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져도 향기를 남긴다 - 비우고 돌보고 내려놓는 마음 다스림
김윤탁 지음 / 미르북컴퍼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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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2012년) 우리 사회를 간통한 화두가 있었다면 ‘힐링’이 아니었나 싶다.

힐링프로그램에서부터 힐링캠프, 힐링레시피, 힐링토크, 힐링투어..등등

출판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느때보다 힐링을 주제로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대중의 잠재욕구와 맞아떨어지면서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책들이 많았다. 

그만큼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삶에 지쳐있고 어떤 수단을 통해서라도 치료받아 재활하고 싶은 필요에의 방증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 또한 그 대열에서 예외는 아니다.

명상을 통한 테라피(therapy)가 목적인데 재료는 바로 ‘향기’.

 

향기명상은 씨앗의 고통이 나무의 탄생과 이어짐을 깨닫게 합니다. 씨앗이 분해되는 고통을 겪은 후에야 싹을 틔우고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하는 명상입니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을 가슴으로 받았을 때, 모든 영혼이 자신의 진화를 위해 몸으로 현현해 이 세상을 체험하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마주하는 모든 것들이 모두 나와 연결되어 있음을 스쳐 지나가는 향기나 바람에서도 느낍니다. <중략>

그저 우리가 숨을 쉬듯이, 향기와 함께 숨을 쉬고 있다 보면 평화에 이를 수 있다고 알려 줍니다. -p.9

처음에 향기명상이란걸 들었을때 생경함에서 느껴지는 거부감 같은게 있었다.

언뜻 생각난게 인공향으로 만든 인위적 환경에서 하는 명상 같은걸 떠올린 탓이다.

하지만 금세 생각이 바뀌었는데 그것은 캠핑을 할 때마다 이른 새벽 자연에서 번져오는 자연향을 접할 때 몸이 나타내었던 반응을 떠올려보면

이 명상법이 정녕 허튼 소리만은 아니란걸 이해하게 된다.

도시에 있던 몸을 자연에 맡겼을 뿐인데 그때 반응하던 내 눈과 코와 귀, 정신 모두가 명징해지는 체험은 놀라울 정도다.

그래서 주말이면 자연으로 떠나기를 반복하게 되었으니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겐 그나마 자연의 향을 가까이에서 체험하며 정신을 맑히는 향기명상이

그들의 지친 몸과 영혼에 안식을 가져다 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자연의 향기를 맡으며 가족들, 직장이나 학교, 만남과 경험, 감정을 떠올리며 내가 살아온 인생과 현재 서있는 자리,

 ‘나’를 돌아볼 때 일어나는 감정의 울림을 세밀히 관찰하며 그런 가운데 통찰의 시간을 가지게 하는 것, 이것이 향기명상인 것이다.

 

책에는 귀담아 들을 글귀와 나에게 적용해갈 글들이 많아 그때마다 갈피를 끼었더니 촘촘히

종이조각이 채워져 버렸다.

글마다에서 어떤 이들이 떠오르고 그가 이 글을 읽으면 상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치료될수 있을텐데 하는 마음도 들고

나를 향한 어떤 글들에서는 읽기를 잠시 멈추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자, 그리고 어루만져 보고자 한참을 멈춰있기도 했다.

 

이 향기명상을 하면 많은 이들이 누구가 아닌 자신을 위로하거나 자기 이름을 부를때 많이 오열한다고 한다.

슬프고 아픈 감정을 내비치지 않고 살아왔던 남자들 조차도 이 순간만큼은 감정에 충실하며 자신의 슬픔을 모두 드러내어 운다고 한다.

그렇게 쏟아낼 때 치유되고 정화된다고 한다.

그것은 어떤 문제를 풀어서가 아니라 그냥 문제가 아닌 것으로 되어 버리고 말(p.100)기 때문이란다.

 

작가가 이 세상을 보는 세계관은 삶에서 다가오는 모든 사람들, 일들, 환경은

결코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것들은 이 세상에서 배워야 할 덕목을 체험하게 하는 것들로

세상전에 그 관계를 스스로가 선택했다고 본다.

어떤 관계가 헝크러져 있거나 어떤 문제가 자신을 괴롭힐때

처한 상황을 탓하지만 말고 그것이 주는 의미를 깨달아 알게 되면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작가는 여러 경우의 문제들을 나열하고 그것들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고자, 그 문제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스스로가 문제를 현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깨우친다.

책 뒷면에는 향기명상에 사용되는 여러 향초들과 그 작용에 대해 알려주고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사용법까지 곁들여 놓았다.

책장을 덮으며 드는 생각, 이렇듯 힐링이 필요한 이들에게 필요한 요법들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힐링이 더이상 사회의 화두가 되지 않을 사회로 발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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