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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티타 - 한 피아니스트의 음악과 사랑의 변주곡
로제 그르니에 지음, 윤은오 옮김 / 아테네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한 피아니스트의 음악과 사랑의 변주곡'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미셸 마이오크라는 늙은 피아니스트의 삶의 회고로
대체로 시간순에 따라, 가끔의 변주를 섞어가며 이어진다.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내가 포착할 수 있는 이 책의 고갱이는
"기껏 예술 따위"라는 강렬한 속세주의다.
에릭 시걸이라면 열렬한 관중의 환호, 또는 수십, 수백만 장의 앨범판매(관람객 동원),
비평가의 찬사 등등을 한 예술가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기준을 두고
드라마틱하게 소설을 구성했겠지만(그런 면에서 에릭 시걸 역시 대단한 예술속세주의다)
로제 그르니에는 예술가라는 타이틀로 성취할 수 있는 절대적 보상물,
바로 여성으로부터의 존경과 사랑, 그리고 궁극적으로 육체에 대한 이야기를
에둘러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니 빌어먹을 예술가 따위란, 그리 심한 욕이 아니다.
빌어먹을 정치가 따위, 빌어먹을 선생 따위, 빌어먹을 작가 따위, 빌어먹을 편집자 따위 등과
동일한 선상에서, 대단히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