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98
헬메 하이네 지음, 황윤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제가 헬메 하이네라는 작가를 눈여겨 보도록 계기를 만들어 준 책입니다. 그만큼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구미가 당겼다고나 할까요? 이 책 <세 친구>에는 영~ 친구로서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수탉 프란츠, 생쥐 조니, 돼지 발데마르라는 세명(?)의 친구가 등장합니다. 간이 표제지를 보면 우습게도 체격이 작은 프란츠와 조니가 줄을 돌리고 뚱뚱한 발데마르가 줄을 넘으며 놀고 있는 그림이 있네요.. 뒷 장에 그들 셋이 어디를 열심히 가고 있습니다..

이제 이 책의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이 셋이 간 곳은 농장 식구를 깨우기 위해서지요.. 프란츠가 홰를 쳐서 농장의 가축을 깨워야 하는데 프란츠의 친구인 발데마르와 조니가 친구랍시고 도와주러 온거네요.. 발데마르는 나팔을 불어서, 조니는 쇠망치를 두들기면서... 이렇듯 세친구는 늘 함께 그리고 엉뚱하게 여행도 하고 놀이도 하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친구라고 늘 좋지만은 않게 때론 먹을것으로 질투도 하면서요.. 그렇게 놀면서 지난 하루끝의 잠자리도 그들은 함께여야 된다고 생각하는지 한곳에서 같이 자려고까지 하네요.. 하지만 그러기가 여의치 않자 그들이 함께 하고자 만난 곳은...

저의 아이도 이제 제법 친구가 생겨서인지 이 책을 자주 봅니다.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이 세친구의 행보가 재미있는지 책장을 덮으면 '또~' 읽어달라고 하지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는 헬메 하이네의 독특한 그림세계가 수채화풍으로 깔끔하니 자리하고 있는 이 책은 세친구의 에피소드를 담은 <세 친구의 즐거운 나들이>, 숙연한 느낌의 주제(죽음)를 다룬 <영원한 세 친구>로 이어지는 시리즈 중의 한 권입니다.

각기 특징적인 캐릭터가 친구로서 어떻게 뭉치는가(?)에 대한 모습을 작가 특유의 익살로 너무도 재미있게 그려 놓았네요... 저는 그 모습들에서 정말 배꼽을 잡는답니다. 프란츠는 가는 두 다리로 운전대를 다잡고 조니랑 발데마르는 양옆의 패달을 열심히 굴립니다. 그 바퀴, 어디 굴러갈 것 같지도 않은데 말예요. 그리고 갈대밭에서 낡은 배 한척을 발견해 모두 해적이 될 때에도 그들의 궁합은 너무도 잘 맞지요.. 프란츠는 돛이 되고, 발데마르는 낡은 배에 생긴 구멍을 탄력있는 살로 메웁니다. 생쥐는 그 배의 노를 젓구요.. 그 배, 어디 나아갈수나 있을까요?

또 낚시를 할 때는 어떤가요? 프란츠는 미끼(지렁이)를 입에 물고 있고 조니의 꼬리는 낚시줄이 되어서 길게 드리워져 있네요.. 그 꼬리로 어디 고기를 낚을수 있을런지요.. 이렇듯 작가는 곳곳에 세친구의 익살을 섞으며(세친구의 익살은 이야기가 끝난 책의 맨 뒷장에도 이어져 있답니다.) 그 속에서 개성은 다르지만 뭐든지 하나가 되는 '친구'의 개념을 아이들에게 은연중에 심어주는 것 같더군요.. 굳이 '친구'란 개념을 정의해 주지 않더라도 말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버찌를 먹은후 자전거를 세워둔 채 세친구가 쉬고 있는 장면이 너무 좋더군요.. 풀속에 제각각 앉아있는 모습이 싱그러워서요.. 아이가 친구를 사귀게 될 때 한번쯤 보여주면 좋을 책인 듯 해요.. 이 책에서 말하는 친구의 개념을 한마디로 꼽자면, 맨 마지막의 '꿈 속에서도 만나는 친구가 진짜 친구니까요'라고 할까요.. 여러분은 꿈속에서 만나는 친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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