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둘이서 - 나비잠 놀이 그림책 10
김복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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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은이의 독서력이 부쩍 늘면서 좀 긴글의 책들로 관심을 돌리다가
보림에서 나온 [둘이서 둘이서]를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낯익은 서명..
역시나 10년전에 연필과 크레용 시리즈로 초판발행 되었던 책을
판형을 새로이 하면서 여러 가지면을 작가가 새로이 다듬어서 개정판을 내었더군요..

[연필과 크레용]이라고 하면 10여년전 우리나라 그림책 시장에 우리작가의 창작그림책이 드물었던 시절, 순수 우리작가만을 고집해서 창작그림책을 내놓았던 보림출판사의 야심있는(?) 시리즈였다고 합니다.
그 10년의 명맥을 이어오는 동안 지금의 우리 그림책 시장에선 정말 괄목할 만한 성장을 통해 많은 양질의 그림책들을 심심찮게 접할수 있게 되었지요..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시류속에서 예전의 책들은 구(?)티를 벗지 못한 등등의 이유로 그림책 시장에서 자연도태 되어지는 양상을 띠게 되는데 [둘이서 둘이서]는 그런 흐름을 파악해서인지, 아니면 작가의 정성때문인지 대상연령을 낮추면서 완전히 새로운 책으로 탈바꿈 하여 개정판이 나왔더군요.

우선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4~6세에 맞추었던 대상을 0~3세로 낮추면서 책의 크기와 장수를 현저하게 줄여놓았습니다.
그림책을 만들때 대상을 어느 연령대에 잡느냐는 책의 외형을 좌우하는데 있어 큰 기준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전 판형의 3/2로 줄어든 크기는 우선 다른 나비잠 시리즈에 맞춘듯 하고 이 크기는 아마도 0~3세의 유아가 보기에 적당한 크기로 보여집니다.
생략되어서는 안될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니 오히려 크기가 크다는 점은 유아들에게 불편함만을 가져다 주겠지요.

다음은 예전의 수채화 기법의 그림이 유화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예전의 [둘이서 둘이서]는 책의 성격상 작품성 보다는 재미에 치우친 책인지라 솔직히 그림에 있어서는 메시지만 전하면 되는듯 간단하게 표현되어져 있었지요.
그리고 코끼리나 하마, 부엉이의 색상이 사실과는 많이 떨어진 느낌이었구요.



이번에 새로이 그려진 유화그림은 우선 이 사실성에서 어긋남이 없이 맞추어진 듯 하고
또 대상연령이 낮추어진 점을 고려해서인지 색감에 많이 신경쓴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달라진 점은 지문에 있어서 일정한 운율을 적용했다는 점인데 이전의 책이 글이 늘어지면서 “00게 하면 되잖아. 혼자서는 안돼.”라는 메시지 전달에 더 비중을 두었다면
이번 개정판은 유아대상이란 점을 적극 참작해 내용보다는 오히려 의성어, 의태어를 이용한 운율을 통해 아이들 입에 글귀가 착~ 달라붙도록 구성해 놓았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유아들은 메시지보다는 엄마가 읽어주는 목소리의 흐름을 타는것에 더한 재미를 느낄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또한가지는 다음장에 등장할 동물들을 이전 지면에 희미하게 스치듯 그려넣어 다음장을 예상하면서 책장을 넘기는 재미도 가미해 놓았네요.



하지만 이 기법은 최숙희의 [누구 그림자일까]나 아니면 영국작가인 팻 허친즈의 [바람이 불었어]에서 익숙한 기법인지라 그리 새롭지만은 않았어요.

10년이 지난 그림책을 시대에 발맞추어 새로이 개정을 한다는게 좀체로 쉽지 않은 일일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작품을 새로이 되돌아 보고 좀 더 조화롭게 작업을 해주신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사실 좋은 취지의 그림책이 세월이 흘렀다는 이유로 관심의 대상에서 조금씩 멀어진다는게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모리스 샌닥의 그 유명한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에서는 베스트의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 책의 초판을 읽은 사람들은 지금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서 자기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렸을때 읽었던 명작을 다시금 읽히면서 유년을 떠올린다고 하지요..
그러니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럴려면 작가들이 좀 더 자신의 작품에 신경을 쓰고
독자들은 좀 더 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갖고 책을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둘이서 둘이서]...
예전 판본에는 “혼자서는 안돼.”라고 했지만 요즘 아이들은 이 말이 안통할 듯 합니다.
“왜 혼자서는 안돼..??”하면서 이런저런 방법론을 내세울것만 같습니다.
개정판에서 이 어구가 빠졌듯이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물론 혼자서도 할수 있지만 둘이 하면 힘이 덜들고, 좀 더 빠르고, 혼자때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지 않니? 그러니 둘이가 좋을거야.”라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나비잠]에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이 시리즈의 대상이 0~3세의 유아대상이라면 책의 외형적인 면에 좀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책 또한 어떤 면에서는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의 모서리를 둥글게 둥글린다던지,
내용면을 보드북으로 만든다던지,
책의 표지를 부드러운 재질을 사용한다던지 말입니다.

요즘 출간되어 나오는 우리나라 작가의 그림책들을 보면 내용적인 면에서는 더 이상 외국의 유명 작가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내용만이 아니라 책의 형태적인 면이나 외형의 다양함 그리고 실용성에 맞춘 외형 등에 있어서의 다양한 시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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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2-01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배님은 글을 정말 잘 쓰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너무 자주 들게 하시네요..ㅜㅜ
어떻게 이런 내용까지 다 아신데요??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요즘 마이페이퍼들 보면서
저도 디지털카메라 하나 장만했으면 하는 욕심이 자꾸 생깁니다.
확실히 글만 있는 것보다는 이미지가 들어가니 글이 확~ 살더군요.
카메라 없다는 핑계로 애들 사진도 제대로 찍어주지 못하고 있는데,
이 다음에 커서 어릴 때 사진 없다고 저희 부부를 원망할 것 같아요..

아, 질문 한가지요...
마이 페이퍼에 올리신 글들 중에 다른 사이트에 올리신 글도 있던데
혹시 그 사이트에 양해를 구하고 하신 건가요?
저도 거기에 글 올린 적이 있는데,
요즘 워낙 저작권 문제가 엄격해서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거든요.
자기 글은 페이퍼에 올리는 것이 가능한 건가요?

bluetree88 2004-02-02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은이 보다 앞선 조카가 몇있어서 조카들 덕을 좀 많이 보게 되네요..^^
디카는 저두 없답니다. 집에 고물스캐너가 있어서 사진현상후 스캔해서 이미지를 올리는데
디카보다는 신속성이 많이 떨어지지요..
그래서 요즘 그림책 활용도 거의 안올리고 있잖아요~
저두 지난해 디카욕심을 한껏 냈었는데 이것저것 살거리들에 매일 밀려서 아직까지 구입못하고 있답니다..올해에도 아마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다른 사이트라 하심은 L서점이나 B출판사 같은곳을 말씀하시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그곳에 글을 올려서 댓가를 받긴했지만 그곳에서 별도로 규제를 안하고 있는걸로 알거든요..영어사이트 SS같은 곳은 컨텐츠 글에 미리 명시를 해놓았더라구요..하지만 사실 그렇더라도 다른분들 보니 다~ 다른사이트에 글올리고 하던걸요..아무 문제없이..
저는 순전히 제글에 대한 원저작은 '저'라고 생각하기에 꺼리김없이 페이퍼에 글올려두는 겁니다. 뭐라고 하면 그때 지우죠..뭐..아니면 상품을 돌려주던지..호호~
날씨가 많이 풀렸네요..오늘도 서점나들이를 했는데 아이들이 많이 나왔더라구요..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