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경복궁 인문여행 시리즈 7
이향우 글 그림, 나각순 감수 / 인문산책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음악을 듣든 단 한번의 경험으로 모든 것을 알았다, 보았다, 들었다고 섣불리 말할수 없듯이

여행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어느 장소를 어느 때, 누구와, 어떤 목적으로 들렀나에 따라 같은 장소이지만 느껴지는 감성과 보여짐이 많이 달라진다.

오래전 어느 늦가을에 들렀던 궁궐은 한낮의 늦더위와 내 지식의 짧음으로 인해

그저 황망히 넓은 곳에서의 지쳐버린 하루 일정 정도로 끝나버렸다.

썩~ 좋은 기억을 담지 못한채 다녀온 이후에도 우리 궁궐은 여러 매체를 통해 그리고 책을 통해 접하지 않을수 없는 그 무엇이었고

그래서 알게 되는 역사적 사실은 아무것도 모른채 거닐때와 어렴풋하게나마 무엇을 알고 바라볼 때

확연히 다른 마음가짐을 갖게 만들었음을 시인한다.

 

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경복궁은 인문여행시리즈 7권으로 앞으로 본격적인 우리 궁궐에 대한 조명의 그 첫번째 출발이다.

서울에 남아있는 다섯 개의 궁궐 가운데 경복궁이 첫번째로 다뤄지는 이유는 1395년 창건된 ‘조선왕조 최초의 법궁’이자

조선왕조의 궁궐 경영방식에 있어 왕이 정사를 돌보던 핵심 궁궐이었기 때문이다.

 

경복궁은 조선왕조 최초의 궁궐이자 흥선대원군 이하응에 의해 중건된 전통 궁궐 건축 최후의 작품입니다. -p.13

 

조선왕조의 궁궐 경영방식은 크게 법궁과 이궁의 양궐체제로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의 국왕들은 늘 두 궁궐을 번갈아 오가면서 지냈습니다. 법궁은 왕이 주로 머물면서 정사를 돌보던 핵심 궁궐을 말하고, 이궁은 왕의 필요에 따라 옮겨 갈 수 있는 여벌의 궁궐을 말합니다. -p.25

‘우리, 경복궁 산책할래요?’하며 청하는 도입처럼 글쓴이는 역사적이거나 문화재적인 이해를 잠시 내려놓고

자신과 광화문 입구에서 신무문 출구까지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 궁궐을 함께 거닐면서 그곳에 머물던 옛사람들의 정취를 찾아 보고

그이들이 가졌을 당시의 느낌도 가져보게끔 이끌어 준다.

그러면서 같은 장소를 사시사철 여러번 찾는 동안 그녀만이 느꼈을 자신의 감흥을 때때로 풀어놓는다.

이런 인문학적 고찰로 인해 책은 경복궁에 대해 다루고 있는 여타 책들과 차별화 된다.

 

10여 년을 궁궐지킴이로 활동한 그녀는 자칫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곳곳에 우리를 이끌고 간다.

또한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세심히 일러주는 역할도 자청하며 살뜰히 궁궐을 소개하는데 열중한다.

이렇게 소개한 곳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읽기만 하는데도 반나절은 족히 걸릴 만큼의 분량이지만 모르던 것을 익히는 즐거움 때문일까,

책읽기는 어서어서 그녀의 족적을 뒤따르기에 바쁘다. 마치 궁궐 답사를 하듯.

어느듯 걸음은 장고에 이르고 머리에 그리듯 따라나선 답사는 예서 마친다.

  

설명과 사진에 덧붙여진 ‘경복궁 화첩’은 외세의 침입에 의해 여러번 불태워지고 부서져야 했던 지난날의 아픔일랑 다 잊은양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그 자리 그 모습 그대로인 궁궐이 계절따라 피어나는 꽃들과 푸르른 녹음, 짙파랑의 하늘, 오색빛깔로 물든 나뭇잎,

설원을 배경으로 모습을 달리하는 모습은 한번의 답사는 어림없고 절기마다 찾아보아야

그 아름다움의 일부라도 알 수 있으리란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거닐었을 향원정에 드리운 가을을 스케치한 화첩은 

아픈 역사로 인해 서러운 아름다움에 순간 턱~하고 숨이 막힌다.

 

궁궐을 조목조목 뜯어보며 분석하고 역사적 의미를 각인시키는 형식을 탈피해

산책하듯 거닐며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과 교감하는 시간에 비중을 두어 이끌어간 책형식이 신선하다.

그리고 함께 산책하기를 손내밀어준 이향우 궁궐지킴이님께 감사한다.

 

글쓴이의 이런 노력과 장정의 고급스러움이 무색하게 곳곳에 보이는 오탈자는 책의 격을 떨어뜨리는 큰요인이다.

출판사의 꼼꼼한 교정을 바란다.

 

<2013년 4월 20일 초판1쇄 오탈자>

 

60쪽 17줄 관람권 → 관람권

68쪽 3줄 들서면 → 들어서면

197쪽 10줄 함월지 한문표기 200쪽 사진속 표기와 다름

310쪽 13줄 우리나 → 우리나라

310쪽 18줄 편에는 → 뒤편에는

318쪽 사진설명 호한 → 호젓한

323쪽 사진설명 바본 → 바라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