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86
존 버닝햄 글.그림, 박철주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고는 너무 좋아서 아이와 상관없이 제가 좋아서 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서점에서 어린이 코너의 책을 볼 때면 아이들을 대상으로 쓴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의 시선을 잡아당기는 그런류의 책들을 가끔 만납니다. 어떤책은 그림이 독특해서, 어떤책은 내용이 너무 좋아서, 어떤책은 옛날의 향수를 생각나게 만들기에.이런저런 이유로해서 지금 제 책꽂이에 버젓이 우리 아이가 볼 만한 책들이 여기저기 자리를 차지하곤 합니다. 물론 우리아이도 때가 되면 엄마가 그랬듯이 마술처럼 이 책들의 매력에 빠질때가 오겠지요..

우선 '사계절'은 표지그림만 보아도 존 버닝햄의 책임을 금방 눈치로 알아맞출수가 있습니다. 그의 작품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사람이라면 푹 빠지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무언가가 그의 책에서는 풍겨나오고 있으니까요. 연필로 스케치하듯 그린 그림이며 그림 여기저기에서 느낄수 있는 영국의 기후적 스타일하며 주로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등장하는 요소들..존 버닝햄의 세계에 자주 등장하는 특징들이 우리네와는 많은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무엇때문인지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사계절'에서도 그의 영국풍은 어쩔수 없이 또 드러나고 있군요. 계절의 변화에 있어서 우리나라와는 다른 기후특성과 인물묘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콧수염이나 신사모자 같은거 말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같은 장면의 그림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마치 어느 장소를 계절별로 방문했다가 사진을 찍은듯 합니다. 자연그대로의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겨울입니다. 그런후 각 계절의 특징을 아주 서정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등장하는 동물이나 사람 그리고 장소들은 대부분 아래부분에 내려놓은채 주로 자연을 크게 부각시켜서 그려놓은 그림이 계절을 전달하려는 그의 의도가 다분해 보입니다.

책을 지문대로 읽혀주기엔 좀 무리가 따르기도 하지만 아이가 좀 더 이해력이 생길때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충분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작가의 비슷하게 그려진 그림책을 되풀이해서 볼 때 쉽게 질리게 마련인데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나 존 버닝햄, 하야시 아키코 같은 작가들의 책들은 이미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볼때에 새롭게 발견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쉽게 식상하지 않고 보고 또보고 하게 되는 고전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계절을 염두해 둔 학습의 목적이 아닌 그냥 '좋은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명작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