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이불 비룡소의 그림동화 59
앤 조나스 지음, 나희덕 옮김 / 비룡소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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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책을 대하다 보면 상상력의 대단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 책 <조각이불> 또한 그런 면에서 아이의 상상력을 무한히 자극할 수 있는 그런 류(類)에 해당하는 탁월한 책인 것 같습니다. 도널드 크루즈의 아내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중인 앤 조나스의 화려한 작품세계가 유감없이 돋보이는 작품, <조각이불>속으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나에게 새 이불이 생겼어요.'
'커다란 새 침대에 덮을 거예요.'
'엄마와 아빠가 나를 위해 만들어 주신 이불이에요. 어릴 때 내가 쓰던 헝겊들을 모아서 만들었어요.'

제목이나 내용에서 이야기 하고 있듯이 이 작품에 등장하고 있는 이불은 아이가 사용했던 커튼이나 침대이불의 조각, 그리고 아이가 아기 때 입던 잠옷, 웃옷, 바지 등의 자투리 천을 이어서 새롭게 하나의 커다란 이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돼요.

헤지거나 낡아서, 아니면 작아서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할 천들을 새롭게 아주 근사한 아이 이불로 만들어 주시는 부모님(아이는 분명히 엄마, 아빠라고 언급하고 있죠..)의 따뜻한 배려가 '이불'이라는 소재에 고스란히 담겨서 밤마다 아이를 사랑으로 덮어줄 것만 같아요..

부모님의 세밀한 손길이 들어있는 조각이불은 아이의 상상속에서 또한번 즐거움을 주게 됩니다.. 한조각 한조각이 조금씩 조금씩 형체를 띠면서 커다란 마을로 바뀌어 버리죠. 단순한 조각이불에서 마을로 바뀌어 가는 장면.. 여기에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활동하는 작가의 그림솜씨가 일품으로 다가옵니다.

창문은 점점 짙어지면서 밤을 이루고 창문옆의 코끼리 액자는 어느새 둥근 보름달로 변해 버립니다. 밤하늘로 변한 창문사이로 쏟아져 들어온 별들이 마을로 쏟아지는 순간 이제 조각이불은 더 이상 이불이 아니라 마을전체가 되어 버리죠.. 여기부터 이제 강아지 인형 샐리를 찾는 아이의 놀이가 시작됩니다.

삐에로의 곡예가 한창인 서커스 장에도 가고, 우리에 갇힌 동물들도 만나고, 불켜진 집들이 있는 마을어귀에도 가고, 꽃밭에도 가죠.. 때론 무시무시한 터널을 빠져나가야 하기도 하고 보트가 떠있는 물가에도 가고, 터널보다 무서운 울창한 나무 숲속을 지나기도 하면서 아이는 마을로 변한 조각이불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죠..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그렇게 해서 강아지 인형 샐리가 있는 곳에 다다른 아이, 하지만 그곳도 작가의 기발한 상상이 있는 곳이죠..

아이가 샐리를 찾아서 다닌 한조각 한조각의 자투리 천이 상상의 세계에서 의미를 지니듯 자신과 연관된 추억이 있는 조각들로 이루어진 이불은 아이에게 더할나위없이 소중한 앨범이 되어 아이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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