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품앗이 모임이 있는 날인데
아침부터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일주일에 한번 하는 아이들 모임인데
날씨가 좋으면 수업후 바깥에서 놀도록 해주려고 하는데
벌써 2주째 실내에 갇혀있어야 하다니..
하늘이 원망스럽다.
두류공원 앞에서 혜인이랑 동현이를 기다려서
버스를 타고는 혜원이네 집으로 향했다.
혜원이 집에서 하는 품앗이 모임..
은근히 걱정이다.
혜원이가 자기집 이라고 억지부리면 어떡하나..
장난감 때문에 아이들간에 다툼이 있으면 또 어쩌나..
하지만 걱정은 어디까지나 걱정으로 마는 법인가 보다.
걱정했던 혜원이는 이제 여러번 수업을 해서인지
처음과 같은 거칠음은 없었다.
물론 아이들끼리 노는 중간에 토닥거림은 있었지만
내가 걱정했던것에 비하면..
윤지가 목요일로 날짜를 착각해서인지
불참했지만 혜인맘의 많은 준비로 미술놀이가 즐거운 하루였다.
예전부터 해보려고 했던 촛농으로 비, 눈 표현하기.
미리 촛농을 뿌리고 와서 묽은 물감에 붓을 적셔서 그냥
묻히기만 하면 된다.
전지여서 그런지 네명이서 그리는 물감인데두 시간이 꽤 걸린다.
중간에 엄마들이 도와주고..
완성하고 나니 정말 근사한 비내리는 풍경,
눈내리는 풍경이 되었다.
색깔들끼리 어울려서 만들어 내는 신비함..
아이들도 그것을 놓치지 않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와트만지에 물을 흠뻑 적셔서 물감 떨어뜨리기.
이건 물감을 방울 방울 떨어뜨려야 하는데
아이들이 아직 서툴러서 그냥 그리려고 한다.
그러면 제대로 표현이 안되는데..
하지만 그런대로 물감들이 번져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것도 역시 예뻤다. 그리고 신기하고..
혜인맘이 준비하느라 많이 애를 썼네..
나는 날씨주사위 만들어서는 스티커 붙이기 했는데
준비해간 간식 덕분인지 그래도 아이들 제법 주사위를 굴린다.
네시간 정도 혜원이네 집에서 보내고
혜인맘이랑 함께 택시타고 오는 길에
문화예술회관에 내려서 작품전시회를 봤다.
오늘 전시되어 있는 작품은 하은이가 보기엔 좀 어려운듯 하다.
엄마가 설명해 줄 거리도 없고..
두 종류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예술회관 바깥에서는 비가 더 거세게 내리고..
안에 있는 로비에서 비가 잦기를 기다렸다가
겨우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정류장 벤치위로 덮힌 천막에서 떨어지는 빗줄기를
하은이 하염없이 바라보더니 손바닥으로 조심스럽게 받아본다.
두손가득이 빗물이 받치고 하은이
"엄마~ 보세요~ 비가 툭툭~하고 떨어져요.."
하면서 좋아라 하네..
깨끗한 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해될것도 없는데
하지마라고 하지 않았다.
떨어지는 물줄기를 받을때 느껴지는 느낌도 또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것 같기에..
혜원이 집에서 슈슈인형을 보구선 내내 인형타령이다.
예전부터 집착을 보이는 인형인데
나는 영~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 지금까지 미루기만 하고 안사줬는데..
결국 아빠 퇴근후 저녁먹고 마트에 사러 갔다.
인형을 사러간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은지 붕~ 떠있다.
마트에서 사온 인형을 잠들기 전까지 갖고 놀다가
인형에게 인사하고 잠들었다.
이쁜 하은아~
인형이 그리도 이뻐??
엄마는 하은이가 더 이쁜데..^^
2003/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