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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후회되는 한 가지 - 우리 시대 명사 50인이 지난날에 보내는 솔직한 연서
김정운.엄홍길.안성기.박경철.공병호.조영남.김창완.정민.승효상.김형경.이지성.김홍신.조수미 / 위즈덤경향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어느 누구도 완벽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완벽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다.
내가 기대하는 것은 위험을 무릅쓴 시도,
실패와 실수를 바로잡으며 얻은 교훈이다. -마이클 암스트롱
이유야 어떻든 나는 내가 실수할까봐 또는 실패할까봐 위험을 무릅쓰고자하는 마음조차 먹지 못한 지난 날을 후회한다.
내가 가진 것만으로 생각하고 결정하려 했지 내속에 없는 것에의 도전과 모험을 회피하며
안정지향적으로 살아온 젊은 날이 후회스럽다.
실수를 하더라도 반성과 함께 모든 것이 용서되던 젊은 날에
왜 좀더 많은 시도를 해보지 못했는지 생각해보면 아쉬울 뿐이다.
인생도 성격이라고 내 인생의 이런 배경엔 가정환경도 한몫했으리라.
이를 악물고 덤비지 않아도 그런대로 내게 주어지던 혜택들이(크진 않지만)
삶자체를 수동적으로 만든 탓도 있으려니 차라리 모자랐더라면 지금과는 다르게 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엉뚱할지 모르지만 그래서 내가 얻게 된 교훈은 자식에겐 좀 모자라는게 나을수도 있다는 것.
책에는 사회 각분야의 저명한 인사 50인이 말하는 후회가 들어있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윤후명이 젊음은 후회를 먹고 자라는 독초 같아 실수와 후회는 삶의 동반자(p.62)라 했듯
근사해 보이는 누구일지라도 다들 분량의 후회를 지니고 있었음을 본다.
언제가 맞이할 이별인줄 알면서도 부모와 때론 친구, 부부가 헤어진 후 남게된 회한,
무심해서 미처 알아봐주지 못한 것에의 미안함,
젊은 시절의 못다한 열정,
열심도 죄라고 가지 못한 길에의 아쉬움 등등
이렇게 저렇게 살아도 후회란 인간에게서 떼낼수 없는 독초가 맞나보다.
후회도 잦으면 버릇인양 무심해져 버리는지
나는 지나간 날을 돌아보며 하는 후회따위는 하지 않으려고 결심한 적이 있다.
그러느니 다가올 앞날을 대비해 현재에 충실히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후회를 한다는 것은 그것에 머무르는게 아니라
다시금 같은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반성하고 겸비하는 거울로 삼을수 있다면 후회도 삶의 필요한 일부일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후회하지 않는다 말하는 이들은 어쩌면 소설가 구효서의 말대로 후회하지 않은게 아니라, 후회를 억(p.43)누르며 사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후회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를 일.
그런 맥락에서 김인식 야구감독의 말은 우리가 후회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과도 같다.
인생에서도 여러 가지 선택의 순간이 온다. 그때 미래에 대한 성급한 기대를 계산하기보다는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는 결정이 나을 수 있다. -p.216
후회를 한다는 것은 분명 가슴아픈 지난 날을 꺼내어 대면해야 하는 아픔을 수반하지만
결국 같은 일로 또다시 아프지 않기 위해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와도 같다.
책의 여러 인사들이 말하고 있는 50여가지의 후회에서 어느누구도 자유로울 인생은 없다.
나역시 한가지쯤 다룰수 있으면 좋을 악기한가지, 자유롭게 구사할수 있는 외국어 하나,
지구라는 혹성을 두루 경험할 배낭여행,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챙기며 살지 못하는 인생인지라 이들의 후회가 곧 내 후회이기도 한 것이다.
내 인생 2막은 어쩌면 이런 후회의 가지수를 하나씩 줄여가는게 내 삶의 과제가 아닌가 싶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