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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하드 럭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요시토모 나라 그림 / 민음사 / 2002년 3월
평점 :
*hard-boild : 1930년을 전후하여 미국 문학에 등장한 새로운 사실주의 수법. 비정, 냉혹.
*hard-luck : 불운, 악운
1시부터 3시정도까지 두시간 정도에 걸쳐 읽은 것 같다.
처음 "암리타"에서 느꼈던 요시모토 바나나의 표현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집었던 책이다. 역시..맘에 든다. 간결하고도 차가운 문체랄까...아니, 차가우면서도 따뜻한...정말 묘한 느낌이었다.
말 그 자체대로 비정함이 느껴지기까지 했으니...
섬뜩하다고 표현하고 싶다. 호텔에서의 이상한 경험...
귀신과의 티타임이라니..뭔가 신비롭다.
지나치게 현대적인 표현속에 샤머니즘의 등장이라..
샤머니즘이 너무 방대하다면...뭐라고 표현할까...
꿈 속에서 귀신을 만나고 그 꿈은 현실이 아니고..
그 비현실은 다시 현실이 된다.
닮고 싶은 표현들이 많았다.
이를테면, "나무들은 끈적한 어둠에 포박된 듯 가지를 조금도 흔들지 않고, 시간은 정지해 있었다."
"죽음" 이라는 소재는 요시모토 바나나를 상당히 흥분하게 하는 듯 하다. 하드보일드에서는 함께 살던 (레즈비언)치즈루의 죽음을...하드럭에서는 언니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 참 예쁘고 슬픈 표현들에 가슴이 무척이나 애잔했다. 사랑하는 언니라...이어폰을 나누어 낀다던지, 언니의 연인이 사는 집의 창문을 함께 보러 간다든지 하는 아주 작은 일상이었지만 미치도록 그립고 따뜻했다. 그런 언니가 죽는다면...그 죽음을 받아들이며 백만번의 폭발을 일으키는 고통을 참아내는 주인공의 모습이 서럽도록 슬펐다.
바나나의 문체에 또 한번 반한 작품이다. 아직 읽어봐야 할 책들은 많지만 시간나는 대로 모조리 읽어버려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