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속의 세계사 창비청소년문고 10
이영숙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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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읽은 「식탁 위의 세계사」도 괜찮았는데

이 책도 읽은 느낌이 나쁘지 않다.

창비청소년문고로 세계사에 관심을 갖게하기에 충분하고

청소년 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읽기에도 쉽게, 하지만 내용이 너무 얕지 않게 두루두루 다루어 놓았다.

 

옷감이나 의복에 얽힌 세계사를 예의 그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친근한 풍으로 들려준다.

캘리포니아 골드러시때 '궁하면 통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한 청바지,

청바지를 일컫는 다양한 용어에서부터 일확천금을 노리고 서부로 몰려들었던 포티나이너스(49년의 사람들),

골드러시가 재앙이 되었던 인디언들 이야기, 1950년대를 주름잡던 명배우들에 이르기까지

중학교 세계사 시간에 들었던 이야기가 다시금 생각나면서

그땐 지식으로 들었을 뿐이었던 이야기가 이제는 그동안 쌓인 주관에 비추어 인간군상이라는,

그리고 인간들이 살아낸 하루하루의 역사가 만들어낸 통사를 보면서 세계사 속의 인간을 생각하게 된다.

 

전쟁 참호의 열악한 환경에서 버티키 위해 제작된 트렌치코트 이야기는

우리가 바람부는 날 옷깃을 여미며 멋을 내는 의복이지만 내내 전쟁과 관련돼 있고

무엇보다 핵실험의 진원지에서 따온 비키니 인류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핵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들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것들 뒤에 숨은 인류사의 참혹함과 지금껏 이어온 전쟁사를 들여다 보는것 같아 씁쓸함이 든다.

벨벳도 바틱도 힘의 논리로 평정되는 역사, 그리고 그 와중에 희생되는 국가와 사람들 이야기가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옷감이나 의복이 아닌 다른 소재를 선택하여 들여다보더라도 인류가 존재해 지금껏 이루어온 세계사는

약육강식으로 대변되는 전쟁사에 다름 아닌듯 싶다.

생활의 편리를 위해 발명한 것들도 죄다 전쟁 방편으로 끌어들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가.

 

학생때엔 세계사의 단편을 배우며 외우기에 급급하거나 그 단편만 접하고 재미있네 했던 것들이

이제는 자꾸만 전체를 보게 되는지라 세계사가 결코 재미있거나 밝지가 않게 다가온다.

이번에 다룬 세계사는 줄곧 식민지 착취와 1,2차 세계대전, 마녀사냥 이런 이야기들과 결부되는데

책을 통해 느끼는 것은 그 일련의 일들 끝에 지금 우리가 있구나 하는 것이다.

이제 옷을 입거나 음식을 먹을때 멋지다, 맛있다라고만 하지는 못할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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