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원하는 밥, 조식
마쿠우치 히데오 지음, 김향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작년부턴가 건강에 관심을 가지면서 먹거리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SBS의 TV프로그램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라는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다음부터였을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 프로그램을 보고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 이후로 이런저런 책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배스킨라빈스의 후계자였던 존 라빈스의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음식혁명>을 비롯, 프로그램 PD가 쓴 '잘 먹고 잘 사는 법'의 책 버전, 또 <슈거 블루스> <나는 풀 먹는 한의사>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식사> 그리고 이 책 <몸이 원하는 밥 조식> 등등, 나름대로 꽤 많이 읽고 또 실천하려고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이제 돌이켜서 남들에게 추천해줄만한 책, 혹은 곁에 두고 꺼내볼 '핵심'적인 책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슈거 블루스>와 이 책 <몸이 원하는 밥 조식>을 택하고 싶다.

다른 책들도 물론 좋다. 사실 <음식혁명>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 등을 읽지 않고 이 두권만 달랑 읽으면 감흥이 덜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저 많은-그리고 두꺼운-책들을 다 읽으라고 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가. 그리고 '실천'이라는 면에서 봤을 때 이 두 책은 가장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설탕의 폐해를 적나라하고도 재치있게 설명하여 꿀커피를 타먹던 나로 하여금 설탕을 단박에 끊게 만든 책이 <슈거 블루스>라면, 이 책 '조식'은 식생활 개선이라는 거창한 명제에 압도당하기 쉬운 우리네 평범한 소시민들을 위한 손쉬운 입문서이며 실천이 가장 쉽다는 점에서도 뛰어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사실, 육식을 딱 끊고 신선한 생채소만 해먹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사회생활도 고려해야 하고, 가정만을 놓고 보더라도 최근 이양지씨의 <참 쉬운 건강 밥상>에도 써 있듯이 '부담스러운 식사 준비는 3일 천하로 끝나는 법'인 것이다. 니어링의 책도 막상 해먹으려면 우리나라 실정과 안 맞아서 나 같은 경우는 그냥 '식생활 자세 지침서'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었던 차에 이 책을 보니 매우 반가웠다.

전분을 너무 강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을 테지만 나는 저자의 주장인 '기본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반찬의 개혁은 그 다음이다. 옛날 모택동의 홍군은 밥과 절인 양배추, 그리고 가끔 지급되는 양고기만 먹고 그 험난한 대장정을 했지만 건강했더라는 얘기도 있다. 실제로 현미를 먹어보면 백미 먹을 때와는 당기는 반찬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빵 먹을 때와도 몸 상태가 달라진다. (저절로 살이 빠지더라! 멋지지 않은가!)

70~80대 노인들은 정정하고 40~50대 중년들은 병에 걸려 골골한 유즈리하라 마을의 이야기는 무엇보다도 쇼킹했다. 미국의 군수물자 투입과 정확히 일치하는 그 시기 사람들. 하긴, 베트남을 파괴하려면 전쟁보단 콜라를 투하하라는 얘기도 있었다 한다. 밥의 근본을 돌아보고 누구나 정말로 손쉽게 식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지침서. 친구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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