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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레시피 - 공자, 부처, 소크라테스, 예수를 식탁으로 초대하다
김경윤 지음, 최정규 그림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청소년들에게 인문학을 권하려면 주저된다.
어른들도 인문학을 읽어야 한다 말하지만 정작 읽기 쉬운 문학이나 산문에 머물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더더군다나 요즘같이 하나에 몰두하기에도 벅찬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을 보면 책읽을 여유도 없는데 삶을 들여다보며 치열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인문학 읽기는 갈수록 외면당할수 밖에 없는 구조에 빠진게 아닌가싶다.
인문학에의 외면은 건조한 현대문명의 블랙홀에 빠진 우리사회를 더더욱 메마르게 하는 양상을 띠고
그래서 일각에선 부러 인문학 읽기를 강조하며 나서기도 했다.
이럴진대 아니, 이러하기에 우리 청소년들은 일찍부터 인문학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사회가 그나마 모래알처럼 산산히 부서지기 전에,
사람을 생각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희망을 청소년의 인문학 읽기에 걸어야 하지 않을까 미루어 생각한다.
어느 가정에 초대되어 함께 식사를 하면서 4대 성인의 사상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형식인 이 책은
공자, 부처, 소크라테스, 예수가 인간세상에 전하고자 했던 생각을 쉽게 전달하고자 한다.
4대 성인이라 해서 인간세상과 동떨어진 '나홀로 생각'이 아닌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에 깊이 들어와 어떤 사회가 옳고 이상적인 사회인지에 대한 각자의 사상을 이야기 한다.
이 초대가족에는 초등학생, 중학생이 있으니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수준을 조정해서 될수 있는 한 쉽게 풀이해 놓았다.
살면서 가장 많이 들어왔던 인물들에 또 한편으론 어렴풋하게나마 그들의 사상에 대해 어느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누군가에게 일목요연하게 들려주려면 정연하지 못한 것이 그야말로 산재한 앎인 것이다.
책에는 그런 산재한 지식들을 한자리에 실어놓아 각 성인의 주장이 무엇이었는지 서로 비교해가며 읽을수 있다.
그리고 책속 부모님이나 아이들의 입을 통해 사상이나 철학이 아니어도 평소 궁금하게 여겼던 부분들에 대해 질문하기도 하고
성인들의 주변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어 중학생 정도 아이의 수준이라면 인문학에의 접근을 이 책으로 시도해도 좋을것 같다.
책을 읽으며 공자가 말하는 정의로운 사회, 윗사람이 예의를 챙기는 사회, 남방의 용기를 부러워하는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해 본다.
용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단다. 창과 갑옷으로 무장하고 싸우다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용기가 북방의 용기지. 즉, 억세고 거친 사람들의 용기야. <중략>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으로 가르치고 잘못된 행위에 대해 보복하지 않는 남방의 용기도 있단다. -p.59
나라가 정의로운데 가난하고 천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라가 정의롭지 않은데 부유하고 귀한 것 또한 부끄러운 일이지요. -p.57~58
진리가 전달되는 곳 어디든 절이라는 부처의 말씀도 이 시대에 새겨들어야 할 말이고
죽음앞에 당당할 수 있었던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죽음의 연습'이라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매일 매일 부활의 삶을 살라는 말씀까지도.
각 성인별로 만화로 수록한 '인문학 디저트'는 성인 당대의 보다 구체적인 상황과 사상의 발전과정을 다루었는데
아이들에게 결코 적은 분량이 아니다.
전체적인 기틀을 잡고 보다 궁금한 가지들과 뻗치는 관심들은 차차 기출판된 책들을 참고하며 생각을 넓혀가면 될 듯 싶으다.
청소년들이 일독하고 나면 문학에서 느끼는 울림과 또다른 진중한 깊이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