면 할머니께서 들려주는 옛이야기도 듣고..

친구들끼리도 어디서 주워들은 옛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았던 기억이 난다.

어릴 적 추억이 고스란히 생각나게 하는 그런 옛이야기 시리즈 책을 만나 보았다.

초등 4학년 아들은 다행히 옛날 이야기라면 자다가도 일어나 책을 본다.

이번 책도 받자마자 먼저 들고가서는 재미있다며 세 권을 후루룩 다 봐버린다.

그러더니 독후감을 써 보겠다고 나서는게 아닌가.

이번 시리즈는 아들의 서평으로 대신할까 한다.

<짐승의 말을 알아듣는 각시>

나는 이런 이야기책을 많이 읽어 보았고, 또 많이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굵은 이야기책이 꽤 있다. 나는 그런 이야기책은 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이 책도 이야기책이라서 서너 번 읽으니 벌써 이야기들을 다 외운 것 같다.

여러 가지의 이야기들 중 책 표지처럼 <짐승의 말을 알아듣는 각시>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짐승들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상상력도 풍부하고, 그 말을 알아들어서 피해를 덜 입기도 하고,

짐승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쯤 되니 나도 그 각시처럼 짐승들의 말을 알아듣고 싶어졌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책의 그림체는 꼭 어린아이가 색칠하고 그린 것처럼 천진난만하고 귀여웠다.

아마도 그림 때문에 자꾸 웃음이 새어나온 것 같다.

옛 사람들은 아마도 말하는 법을 중요시 한 것 같다. 말을 잘해서 벼슬이나 돈 등을 얻고, 말을 잘해서 도둑들을 잡는 등등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라는 옛 속담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