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품모임을 문화예술회관에서 갖기로 했었다.

일찍 준비를 했는데 나설시간 즈음에 전화가 와서는
전화기 붙들고 얘기하다보니 가까이 있는 곳인데도
택시를 타야할 듯 시간에 쫓긴다.

급히 약속장소로 갔더니 아무도 없다.
에헤~
우리도 결코 일찍 온게 아닌데..

혹시나 실내에서 만나는가 싶어서 안에도 가봤다가
광장도 휘~ 둘러보다가 없길래 구름다리로 가서
연못에 있는 물고기랑 거북이 그리고 예쁜 오리떼들을 봤다.

오리들이 떼를 지어서 유유히 연못을 다니는데 햇볕에 반짝이는 못물위에서 이쁘게 보인다.
그러다 갑자기 경주라도 하듯 작은 날개를 파닥이면서 횡렬로 서서는 물결을 치면서 저~ 멀리로 헤엄쳐 가네..예쁘다~

그러고 있는데 준하가 보이고 금방 혜원이도 혜인이도 도착..오늘 원영이는 갑자기 레고닥터 수업이 정해지는 바람에 참석을 못한단다.

오늘 모임은 혜원이 생일모임으로 주제는 '생일'이고
겸사해서 각자 태어날 때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반가와요~ 안녕..안녕~
혜원, 준하, 하은, 혜인..

책읽기-
혜인맘의 '개구리의 아주 특별한 날'
하은맘의 '아기 다람쥐의 생일잔치'

태어날 때 이야기-
아이들 어디에서 나왔냐고 하니까 다들 엄마배에서 나왔단다.
태어날 때는 아기였는데 벌써 생일을 3번이나 치루어서 이제 모두 언니, 오빠가 됐다고..
그래서 엄마들은 너무 기쁘다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생일을 네번 지나면 무얼하고 싶은지를 들었다.
하은이는 유치원에 갈거란다.
요즘 동네에 있는 유치원엘 자주 갔더니 좋았나보다.
엄마는 내년에도 유치원 보낼 생각이 전혀 없는데..

만들기-
1. 사탕과 막대사탕 만들기
흰색 둥근스티로폼을 셀로판지와 색지에 감싸서는
빵끈으로 묶었다. 막대사탕은 빨대에 꽂아서 감싸기.
하나씩 만든 막대사탕을 한손에 잡으니 이쁘다.
아이들 만들어 놓으니 진짜사탕이 안에 들은줄 알고는
껍질을 벗기기까지 한다.
사탕이 아닌줄 봤으면서도 헛갈리나 보다.

2. 고깔모자 만들기
머리에 쓸 모자를 직접 만들어서 쓰기를 했다.
마분지를 고깔로 접어서는 모루도 감고
뿅뿅도 붙이고 색종이로 모양도 각자 내서는..

3. 사탕목걸이
크고 작은 가짜사탕(?)들을 연결해서 목에 걸어주었다.

오늘 세가지 만들기를 했는데 고깔모자를 만들때는
종이오리기랑 붙이기 정도는 아이들이 해주었는데
사탕만드는 부분에서는 거의 저네들끼리 다른거에 정신이 팔린다.
엄마들 생각엔 셀로판지만 감싸서 빵끈으로 묶는거니까 쉽게 따라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완전히 엄마들 차지가 되었네..

수업을 마치고 준비해온 떡위에 촛불을 밝히고는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선물도 증정하고 혜원맘이 딸래미 생일이라고 쏜 피자도 먹으면서 엄마들은 이야기 꽃을, 아이들은 풍선들고 제각각 논다.

나중에 혜인맘이 아이들 데리고 숲 속을 다녀왔는데
다들~ 어디에다 쓸려고 하는지 나뭇가지를 들고 나온다.
준하가 들고 온 막대가 걸작이다.
그 막대를 들고 있으니 산적같다..ㅎㅎㅎ

그러고는 자리털고 일어나 미술전시 관람..
여러가지 기법으로 표현된 다양한 그림들을 보면서
아이들 신기해 하기도 하고 나름대로 무엇같다고 생각을 표현하면서 즐거워 한다.
미술관도 아이들에게는 놀이공간이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하늘은 푸르고 높은 가을날의 전형적인 빛깔을 띠고 있었다.
추운 겨울이 오기전 좋은 공기 가득 쐬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 하은이와 마주이야기 *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하은아~ 오늘 재미있었어?"

"응.."

"오늘 누구 생일이었어?"

"혜원이.."

"혜원이 오늘 무슨 선물받았어?"

"가방이랑 머린핀..나는?"

하은이 선물은 왜없냐는 뜻인듯..

"하은이는 저번에 동현이 집에서 생일선물 많이 받았잖아..머리방울이랑 머리핀이랑 수박이랑..또.."

"엄마, 수박 어디갔어?"

"다 먹었지.."

"왜요?"

"....."

"오늘 모임에 안 온 친구 있었다..누구야?"

"원영이.."

"그래..오늘 원영이 못봐서 섭섭하다..그지?
근데 원영이는 어떻게 생겼지?"

"원영이..머리는 짧고요..
얼굴은 동그랗고 괴물같이 생겼어요.."

"괴물? 괴물은 아닌것 같은데..그럼, 눈은?"

"눈은 예쁘구요..코도 예쁘구요..입도 예쁘요.."

(다 예쁘다는데 왜 괴물이라고 하지??)

"오늘 원영이 못봤지만 다음주엔 원영이도 함께 볼 수 있을거야..그지?"

200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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