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품모임은 수업없이 그냥 야외에서 모여서
놀기로 했다.

수련회동안 약을 열심히 먹었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모임전에 다시 병원엘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았다.

하은이나 나나 같은 감기 증상이고
몸은 고달프지만 큰병은 아니니 약을 잘 복용하란다.

모임장소에 도착하니 아직 시간이 좀 이르다.
수퍼에 들러 오늘 간식거리 좀 사고
하은이 우유랑 빵을 사서 먹었다.

원영이 도착하고 혜인이 준하가 모였다.
모두 네명, 혜원이는 오늘도 불참이다.

모두들 자전거 대여점엘 가서 빌려서는 운동장에 풀어 놓았다.
하은이 분홍색 키티 자전거에 뿅~ 가서는
좋아한다.

근데 이녀석 혼자 타려고 하질 않는다.
내내 엄마더러 오라고..
가지 않으면 눈물을 철철~~

속이 부글부글 하는데
그래 처음엔 좀 같이 있어주자~ 익숙해지기를 기다려 주자~해서 하은이 하라는 대로 열심히 따라 다녔다.

조금씩 익숙해 지더니 나중엔 혼자서 잘 탄다.
피곤하지도 않는지 그 햇볕에 얼마나 열심히 타던지
간식이랑 음료도 다~ 마다하고..

하은이는 자전거보다 씽씽카를 더 좋아해서
자전거를 많이 타지는 않았다.
그리고 자전거를 탈 장소도 마땅치 않고해서..
오랫만에 타보는 자전거여서 그런지 무척 좋아한다.

엄마들은 나무 그늘에 자리깔고 앉아서 이런저런 수다를 늘어놓는다.

원영맘은 원영이 동생을 가졌단다.
나랑 동갑인데 용기가 대단하다.
나는 솔직히 생각은 있어도 자신이 없다.
하은이가 커갈수록 더 그렇다.

하은이 이렇게까지 키우느라 힘들었는데
지금까지의 일을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게다가 나이도 걸리고..
부럽기보다 대단하다 싶다.

서너시간 타고는 아이들 다들 흙놀이에 열중하는지라
자전거 돌려주고 아이들 데리고 예술회관에서 하는
전시장엘 갔다.

오늘은 영상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동안의 전시와는 달리 비디오 등의 영상매체를 이용해서 다양한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른인 엄마들이 봐도 신기하고 재미있다.
하은이도 그동안 사진이나 그림전시를 보는 것과는
달리 여기저기 쫓아 다니기 바쁘다.

그중에 영화 필름을 한 장면을 여러번 컷해서 보여주는 전시가 있었는데 인간의 일생을 보여주고 있었다.
출산 장면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는데 그 모습이 성스러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좀 끔찍하다는 생각을 했다.
왜일까?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건 참 성스러운 일인데
그 모습을 영상에 액면 그대로 담아서 보여주니
오히려 섬찟한 느낌이 드는건..
하지만 아이들은 앉아서 열심히 본다.

다음은 사진전시실..
하은이도 이제 전시장에 자주 와봐서 그런지 사진을
보면서 자기 나름의 생각을 이야기 한다.
처음엔 그렇게도 낯설어 하고 어려워 하더니..

전시실 밖을 나오니 시원한 바람이 분다.
벌써 여름이 끝나려는건지..
해가 지려는 즈음엔 이제 시원하기까지 하다.
하긴 처서가 얼마 안남았더라.

다음주엔 월광수변공원에서 '과일'을 주제로 야외모임을 갖기로 했다.

다들 두가지씩 과일을 정해서 가져와서는
가로, 세로 잘라서 단면을 관찰하기도 하고
씨앗의 모양도 비교해 보고 각각 맛도 보고..
또 과일을 만들어도 보기로..

야외에서의 수업은 그 장소 자체가 자유로와서
아이들에게 수업이 아닌 놀이로 자연스럽게 다가가기가 좋은것 같다.

하은이 오는 길에 아이스크림 타령을 하더니
버스안에서 코~ 잔다.

200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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