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혜원이 집에서 품모임이 있는 날이다.

오전에 동화네를 보내고
대강 부엌치우고 설거지하고 있는데
하은이 혼자 놀더니 어중간한 시간에 잔다고 한다.

조금만 재우고 모임에 가야지..하고선
함께 누웠는데 눈을 뜨니 벌써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다.

그런데도 하은이는 아직도 한잠을 자고 있다.
어떻게 깨울까..싶었는데 내가 뒤척이는 소리에
설핏 깨더니 기분이 좋아졌는지 웃는다.
그런데 이녀석..시간이 바쁜데 얼른 안일어나고
그렇게 좀 앉아있겠단다.

혜원이 집에서 수업이 있는 날이라고 하는데도
그냥 좀 앉아있고 싶단다.
할수없이 혼자두고서 나혼자 씻고
도시락싸고 채비를 해서는 이제 됐겠거니하고
불러도 계속 그렇게 앉아있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할수없이 "그럼, 오늘은 모임에 가지말자~~"고 했더니
그제서야 일어난다.
기분 전환을 시킬겸해서 좋아하는 키티옷을 입혀주니
약발이 받아서는 금새 까불랑 거린다.

바쁜 걸음으로 택시를 타고 혜원이네 집으로 가는데
오늘따라 아저씨가 차를 잘못내려 줬다.
동서맨션이 3차까지 있는걸 모르고
하여튼 한참을 걸었다.

지난주엔 준하가 30분 가량 늦더니
오늘은 우리가 또 그런다.
다른 모임엄마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도
어쩌랴..하은이 손잡고 자근자근 걸어갈수 밖에..

도착하니 이미 모여있고
시간은 2시 30분이 다 되었다.
거의 1시간이나 늦은 수업..
곧바로 시작..

오늘 주제는 '뼈'다.
준비해간 책읽으면서 직접 자기몸의 뼈도 만져보고
뼈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도 이야기 하고
화석을 통해서 예전에 어떤 동물이 있었는지를 알수
있다고도 얘기했다.

중간에 원영이가 '시조새'니 '화석'이니 하는
어려운 용어를 내뱉는데 속으로 놀랐다.
벌써 그런 용어를 익히다니..
하여튼 원영맘..저력이 있다니까..

그러고는 혜인맘이 가져온 종이 사람뼈 모형을 갖고
읽었던 책내용을 다시 떠올리고..

준비해간 뼈그림카드를 보고 지적하는 동물뼈 찾기를 했다.
의외로 아이들이 좋아한다.
카드를 서로 돌려서 어떤 동물인지 맞추기도 하고..

활동은 모루와 빵끈으로 뼈대 만들기를 해봤다.
물론 아이들이 하기에는 어려운 활동이라 엄마들이
주로 만들고 아이들은 옆에서 제각각 놀다가
나중에 어떤 동물뼈인지 발표하고 했는데
모루보다 빵끈이 훨씬 뼈대만들기에 적합한 재료였던것 같다.

그리고 마침..

오늘은 늦게 시작한 관계로 일사천리로 수업을 진행했는데 아이들이 그래도 집중해서 잘 따라와 주었다.
여러 활동을 많이 하는것 보다
관련된 활동을 한가지라도 집중해서 하는게 효과가
더 큰 듯하다.

준비해간 도시락 먹으면서 다음주 모임이야기랑
동아리 번팅과 정모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집에 돌아갈 적엔 버스를 타볼 양으로
혜인이랑 함께 대로변까지 걸었는데
글쎄 길을 잘못선택해서 올라가서는 다시 한참을
되돌아 내려와야 했다.
그래도 날씨가 푸근해서 다행이다.

택시타고 갔더라면 벌써 가고도 남았을 시간에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그래도 으스름한 저녁에 걸어보는 여유도 좋았다.
바쁜일도 없고 날씨도 좋은데 굳이 빨리 가야할 필요는 없잖아..

아빠퇴근후 저녁먹고 마트에 가서
하은이 바지를 두벌 샀다.
이제 제법 자라니 선물주는 사람도 없고
드디어 자급할 때가 온 모양이다.
2개에 2만원도 안줬는데..이쁘더라~~


200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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