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의 문제
J.A.홉슨 지음, 김정우 옮김 / 레디셋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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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평] 빈곤의 문제 - 갖고 싶은 욕망과 가질 수 없는 한계에 갖힌 슬픈 현대사회의 얼굴


 

제국주의론의 저자 J. A. 홉슨의 출발점인 "빈곤의 문제" 번역본이 나왔다. 사실 제국주의론은 대학 때 한창 논쟁이 되었던 책이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생각난다. 이 책의 이론을 토대로 신식민주의론 등 사회운동의 중요한 논쟁이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시대를 흘러 벌써 고전 이론이 되어버린 현실이 느껴진다. 제국주의론의 어머니 역할을 한 빈곤의 문제는 그 출발점의 고민들을 잘 말해주고 있다. 가장 큰 경제 혁신을 이루어낸 시대에 왜 가장 큰 빈곤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그의 얘기는 제국주의론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신선함을 던져준다. 그러한 신선함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지를 따라가보자.


지금 시대에서 빈곤의 문제는 절대빈곤의 문제는 아니다. 본문에 있는 말처럼 "만약 빈곤의 뜻이 갖고 싶은 것과 가질 수 있는 것 사이의 괴리라면 약사상 지금이 가장 심각한 때이다"라는 말은 저자가 살던 시대에 비해 더 심각해졌다. 결국 빈곤을 정의하는 말과 대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빈곤의 개념이 가장 정확하게 적용되는 계층이 노동자 계층이라 지적하고 있다. 노동과 임금이 가장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파헤치는 것이 중요하다 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노동계층의 빈곤화를 유발하는 원인이 기계화로 인한 노동생산성 향상에 있다고 본다. 중세 시대 노동자와 생산자가 동일시되었던 상황이 기계화가 진전된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고용자와 피고용자의 분리가 시작되었고, 여기서부터 노동자의 빈곤 문제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기계화로 인한 분업의 촉진은 숙련노동자의 일반 노동자 대체나 외국인, 여성, 미성년 노동자의 유입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농업 소득의 하락으로 인한 도시 유입과 대체 노동자를 만드는 비정규직의 생성은 도시 빈곤층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빈곤 노동자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을 고한노동자라 말한다. 지금의 비정규직과 비슷한 개념인 고한노동자는 단순노동력에 의존하는 임금노동자를 말한다. 이것은 원래 하청업체로부터 시작되는데 미숙련 노동력의 과잉공급으로 인해 숙련노동자를 대체하는 저임금 노동자를 가리킨다. 그 시대에 비정규직의 문제를 지적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빈곤의 문제를 공장법의 개혁, 생산협동조합의 설립, 노동조합 활동의 강화라는 대안을 내놓는다. 또한 공공 작업장의 개혁이나 국가사업의 개혁도 중요하게 제안하고 있다. 외국인 외주 제한이나 미숙련 노동자의 초과 공급을 제한하는 방안도 내놓고 있다. 공동판매회사의 신탁 도입 등도 제시하는 저자는 매우 진보적인 방안들도 말하고 있다. 

많은 문제들에 대해 앞서가는 지적들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학의 이단아로 불릴만하다 생각된다. 이 문제가 지금의 시대에도 적용되는 문제라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물론 해법은 다르게 생각되어야 하지만 많은 힌트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생산성 향상이 가져오는 노동시장의 축소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분배와 경제 활성화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내어야 하는 것은 모든 정책 입안자의 고민이다. 결국 미래를 위한 대안으로 함게 풀어가야 할 숙제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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