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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몽타주
박찬욱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 내외적으로 박찬욱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여전히 오해에 휩싸인 인물이다.
<JSA>로 그를 기억하는 이에게 <복수는 나의 것>으로 배신하였고
<올드보이>의 과잉된 에너지(또는 과잉된 열광)을 <친절한 금자씨>의 불친절함으로
불편하게 만드는 감독(무엇보다 그는 현재진행형이자 심지어 진보하는 감독이다.
감독으로 그의 이름을 인식시킨 이후 그의 영화들의 보여주는 스타일적 전시는
차치하더라도 그 세계관이 영화와 접목되는 풍경은 독보적이다. 그래서 현재 그의
가장 베스트는 <친절한 금자씨>라고 생각한다. 뭐 아님 말고).
민노당원인 동시에 S-OIL광고에 나와 "에스오일~에스오일~"을 흥얼거리는 인물.
그렇다면 <박찬욱의 몽타주>는 그 호기심을 해소하며 오해를 풀어주는가.
아마도 박찬욱의 대답은 "아니면 말고"일 것이다.
이 책의 의미라면 지금 한국에서 가장 영민하고 자의식에 찬, 스타일리스트 감독이
동시대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의뭉스레 풀어낸 산문이라는 점일 것이다.
하여 이 책에서 건지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주는 못 된다 하더라도
살아가게끔 하는 보조동력으로 유머 감각이 절실하다는 사실, 그리고
그 유머감각이란 냉소와 습자지 한 장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발동한다는 것.
*2002년 당시 월드컵이 싫어 미국으로 도망갔다는 일화를 읽으며
월드컵을 싫어하는 동지를 만났다는데 기분이 좋으면서도
미국으로 도망갈 수 있는 그의 신변이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뒤에 실린 영화평들은 그냥 넘겨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